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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청학마을 부산의 새 야경명소로, 용두산~봉래산 밤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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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산 달 토끼의 인생상담 소원 정감소통

장혁,조진웅,정용화,송해 연예인거리 참여

새로운 핫플 청학배수지전망대 야경 일품

말키운 곳, 고구마 첫 재배지 상징물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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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 청학마을에서 부산항(북동)쪽으로 내려다 본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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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의 서쪽 송도에서 본 흰여울문화마을. 문재인대통령 부부가 신접살림을 꾸린 집도 이 사진의 가운데 부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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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물상이 잠을 청하고 네온과 불빛이 깨어나, 도시의 티끌을 묻은 채 어렴풋한 형상 만을 광대하게 비출 때, 부산은 세상에서 가장 짙은 밤 화장을 한다.

▶용두산 ‘겉 야경’, 광복-남포동 BIFF ‘속 야경’= 부산타워가 있는 용두산 공원에 오르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야경 말고도 달 토끼가 반긴다. 부산타워 앞 광장에 설치된 빨간색 스위치를 켜는 순간, 거대한 달 토끼에 조명이 점등되면서 환하게 비치는 빛과 함께 포토존이 만들어진다.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된다.

달 토끼는 관광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달 토끼 휴대폰’을 만들어놨다. 공지된 번호로 달 토끼에게 전화하면 직접 작곡한 음원을 들을 수 있으며, 달 토끼와 찍은 인증사진과 함께 인생, 연예 상담을 해도 되고, 소원을 빌면서 재미있게 소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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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산공원의 달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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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동,남포동,신창동을 낀 용두산공원에서 내려다 본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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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산 타워에서 파노라마 같은 ‘겉’ 야경을 보다 내려가, 광복동-남포동 ‘속’ 야경을 노닌다.

부산 시어(市魚) 고등어를 맛깔스런 양념으로 요리한 고갈비 집이 드문드문 남아있고, 패션거리를 지나면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메카 답게 광복쉼터에서 남포동 비프광장까지 이어진 연예인 거리를 만난다.

연예인 거리 조성에는 배우 장혁·조진웅·김정태·이재용·지대한, 가수 정용화·정은지·한선화·설운도, 영화감독 윤제균, 탤런트 변우민, 개그맨 김원효 등 부산 출신 대중예술인에다 부산을 유난히 좋아했던 ‘21세기 최고 직장인’ 송해 선생과 개그맨 윤형빈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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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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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감동의 자갈치,남포동역,영도다리= 화려하던 거리의 네온사인은 좀더 바닷가로 가까워지면 곰장어,생선 굽는 향기와 연기가 곁들여진다. 또 돼지국밥, 밀면 냄새도 요란하다. 자갈이 많던 곳, 자갈치시장 먹자골목에 온 것이다.

외제가 거래되던 국제시장(신창동), 외국산 소비재가 깡통에 담겼다는 뜻의 깡통시장(부평동) 역시 광복동 옆에 있어 멀지 않다. 깡통시장은 씨앗호떡으로 유명한데,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거리음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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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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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지하철역 앞에 있는 영도다리가 열리면 늘 가슴이 아려온다. 1934년 만들어진 이후 한국현대사와 함께 했다. 피란민 배식판을 여는 ‘개판 5분전’ 신호가 울리면 생존과 재건을 향한 열정은 극에 달했다. 몇몇은 고단한 삶을 견디지 못하고 영도다리로 왔다. 정부는 이곳에 ‘자살방지 특공대’를 배치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의 부산 민속조사에 따르면, 영도다리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여긴 몇몇은 태종대로 갔는데, 이곳에서 음식을 팔던 정영숙씨가 늘 이들을 만류해오다, 사재를 털어, 보초 세우듯 구명사(救命寺)를 지었다. “악착같이 살아보자”는 뜻이었다. 부산시는 나중에 관광용 전망대까지 만들어 어리석은 선택을 원천봉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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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학배수지전망대 준마 동상과 고구마 농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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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학마을 옥탑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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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영도 야경 핫플레이스 청학마을= 영도에서, 조선산업의 숨은 역군 깡깡이(아지매) 마을, 부산어묵의 원조공장, 물질은 제주발 원정대로부터 배웠지만, 해녀잠수복은 영도에서 처음 만들었다는 한국형 잠수복 탄생지, 흰여울문화마을 서쪽 아래 절영산책로, 강다니엘이 모교 신성중학교 은사에게 고등어초밥을 대접했던 유성탕 아래 달뜨네 밥집은 낮에 유명한 곳이라, 밤엔 영도다리를 건넌 뒤 청학마을이 있는 왼쪽길을 택한다.

지리산 오지처럼 푸른 학이 살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영도 청학배수지 전망대는 봉래산 7부능선쯤인데, 부산 중동부해안과 부산항대교 풍경을 잘 조망하는 곳이다.

왕건의 말을 비롯한 명마를 길렀던 곳, 국내 첫 고구마 재배지임을 상징하는 말과 농부의 동상이 만들어져 있다. 영화 ‘블랙팬서’, ‘신과 함께’ 오락 ‘무한도전’도 찍었다.

여기서, 주상복합 옥탑사찰 무위사를 지나 3분만 걸어내려가면 방울 등 금속가공품, 사무용품 제조사 신기산업의 카페가 있다. 이 곳 역시 바다뷰, 야경조망 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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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날 해질녘 조차 청춘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흰여울문화마을엔 마을 언덕길과 절영해안산책로가 위,아래 나란히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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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항 바다 한복판(묘박지)에 기름 넣으려고 움직이지 않는 배 수십척이 늘 보이는 서쪽마을 ‘흰여울’은 파도의 흰 포말을 뜻하는 게 아니다. 봉래산 흰색 실개천이 꼬불꼬불 바다로 달음질치는 모습인데, 금강산 선녀탕으로 향하는 은사류(銀絲流)와 같은 뜻이다.

▶문재인대통령 신혼살림집, 국민 놀이터 된 노약자용 터널= 흰여울문화마을의 윗쪽 마을 해안길 ‘흰여울길’과 아래쪽 파도옆 타이탄산책로 ‘절영해안로’는 평행으로 놓였는데, 두 길 사이에는 모두 다섯 개의 계단이 있다.

두 길 곳곳엔 바르셀로나 구엘공원 풍의 타일 예술작품이 만들어져 있고, 이 마을 산중턱 가운데 부분엔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부모님을 모시고 신혼살림을 했던 아파트도 남아있다.

해안산책로는 흰여울전망대 근처에서 암벽을 만나 피아노계단을 올라 마을길과 합류했다가 다시 해안오솔길과 마을길로 갈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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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여울문화마을과 절영해안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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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 터널이 생겼다. 피아노계단과 파도광장 사이 급경사 계단구간을 이용하기 어려운 노약자들의 보행 편의를 위해 해안암벽에 약 70m 터널을 뚫어 완공한 여행복지시설인데, 전국민의 핫플레이스가 되어 버렸다. 부산시는 MZ세대가 좋아하고, 이들의 노는 모습을 다른 세대가 추종하는 트렌드에 착안, 예쁜 포토존도 만들어놨다.

영도구 해돋이마을협의회는 ‘우리마을 골목길가드닝 청학 꽃 필 무렵’이라는 제목으로 마을 곳곳을 꽃으로 단장하는 일을 진행중이다.

금정산 줄기가 뻗어가다 바다에 끊겼다는 뜻의 절영도였다가 줄여서 영도라고 부르는데, 요즘 부산 사람들은 한자 안쓰고 영어 쓴다. ‘Young Island’ 젊은 섬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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