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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남편, 아내와 두번째 결혼식…"모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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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50대 부부, 2009년 결혼식 이후 다시 웨딩마치

연합뉴스

미국의 결혼식 모습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미국에서 중증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남편이 자신의 아내와 다시 결혼한 사연이 전해지며 잔잔한 울림을 던졌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코네티컷주 앤도버에 거주하는 리사(54)와 피터 마샬(56) 부부의 두 번째 결혼식을 보도했다.

2018년 조기 발생 알츠하이머(early onset Alzheimer) 진단을 받은 피터는 급속히 기억을 잃어가던 어느 날 TV 속 결혼식 장면을 보고는 자신의 아내 리사에게 "우리도 결혼하자"고 깜짝 청혼을 했다.

다음날 그녀의 남편은 전날 상황을 까맣게 잊었고, 그녀에게 한 첫번째 청혼도 두번째 청혼도 기억하지 못했다.

리사는 그러나 망각으로 고통받는 남편과 그들의 지난 20년 사랑을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결혼식이 필요하다고 결심했다.

리사는 "남편의 기억력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었다"며 "남편이 다시 청혼을 하자, 지금이야말로 결혼서약을 다시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실 이들의 사랑은 시작부터 평탄하지 않았다.

이웃사촌인 이들은 각자 이혼 뒤 서로의 상처를 달래며 사랑을 싹틔웠다. 그러나 자식들이 장성하기까지 장거리 연애를 지속해야만 했고, 2009년 마침내 결혼식을 올렸지만 채 10년도 되지 못해 2018년 피터의 알츠하이머가 발병했다.

30~60대에서 나타나는 조기 발생 알츠하이머는 급속도로 피터의 기억력을 잠식해 들어갔고, 리사는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을 돌보는 데에 헌신해야 했다.

이들의 두번째 결혼식은 웨딩 플래너인 리사의 딸이 팔을 걷어붙이고, 안타까운 사연에 주변의 온정이 이어지며 6주만에 준비됐다.

마침내 4월 26일 가족과 친구들이 이들의 새 출발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을 때, 리사의 딸은 의붓아버지에게 어머니의 손을 다시 넘겼다.

리사는 "마치 동화처럼 마법과도 같은 시간이었다"며 "모두가 울었다. 그렇게 행복해 하는 피터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피터는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고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곁에 있어줘 고맙다"는 그의 인사만은 여전히 생생하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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