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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문 대통령, 20대 비서관 전격 기용… '이준석 현상'에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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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비서관에 25세 박성민 임명

대학생 신분… 靑비서관 중 최연소

정무비서관엔 ‘0선’ 김한규 발탁

전직 국회의원이 맡던 관행 파괴

교육비서관엔 정통 관료 이승복

文대통령 지지율 39.6%로 회복세

당내 대선 경선구도 영향 주목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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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대 청년’을 청와대 비서관에 전격 기용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파격적 인사에는 ‘이준석 현상’으로 대표되는 세대교체 여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청년층 목소리를 얼마나 대변할 수 있는지가 이준석 현상에 맞불을 놓은 문 대통령 선택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에 육박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청년비서관에 더불어민주당 박성민 전 최고위원을, 정무비서관에 민주당 김한규 전 법률대변인을 임명하는 등 3개 비서관직 인사를 단행했다고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교육비서관에는 정통 행정관료인 이승복 교육부 교육안전정보국장이 내정됐다.

무엇보다 박 비서관 내정이 시선을 끈다. 1996년 8월 출생인 박 비서관은 불과 만 25세에 1급 상당 고위 공직자로 발탁됐다. 전임 김광진 전 비서관(81년생)보다 15살 아래다. 현 정부 최연소 청와대 비서관이자 유일한 20대다. 그는 민주당 청년대변인으로 일하던 중인 지난해 8월 이낙연 전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계에 발을 들였다.

아직 대학교 졸업을 하지 못한 박 비서관은 휴학계를 내고 청와대에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박 비서관은 현안들에 대해 본인 의견을 소신 있게 제기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주의 깊게 경청하는 균형감을 보여주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박 비서관 임명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당선으로 불어닥친 정치권 세대교체 바람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2030세대 지지 복원 의지도 깔려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청년 특임장관 신설을 제의한 바 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에도 20, 30대가 많이 들어가면 좋겠다”며 “당사자가 자기 문제를 가장 잘 알지 않겠느냐”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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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새 정무비서관에 김한규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왼쪽), 청년비서관에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가운데), 교육비서관에 이승복 교육부 교육안전정보국장을 각각 내정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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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생인 40대 김한규 전 법률대변인을 정무비서관으로 임명한 것도 청와대 내부에서 젊은 층과의 접촉면적이 넓어져야 한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기존 정무비서관들 대부분 의정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0선’인 김 비서관 임명은 이례적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국회 경험이 없는 ‘0선’의 야당 대표(이준석 대표)도 있지 않으냐”며 “민주당 법률대변인 등 당과 관련해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박·김 비서관 기용 모두 ‘젊어지는’ 청와대 내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청와대는 정무수석실을 중심으로 40대 이하의 젊은 행정관을 대폭 기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청와대 내 ‘젊은 피’들이 실질적으로 움직일 공간 확보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윤태곤 의제와 분석그룹 더모아 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실제로 이들이 ‘일을 할 수’ 있는지, ‘일할 공간’이 확보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4·7 재보궐선거 전후 30% 초반을 보이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상승추세로 돌아섰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6월 3주차 주간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 지지율은 39.6%를 기록해 전주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8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문 대통령 국정평가 지지율은 38%였다.(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40%대에 육박하고 있는 문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의 집권 5년차 지지율 중 가장 높다. 한때 30%대 선이 위협받고, 민주당 지지율이 문 대통령 지지율을 넘어서면서 여당 내 권력구도가 당으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는데 최근 들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당내 대선 경선구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날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9.4%로 문 대통령 지지율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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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월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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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G7회의 참석 등 외교적 성과가 문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긍정평가자의 27%가 외교·국제관계에서의 성과를 그 이유로 들었다.

아울러 최근 권력형 부정부패 비리가 돌출되지 않았고, 검찰개혁 등 정무적 사안에 휘말리지 않고 있는 것도 이유로 분석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통화에서 “임기 말로 갈수록 당 지지율이 대통령 지지율보다 높은 게 일반적인데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민주당 대선 경선과정에서의 ‘반(反)이재명 전선’ 등에 암묵적으로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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