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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3시간 혈투 이겨낸 ‘헐크’, “어머니가 꿈에 나타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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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벼랑 끝까지 몰렸다. 왕중왕전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는 듯했다. 겨우 마음을 다잡고 다시 큐를 잡았다. 3시간 넘는 혈전의 결과는 대역전. 강동궁(41·SK렌터카)는 “두 번이나 행운이 찾아왔다”고 웃었다.

강동궁은 지난 21일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블루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서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를 세트스코어 4-3으로 잡고 우승 트로피와 상금 1억원을 차지했다. 첫 3세트를 내주고 뒤집은 PBA 최초 대역전 사례. 지난 2019~2020 SK렌터카 챔피언십 우승 이후 PBA 통산 두 번째 우승이다.

세 시간 넘는 혈투는 사파타에게 기울어있었다. 강동궁은 첫 3세트를 모조리 내줘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4세트에 에버리지 3.75를 기록하며 반전을 시작했고, 5세트와 6세트에도 근소한 우위를 따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 사이 사파타가 연달아 실수를 저지르면서 강동궁이 흐름을 잡았다. 마지막 7세트에서도 4점차 리드를 내준 뒤 절묘한 포지션 플레이로 6득점에 성공해 역전극을 완성했다. 강동궁은 “항상 매치포인트 순간에 (상대가) 이상하게 득점을 하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행운의 한 큐가 올 수 있을 거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는데 두 번이나 왔다”고 했다.

사파타에 아픈 기억이 있는 만큼 더 짜릿한 승리다. 강동궁은 지난 3월 PBA 왕중왕전인 'SK렌터카 월드 챔피언십' 결승서 사파타에 무릎을 꿇었다. 당시 총 4시간을 소모한 맞대결에서 강동궁은 4-5로 패했다. 역대 최대 우승 상금 3억원을 눈앞에서 놓쳤다. 강동궁은 “당구 대회에서 최초로 큰 상금이 걸려 있었다. 지고 나서 한두 달 잠도 설치고 많이 힘들었다”며 “결승전에서 심적으로 부담을 가지게 만드는 선수가 많지 않은데 쉽게 이길 수 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생각보다 아픔을 빨리 치유해주는 상황이 와서 고맙다”고 말했다.

대역전 시나리오의 예고편이었을까. 강동궁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남다른 꿈도 꿨다. 평소 같았으면 웃고 넘겼을 만한 일이었지만 굳은 각오로 출전한 대회인 만큼 꿈도 이전과는 다르게 다가왔다. 강동궁은 “처음에 PBA에 적응하지 못해 슬럼프와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이렇게 많이 변화를 준 적이 없었는데 스스로 당구에 대한 변화를 많이 줬다”며 “어머니가 건강이 좋지 않으신데 기분 좋게 웃으면서 꿈에 나타나셨다.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았지만 우승이라고는 상상 못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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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in@sportsworldi.com 사진=PBA투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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