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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던 삼성 백정현, 6월 최고 투수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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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6월 4경기 26.1이닝1실점 2승0.34 호투행진, 올 시즌 리그 최고 좌완

한국야구 역사상 최강의 대표팀 중 하나로 꼽히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에서 투수 엔트리 10명 중 좌완 투수는 무려 절반에 해당하는 5명이었다. 대표팀의 원투펀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중심으로 KBO리그 정상급 좌완 선발로 활약하던 봉중근(KBS N 스포츠 해설위원)과 장원삼이 있었다. 그리고 불펜에는 한창 전성기를 달리던 강속구 좌완 권혁이 버티고 있었다.

실제로 류현진은 캐나다전 완봉승에 이어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8.1이닝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김광현은 두 번의 한일전 선발을 포함해 3경기에서 1승1홀드 평균자책점1.26을 기록했다. 중국과 네덜란드전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장원삼의 역투도 훌륭했고 봉중근도 미국전과 대만전 선발로 등판해 제 역할을 해냈다. 베이징 올림픽은 좌완 투수들의 힘이 없었다면 '퍼펙트 금메달' 같은 건 감히 꿈도 꾸기 힘들었을 것이다.

반면에 2020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 10명 중 좌완투수는 베테랑 차우찬(LG 트윈스)과 루키 이의리(KIA 타이거즈) 밖에 없다. 물론 현실적으로 미국에서 활약하는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을 선발할 수 없다고 해도 올 시즌 KBO리그 토종 좌완 다승(6승), 평균자책점(2.72), 이닝(72.2이닝)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선수가 빠진 것은 다소 의아한 일이다. 올 시즌 삼성 마운드의 좌완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백정현이 그 주인공이다.
오마이뉴스

▲ 13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삼성 선발투수 백정현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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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엔트리에 포함된 좌완들의 잇따른 부진

작년 시즌을 기준으로 KBO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는 단연 NC 다이노스의 토종에이스 구창모였다. 작년 전반기에만 9승 무패 1.55의 성적으로 리그를 지배한 구창모는 부상으로 후반기를 통째로 날렸지만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13이닝3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NC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해 한국야구의 에이스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구창모는 왼팔 부상으로 아직 올 시즌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의 '느림의 미학' 유희관은 시속 130km에도 미치지 못하는 빠른 공의 평균 구속으로도 2013년부터 작년까지 무려 8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거두며 엘리트 좌완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작년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고도 인센티브 7억이 붙은 1년 짜리 계약을 따내는데 그친 유희관은 올해 8경기에 선발로 등판했지만 2승4패8.45의 성적을 남기고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했다.

삼성의 좌완 강속구 투수 최채흥은 프로 데뷔 3년 차가 되던 작년 시즌 26경기에서 11승6패3.58의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3.58의 평균자책점은 작년 토종 투수들 중 전체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도중 내복사근 파열 부상을 당한 최채흥은 5월이 돼서야 1군에 복귀했지만 7경기에서 1승4패6.69로 부진하며 작년에 보여준 위력적인 구위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의 이승호는 3년 차 시즌이었던 2019년 23경기에서 8승5패4.48의 성적을 올리며 대형 좌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대표팀을 이끄는 김경문 감독도 이승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2019년 프리미어12 대표팀 멤버로 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시즌 6승6패5.08로 눈에 띄는 성장 속도를 보여주지 못한 이승호는 올해 키움에서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처럼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이 하나 같이 부상과 부진에 허덕이거나 보직을 바꾸자 김경문 감독은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베테랑 차우찬과 강속구를 던지는 루키 이의리를 좌완투수로서 대표팀에 선발했다. 물론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갖춘 차우찬과 겁 없는 신인 이의리가 충분히 제 몫을 해줄 수도 있지만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좌완 백정현이 대표팀 명단에 거론조차 되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프로 데뷔 15년 만에 최고 시즌 보낼까

백정현은 작년까지 6~8승 정도를 기대할 수 있는 4~5선발 요원 혹은 선발과 불펜을 모두 맡길 수 있는 준수한 스윙맨 정도에 불과했다. 실제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면서 두 자리 승수를 올린 시즌은 한 번도 없었고 규정이닝을 채운 시즌도 2019년 한 번 뿐이었다. 대구에서 나고 자라 2007년부터 무려 15년 째 삼성에서만 활약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지만 어정쩡한 성적 때문에 삼성팬들로부터 간판스타로 인정받진 못했다.

2019년 프로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 투수로 활약하며 8승10패4.24의 성적을 기록했던 백정현은 작년 시즌을 통해 또 한 번의 도약을 노렸다. 백정현은 작년 개막전 선발투수로 등판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종아리 부상으로 투구자세가 무너지면서 11경기에서 4승4패5.19로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특히 후반기를 통째로 날려 버리면서 생애 첫 FA자격을 얻는 것도 실패했다.

올해 FA를 앞둔 시즌임에도 연봉이 2억5500만원으로 삭감된 백정현은 4~5선발 후보로 꼽히다가 최채흥의 부상이탈로 삼성의 4선발로 낙점됐다. 사실 최채흥, 원태인, 양창섭, 이승민 등 젊은 선수들로 세대교체를 해야 하는 삼성 선발진에서 올해 한국 나이로 35세가 된 백정현은 '고인물'에 가깝다. 하지만 올 시즌 백정현이 없는 삼성의 선발진은 떠올리기 힘들 정도로 백정현의 활약은 대단히 눈부시다.

사실 4월 2승3패3.81, 5월 2승1패4.43을 기록할 때만 해도 백정현의 성적은 여느 해처럼 평범하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백정현은 6월 들어 4경기에 등판해 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26.1이닝 1실점으로 2승0.34라는 믿기 힘든 성적을 올리고 있다. 5월까지 4.08이었던 백정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2.72까지 떨어졌고 현재 리그에서 백정현보다 평균자책점이 좋은 토종 투수는 최원준(두산,2.34)과 원태인(삼성,2.59) 뿐이다.

물론 백정현의 올 시즌 속구 평균구속은 시속 136.2km에 불과해 강속구 좌완을 선호하는 김경문 감독의 성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하지만 백정현이 앞으로 남은 1,2번의 선발 등판에서도 지금 같은 호투를 이어간다면 데뷔 첫 '월간 MVP'를 노리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삼성의 허삼영 감독과 삼성팬들은 믿기 힘든 백정현의 상승세가 6월뿐 아니라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양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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