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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5조' 사상최대 가계부채에도 연체율 '0%대'…지원 끊기면 1.6%로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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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취약차주·高DSR 차주, 금리 상승기때 연체율 0.2%p~0.3%p↑

코로나 지원책 없어지면 가계대출 연체율 연말엔 1.6%까지 오를 듯

이데일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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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가계부채가 3월말 1765조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비중 104.7%)을 넘어서고 있지만 연체율은 0%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저금리와 코로나19 이후 시행된 원금상환 유예 등 각종 지원책 영향이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오르고 지원책이 하나둘씩 사라진다면 소득 대비 많은 빚을 지고 사는 ‘취약차주’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올 연말 1.6%까지 오를 수 있다는 추정이다.

취약차주·고DSR차주, 대출 금리 상승의 복병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이 같은 내용의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작년 4분기말 0.9%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이유는 취약차주(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소득하위 30%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의 저소득·저신용 차주)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를 넘는 즉, 소득의 3분의 2 이상을 빚으로 지고 있는 ‘고(高)DSR’차주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취약차주와 고DSR차주 수의 비중은 작년말 각각 6.4%, 13.5%로 1년전(7.1%, 13.6%)보다 감소했다. 이들이 진 부채 비중도 같은 기간 6.1%, 41.5%에서 5.3%, 39.7%로 줄었다. 이들의 연체율도 각각 6.4%, 0.8%에 불과했다. 7.5%, 1.0%에서 줄어든 것이다. 고DSR 차주의 경우 빚 상환 부담이 크지만 보유한 금융자산 또한 많아 자산을 팔아 빚을 갚을 수 있어 취약차주보다는 연체율이 낮은 편에 속했다.

이들의 연체율이 낮은 것은 대출금리가 하락한 영향이 크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대출금리 상승이 나타날 경우 이들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취약차주는 금리 상승기였던 2016년 4분기부터 2019년 4분기까지 연체율이 2.0%포인트 상승했고 고DSR 차주는 0.3%포인트 상승했다. 이들은 한 번 연체자가 되면 이를 빠져나오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취약차주나 고DSR차주가 2015~2018년 4분기 평균 100명이 연체됐다면 이들 중 15~19명은 3년 뒤에도 연체자로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들은 주로 대출금리가 높은 비은행권, 담보물이 없는 신용대출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취약차주 대출 중 비은행권 대출 비중은 61.7%(일반차주 비중 39.3%)이고 신용대출 등의 비중은 54.5%(40.5%)에 달한다. 고DSR차주의 비은행권 대출 비중은 52.4%,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상업용 부동산 대출 등의 비중은 28.9%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한은 관계자는 “주요 선진국의 금리 상승 등 대내외 충격이 발생할 경우 취약부문 차주를 중심으로 대출 연체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취약차주 대출은 대출금리가 시장금리에 민감하게 변동하는 신용대출 등의 비중이 높고 저신용자가 많아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종 금융지원 조치가 만료되면 이들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한은 관계자는 “고DSR 차주 보유 비중이 높은 상업용부동산 대출의 경우 주택담보비율(LTV) 비율이 높고 대출 건전성에 민감하게 변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작년 원금 상환유예 등 코로나19 지원책이 없었다면 작년 연체율은 현 수준보다 0.3~0.6%포인트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작년 1~4분기 분기별 평균 연체율은 0.9~1.1% 수준이었는데 1.4~1.5%로 높아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원책이 사라져 2013~2019년 장기 평균 수준으로 연체율이 상승한다면 올 연말엔 가계대출 연체율은 1.6%로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은 코로나 지원책이 종료될 경우 연체율 상승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高신용자 대출 21% 급증..신용대출 ‘변동금리 비중 77.7%’

가계 신용대출이 빠른 속도(2017년 이후 연 평균 10.5%)로 증가하지만 그나마 고신용자(나이스 신용평가 점수 840점 이상)를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란 분석도 나온다. 2017년 이후 고신용자 대출 증가율은 연평균 13.3%, 중신용자(665점 이상~839점 이하) 대출은 5.7%를 기록했다. 반면 저신용자(664점 이하) 대출은 3.7% 감소했다. 특히 고신용자 대출은 은행 대출을 중심으로 작년에만 21.2%나 급증했다.

한은은 고신용자 대출이 금융기관 건전성 측면에선 긍정적일 수 있으나 신용대출이 단기·변동금리 방식의 대출 증가가 나타나고 있어 가계부채가 질적으로 저하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가계신용 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3월말 77.7%로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 비중(61.7%)보다 높은 편이다. 즉, 대출 금리가 상승할 경우 이에 따른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한은은 중신용·저신용자의 대출 접근성이 떨어져 중금리 대출 등을 통해 이들에게도 대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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