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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관계자들, 두 차례 신고에도 '양치기 소년' 묵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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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폭격을 맞은 듯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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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초영 기자] 지난 17일 경기도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한 근무자가 두 차례에 걸쳐 화재 신고를 했으나 쿠팡 보안요원들이 "경보 오작동" "양치기 소년 된다"며 이를 묵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따르면 스스로를 "최초 신고자보다 10분 더 빨리 화재를 발견한 노동자"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20일 '덕평 쿠팡물류센터 화재는 처음이 아니었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청원인은 "17일 당시 1층에서 근무했다"며 "(오전) 5시10분∼15분께부터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하던 일을 멈출 수 없었다. 잦은 화재 경보 오작동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다른 날과 같이 화재 경보가 오작동이라고 인식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5시26분께 퇴근하던 도중 1.5층으로 이어지는 층계 밑쪽 가득찬 연기와 아래로부터 솟아오르는 연기를 발견했다"며 "화재 경보로 센터 셔터문 또한 차단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청원대로라면 공식적으로 화재 발생 신고가 접수된 시점은 5시36분인데 화재 발생과 최소 10여 분의 시차가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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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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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은 "화재가 난 것을 인식하고 심야조 근무자들과 함께 입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는데, 입구 쪽으로 가는 길에 허브 쪽을 보니 많은 분들이 아직도 화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일하시는 모습을 보게 됐다"며 "가던 길을 멈추고 허브 쪽 동료들을 향해 미친 듯이 뛰어가 '불 오작동 아닙니다, 진짜 불났어요'라고 소리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먼저 나간 동료들이 신고나 제보 조치를 해줄 것으로 생각했기에 입구 검색대 보안요원이라면 더 빠른 조치가 가능할 수 있다 생각했다"며 "화재 경보가 오작동이 아니라고 화재 제보와 조치 요청을 드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구 보안요원은 "불난 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말고 알아서 할 테니 퇴근이나 하시라"며 이를 묵살했다고 한다. 다른 관계자를 찾아 다시 조치 요청을 했지만 "원래 오작동이 잦아서 불났다고 하면 양치기 소년 돼요"라며 웃어넘겼다고도 했다.


그는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대응에 수치스러움까지 느꼈다"며 "눈을 감을 때마다 웃던 (관계자들)의 얼굴이 떠올라 힘들다"고 적었다. 이어 "쿠팡 관리 관계자를 찾아가지 말고 휴대전화를 찾아 신고했다면 초기에 (화재가) 진압돼 무사히 끝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평소에도 정전과 화재 경보 오작동 등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났지만 쿠팡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거나 실행된 적은 없었다"며 "오작동이 많다며 꺼둔 스프링클러는 화재 당일에도 대피 방송이 아닌 노동자들 스스로 모두 빠져나올 때까지 작동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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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쿠팡 덕평물류센터 담뱃불 화재' 증언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청원인은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3년 전 쿠팡 덕평물류센터 담뱃불 화재 경험담'을 공유하며 쿠팡 측의 안전불감증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덕평 쿠팡물류센터는 이미 3년 전 담뱃불로 인한 화재 사고가 있었다"며 "3년 전 화재사고에 대한 책임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관리가 허술했고 변화 없는 심각한 안전불감증까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사고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의 정확한 책임 규명과 강력한 처벌 외에 이번만큼은 올바른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고 이를 꼭 실행시켜 (화재 대응이) 개선될 수 있도록 끝까지 힘써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물류센터 관리업체 직원과 쿠팡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원인과 안전조치 미준수 사항 등을 들여다보고 모든 의혹에 대해서 열어놓고 수사할 것"이라 말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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