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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장애인고용, 특별함이 아닌 다양함으로 인식되는 사회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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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일자리는 단순히 생계유지 수단이 아니다. 우리는 일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거나 자아를 실현하기도 한다. 일할 의지가 있고 일할 수 있는 이들에게 일자리는 삶에 생동감을 불어넣어주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도모하게 해준다. 이러한 ‘일자리’가 갖는 함의는 장애인에게도 예외일 수 없다.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장애인고용 관련 업무를 시작한 1990년도에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열악한 상황이었다. 장애인을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일이 다반사였고, 장애인이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감동의 스토리가 있어야 하는 특별한 이벤트로 여겨졌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났다. 1990년도 0.43%에 불과했던 장애인 고용률이 약 7배에 이를 정도로 크게 성장해 지금은 3.08%(2020년 기준)가 됐다. 이제는 장애인 판사, 장애인 의사, 장애인 국회의원이 놀라운 뉴스거리가 아니며, 장애인 유튜버들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등 장애인이 진출하지 못하는 직업군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변화는 장애를 둘러싼 물리적 환경의 개선과 함께 장애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조차 희박했던 과거부터 의미 있는 변화를 이룬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는 그간 많은 제도를 도입하고 정착시켜왔다.

특히 지난 2018년부터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법정 의무교육으로 강화돼 전국의 모든 1인 이상 사업주 및 근로자는 연 1회, 1시간 이상 교육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지난 3년간 정부와 공단은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올바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교육자료와 교육 시스템을 만들고 실제 현장에서 교육을 진행할 강사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현재까지 양성교육을 수료하고 인식개선 교육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3668명 중에는 중증장애인들도 다수 포함돼 있는데 현장감 있고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의 목표는 장애인 고용에 대한 생각과 평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는 사업주 및 동료 근로자가 장애인 고용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재고해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업주의 생각이 시대정신에 부합하고 더 합리적이고 보편적인 것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동료 근로자에게는 장애에 대한 느낌, 거리감 등과 같은 정서에 대한 접근 기회를 제공한다. 장애를 특별하게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법정 의무교육이라는 특성상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조치임에도 ‘인식’의 변화를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수용하게 하는 제도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장애 당사자가 직접 참여하는 문화체험형 교육방법을 도입해 교육 만족도를 높였으며, 무료 강사 지원사업, 무료 교육 콘텐츠 배포 등을 통해 사업주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 5월 29일은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법정 의무교육으로 강화된 지 3년이 되는 날이었다. ‘차별받거나 배제당하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장애가 더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 사회, 장애인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장애인 고용은 의무의 이행으로 인식되기보다 다양한 사람이 함께 일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인식돼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은 더 많은 장애인이 목소리를 내고 직업 활동의 기회를 갖게 하는 첫걸음이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장애를 하나의 다양성으로 받아들이는 ‘포용적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조향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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