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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 '한·롯·기', 1위보다 뜨거운 꼴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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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리빌딩·세대교체 실패로 혼돈의 시간, 분발해야

2021시즌 프로야구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뀔만큼 각 팀들의 전력이 평준화됐다. 선두만 해도 시즌 초반 삼성 라이온즈가 먼저 20승 고지에 선착했으나 이후 SSG 랜더스가 치고올라왔고 현재는 다시 LG 트윈스가 4연승을 질주하며 지난해 NC같은 특정팀의 독주없이 벌써 여러 차례 1위팀이 바뀌었다.

1위 LG부터 4위 KT 위즈까지는 2게임 차이에 불과하다. 중위권 5강 다툼도 5위 NC부터 7위 키움 히어로즈까지 역시 2게임 차다.

이러한 역대급 순위 경쟁은 선두권-중위권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하위권 '3약'으로 내려앉은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도 나름대로 그들만의 자존심 경쟁이 치열하다. 선두권과는 12게임차 이상, 5위권과는 6.5게임차 이상으로 벌어져 비록 가을야구 경쟁에서는 크게 뒤처진 모양새이기는 하지만, 정작 세 팀간의 승차는 0.5게임차에 불과하다. 꼴찌의 불명예만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세 팀간의 자존심 싸움이 어쩌면 선두 경쟁 이상으로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어느새 세 팀을 한꺼번에 지칭하는 '한롯기'라는 신조어가 자리잡았다. 과거 '엘롯기'(LG-롯데-KIA), '엘꼴라시코'(LG VS 롯데), '헬로키티'(LG-롯데-KIA-KT) 등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던 하위권 팀들의 연관성을 강조한 누리꾼들의 유행어다. 세 팀이 '한롯기'라는 표현으로 엮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9년부터다. 오랜 역사와 인기를 자랑하는 KBO리그의 명문팀들이지만 최근 몇 년간 리빌딩과 세대교체의 실패로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도 '한롯기'는 여러모로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여있다. 부진한 성적을 반영하듯 최근 발표한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최종명단에서도 SSG와 함께 가장 적은 1명씩(롯데 박세웅, 한화 김민우, KIA 이의리)를 배출하는 데 그쳤고 야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 선두 LG를 비롯하여 키움·삼성이 4명, 두산과 KT가 3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한 것과 대조된다. 팀성적과 팬심을 반영하는 2021 KBO 올스타전 팬투표에서도 1차 중간집계 결과 '한롯기' 출신 선수들에 대한 지지는 유독 저조하다.

하필이면 올 시즌 세 팀 모두 외국인 감독들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한국무대 2년차를 맞이한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을 비롯하여 올해 한국무대에 첫 도전장을 던진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 최초의 KBO리그 선수출신이자 시즌 도중에 지휘봉을 잡은 외국인 사령탑이라는 기록을 세운 래리 서튼 롯데 감독까지, KBO리그 역사상 초유의 '외인 감독 삼국지'가 펼쳐졌는데 하필 공교롭게도 모두 뒤에서 순위다툼을 하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최근 가장 어려운 처지에 몰려있는 것은 윌리엄스 감독의 KIA다. 최근 4연패에 빠지면서 결국 순위표 가장 아래로 떨어졌다. 올 시즌 개막 이후 KIA가 10위로 추락한 건 처음이다.

마운드와 타선 모두 총체적 난국이다. 주전 선수들이 너무 많이 이탈해있다. 에이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로 떠났고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와 다니엘 멩덴이 나란히 부상을 당했다. 타선에서도 최형우와 나지완, 프레스턴 터커 등 중심타자들이 잇달아 부상과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KIA는 개막 4월만 해도 승률 5할승률(12승11패, .522)로 선방했지만 5월(7승15패, .318)과 6월(5승11패, .313)들어 연이어 3할대 승률에 그치며 급격한 하락세를 타고 있다. 4연패 기간동안 득점은 총 5득점에 그쳤고 이중 영봉패만 두 번이었다.

한화와 롯데는 그나마 최근 다소 나아진 편이다. 한화는 올 시즌 유력한 꼴찌 후보로 예상되었으나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리빌딩이 조금씩 성과를 내며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 6월만 놓고보면 8승10패로 4할대 승률을 넘겼다. 무엇보다 올 시즌 한화가 중점을 둔 선수 개개인의 성장이 돋보인다. 마운드에선 김민우(14경기 7승5패, 평균자책점 4.46)가 한화의 토종 투수로서는 류현진 이후 최초의 10승에 도전하고 있다. 타선에서는 정은원(2할9푼8리,228타수 68안타), 하주석(2할9푼1리,234타수 58안타) 등이 3할 타율을 넘보고 있으며, 노시환(13홈런)이 벌써 두 자릿수 홈런을 돌파하는 등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는 6월만 놓고 보면 10승 8패로 '한롯기' 3팀중 유일하게 5할승률 이상을 기록중이다. 롯데는 지난 5월 허문회 감독을 경질하고 서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도 첫 15경기에서 3승1무11패로 역주행하며 우려를 자아냈으나 6월들어 세 번의 위닝시리즈를 따내며 반등하고 있다. 주축 타자 이대호가 최근 부상을 털고 복귀했고, 부진하던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와 손아섭이 살아나면서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임 감독 체제에서 외면받던 유망주들이 중용되며 내부 경쟁 체제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세 팀 모두 올 시즌 가을야구는 둘째치고라도 최소한 꼴찌만은 어떻게든 피해야 할 동기부여가 있다. 올해로 출범 40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프로야구에서 역대 최다꼴찌의 불명예 기록은 롯데가 보유하고 있다. 롯데는 1983년 첫 꼴찌를 시작으로 89년, 97-98년 2001-04년, 2019년까지 총 9번이나 꼴찌를 기록했다. 만일 올 시즌도 최하위로 마치게 된다면 역대 최초의 두 자릿수 꼴찌라는 신기록도 달성하게 된다.

그 뒤를 잇는 것이 한화다. 한화는 86년 전신 빙그레로 창단한 이래 2008년까지만 해도 한번도 꼴찌를 기록하지 않았지만, 2009년 첫 꼴찌를 차지한 이래 2010년, 2012-14년, 지난 2020년에 이르기까지 최근 12년 동안 7번 꼴찌를 차지했다. 지난 2020시즌에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단일시즌 최다 18연패와 35년만에 불명예스러운 타이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KIA는 전신인 해태 시절을 포함하여 KBO리그 최다우승팀(11회)답게 꼴찌를 경험한 경우는 많지 않다. 해태 시절에는 단 한번도 없었고 KIA로 넘어온 이후 2005년과 2008년(8위), 2번 꼴찌를 경험했다. 프로야구 2013년 이후 9-10구단 체제까지 확대된 이후에도 롯데-한화와는 달리, KIA는 아직 '9위 이하'로의 최종 순위는 받아본 경험이 없다. 현재 최하위도 최하위지만, 역사상 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10위'라는 순위가 주는 낯설음이 KIA 팬들에게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롯기'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열성적인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구단들이다. 세 팀의 선전 여부가 그 시즌 프로야구 전체의 흥행과도 직결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다. 아직 시즌은 길게 남아 있다. 당장의 순위보다 팬들을 위한 책임감 차원에서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분발해야 한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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