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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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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KBO 직구' 느려서 못쳤었다? 데이터가 증명했다[정철우의 애플 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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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추 트레인' 추신수(39.SSG)가 천천히 제 자리를 찾고 있다.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던 초반 분위기에서 탈출해 기대했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추신수는 6월 타율 0.313을 기록하며 전체적인 성적도 끌어올리고 있다.

추신수가 시즌 초반 부진을 겪을 당시 분석됐던 이유 중 하나가 "KBO의 패스트볼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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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KBO리그의 "느린" 패스트볼에 적응하며 전체적인 성적이 향상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150km를 우습게 넘기는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으려 애쓴 것이 몸에 밴 탓에 그 보다 느린 KBO리그의 패스트볼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이론이었다.

농담처럼 하는 얘기일 수 있었다. 빠른 패스트볼에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은 들어 봤어도 패스트볼이 느려서 적응하기 어렵다는 말은 들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그 말이 안될 것 같던 말이 현실적인 분석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실제로 추신수는 KBO리그의 느린 패스트볼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그 공에 익숙해지면서 전체적인 성적이 상승 곡선을 그리게 된 것이다. 패스트볼에 대한 대처 능력이 올라가며 추신수는 좋은 기록을 남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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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는 성적이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기 전인 5월14일 전까지 패스트볼에 약점을 보였다.

5월14일까지 패스트볼 상대 타율은 0.239에 불과했다. 가장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구종에서 약세를 보였음을 알 수 있다.

패스트볼에 헛스윙을 하는 비율도 높았다. 패스트볼 헛스윙/스윙 비율이 23%나 됐다. 패스트볼을 알고 스윙이 나왔음에도 잘 맞히지 못했음을 알 수 있는 수치다.

하지만 5월17일 이후 추신수의 패스트볼 대처 능력은 달라졌다.

일단 패스트볼 상대 타율이 올라갔다. 패스트볼 타율이 5월17일 이후 0.359로 향상됐다. 5월14일까지와 성적에서 1할2푼이 올랐다. 대단히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렸음을 알 수 있다.

KBO리그의 패스트볼에 드디어 적응이 됐음을 알 수 있는 수치다.

패스트볼에 자신감이 생기니 다른 구종에서도 강세를 보이게 됐다. 스플리터를 안타로 만드는 비율은 없었지만 스플리터를 골라내 출루하는 비율은 크게 높아졌다.

5월14일까지 스플리터를 골라내 출루한 비율은 0.250에 불과했지만 5월17일 이후로는 0.800으로 크게 높아졌다. 나쁜 공에 손이 나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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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는 시즌 초반 KBO리그의 패스트볼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KBO리그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140km~145km 구간에 형성된 패스트볼 타율이 0.148에 불과해다. 오히려 메이저리그 수준에 근접한 145km~150km 사이의 패스트볼에 0.278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135km~140km사이의 패스트볼에는 타율이 0.100에 불과했다. 느린 패스트볼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5월17일을 기준으로는 성적이 달라졌다. KBO리그의 패스트볼에 드디어 적응하기 시작했다.

KBO리그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140km~145km사이 패스트볼 타율이 0.333으로 높아졌다. 그 보다 더 느린 135km~140km사이의 패스트볼 타율은 0.444로 크게 높아졌다.

메이저리그 수준에 근접한 145km~150km사이 패스트볼 타율은 0.312로 함께 높아졌다. 전체적으로 빠른 공에 대한 타율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추신수가 느린 패스트볼에 대한 대처 능력이 향상되며 전체적인 성적이 올랐음을 알 수 있다.

KBO리그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140km~145km 사이의 공에 대한 강한 타구 비율은 5월14일까지 24%에 그쳤지만 5월17일 이후르는 33%로 크게 높아졌다.

추신수가 KBO리그형 패스트볼에 제대로 적응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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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공에 자신감을 생기며 찬스에서 보다 강력해진 추신수로 업그레이드 됐다.

추신수는 5월14일까지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이 0.208에 불과했다. 출루율은 0.382로 나쁘지 않았지만 장타율이 0.208에 그치며 OPS가 0.590에 불과했다.

그러나 패스트볼에 적응을 마친 5월 17일 이후로는 득점권에서 0.333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0.538로 크게 높아졌고 장타율도 0.611을 기록했다.

전체적인 득점권 OPS가 1.149로 크게 높아진 이유다.

모든 것은 추신수의 KBO리그 패스트볼 적응력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너무 느려 못 치던 KBO리그의 패스트볼에 이젠 적응을 마치며 여러가지 지표를 끌어 올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추신수는 이제 'KBO형 타자'로 거듭 났다. 앞으로 그의 성적에 더욱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짧게 슬럼프를 겪을 수는 있지만 KBO리그의 볼 배합 패턴에 적응한 만큼 크게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 패스트볼에 대한 적응력이 그 증거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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