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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X파일 보니 “인터넷 떠돌던 소문 엮어 놓아, 새롭고 검증된 내용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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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왜 국힘 입당 거부했나, 이준석 바람 피하고 조국흑서 세력과 연대?



조선일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기념관으로 이동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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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그 가족들의 비위 등을 총정리했다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이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나돌기 시작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검증 파일을 차곡 차곡 쌓아놓고 있다”고 하고, 야권의 시사평론가가 X파일을 보았다고 말하면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여당 일부 인사는 “윤석열은 (X파일로) 싱겁게 끝날 것”이라고 했지만, 야당에선 “자신있으면 공개해 보라”고 맞서고 있다.

정치권과 SNS 등을 통해 나돌고 있는 ‘윤석열 X파일’은 대략 두세 가지 종류다. 하나는 2페이지 짜리 간략본이다. 가장 유력한 것은 각 10페이지 짜리 2가지 파일로 총 20페이지 짜리다. 윤 전 총장과 부인, 장모까지 세 가지로 나뉘어 있는 버전도 있다고 한다. 모두 핵심적인 내용은 대동소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여야 지도부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전달됐다고 한다.

윤석열 X파일을 직접 봤다는 복수의 여야 관계자들에 따르면 과거부터 정치권과 검찰 주변, 인터넷 등에서 떠돌던 루머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이미 웬만한 유력 정치인이나 법조인들은 한두번쯤 ‘카더라’로 들어봤을 법한 내용들이 분야별로 망라돼 있다는 것이다. 가장 핵심적 분야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한다. 김씨의 과거 인적 관계와 비즈니스와 관련한 소문들이다. 하지만 근거도 불분명하거니와 비위와도 무관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야권 관계자는 “인터넷에 떠돌던 ‘카더라’ 소문을 이리 저리 엮어 놓은 수준”이라며 “새로운 의혹, 확인되거나 검증된 내용, 법적으로 문제 삼을만한 건은 거의 없더라”고 했다. 다만 여권에선 김씨가 미술 전시·공연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의혹들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하지만 이 또한 윤 전 총장과 직접 관련지을 만한 내용은 아니라고 한다.

장모와 관련된 의혹 상당수는 검찰이 이미 조사를 했거나 기소한 내용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있다면 재판을 통해 잘못을 가려내고 유죄로 판결 땐 처벌하면 된다. 혹여 처가의 재산과 부동산 등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시기 상 대부분 윤 전 총장이 결혼하기 이전의 일이라 윤 전 총장과 직접 연결시키기는 어렵다고 한다. 윤 전 총장 개인에 대한 의혹은 법적으로 문제삼기 힘들거나 이미 논란이 해소된 사안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인사들은 “내용도 조잡하거니와 의도적으로 개인적 흠집을 잡고 깎아내리기 위해 만든 문서”라며 “여당이 입증에 자신 있으면 내놓고 말할텐데 그러지도 못하지 않느냐”고 했다. 야당 핵심 의원도 “민주당이 매번 그랬던 것처럼 비겁하게 SNS와 구전(口傳)으로 외곽 때리기만 하고 있다”며 “이회창 전 대표에 대한 김대업식 정치공작,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페라가모’ 공작과 뭐가 다르냐”고 했다. 이준석 대표도 X파일에 대해 “진실이 아닌 내용이나 큰 의미가 없는 내용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큰 결함이나 문제가 있었다면 (문재인 정부가) 작년에 이미 윤 전 총장을 압박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되려는 사람과 가족에게 이런 문제가 있다는 걸 알면 국민들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구체적 내용을 보면 국민들 반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야권에선 윤 전 총장의 진짜 문제는 X파일이 아니라 앞으로 그가 보여줄 리더십과 정치 감각, 현실 인식, 조직·인사·정책 능력이라는 말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민의힘과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주변에선 국민의힘에 곧 입당할 것이란 말도 나왔다. 그런데 이준석 대표가 당선된 이후 미묘하게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 주말엔 국민의힘 입당을 전제로 향후 일정을 얘기했던 이동훈 대변인이 윤 전 총장과 입장차를 보이다 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윤 전 총장은 언론과 직접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했다. 야권에서 당연하게 여겨온 입당 문제에 대해 윤 전 총장이 대변인을 사퇴시키면서까지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민감한 돈·조직·정책 문제를 지원받을 수 있고, 여당의 공격에 대해서도 엄호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이를 거부한 데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 체제 등장이 윤 전 총장으로선 껄끄럽게 느껴졌을 수 있다”며 “30대 당수 이준석의 청년 정치가 연일 관심과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게 반갑기만 한 일은 아니다”고 했다.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을 향해 “아마추어” “지금도 늦었다” “8월이 지나면 대선 버스는 출발할 것”이라며 압박 발언을 쏟아낸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 내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깝다는 점도 꺼림칙했을 요소다. 이 대표가 과연 공정한 심판 역할을 할 것이냐에 대한 근본적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이 중도·진보층에서 지지층을 끌어와 독자세력을 키우려는 전략을 구상 중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중도세력화를 하려면 국민의힘 조기 입당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조국흑서’를 제작한 진중권 전 교수와 김경율 회계사, 서민 교수 등과 가깝다. 김 회계사 등과 만난 적도 있고, 서 교수를 초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른바 ‘조국흑서파’는 성향은 진보이고, 정치적으론 반(反)문재인이다. 이들을 자신의 지지세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중도의 기치’를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입당을 최대한 늦추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조국흑서파’가 실제로 대선에서 윤 전 총장을 도우면서 현실 정치에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중도진보를 잡으려다 실기할 경우 보수층에서 외면받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배성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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