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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꾸미]'알파고'처럼 투자한다?…로보어드바이저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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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한정수 기자, 방진주 PD] [상위 1% 부자의 자산관리 서비스 대중화…'로보어드바이저=고수익' 오해 버려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금융투자 업계에도 AI(인공지능) 바람이 강하게 분다. 자동매매부터 시황분석, 포트폴리오 구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활용·연구되고 있지만 가장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야는 자산관리 서비스다.

상위 1%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산관리 서비스는 로보어드바이저의 도입으로 빠르게 대중화가 진행 중이다. 은행, 증권사 등 기존 금융사들은 리테일 서비스로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적극 출시 중이고, 제도권이 아닌 스타트업에서도 각종 금융공학과 IT(정보기술)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금융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크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는 시대에 투자도 당연히 사람보다 AI가 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있다.

AI가 내 자산을 굴려준다는 말에 가입자들도 최근 빠르게 늘고 있지만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다면 생각보다 저조한 성과에 실망하기 십상이다. 관련 스타트업도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내 자산 믿고 맡길 수 있는지' 우려도 커진다.

로보어드바이저에 제기되는 대표적인 오해는 크게 3가지다. △로보어드바이저는 AI가 운용하는 것인가 △로보어드바이저는 수익률이 높나 △사기 우려는 없나 하는 것이다. 오해와 진실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오시면 더 많은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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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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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 부자의 자산관리 서비스 대중화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투자 자문을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사람이 아닌 로봇이 내 자산을 어떻게 투자할지 자문해 준다는 의미다.

그동안 자산관리 서비스는 자산 규모 수십억원 이상인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프라이빗 뱅커(PB)들이 VIP 고객의 개인 자산을 맡아 관리하면서 주식이나 채권, 달러, 부동산 등 어떤 자산에 얼마만큼 투자할지 자문하는 것이 그동안의 자산관리 서비스였다.

IT 기술의 발달로 로보어드바이저가 등장하면서 자산관리 서비스의 문턱도 한 층 낮아졌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저렴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투자 전략을 제시해 인간의 주관이나 실수에서 오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투자자 성향이나 자산 규모, 나이, 투자 기간, 자금 이용 목적 등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제시할 수 있어 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보다 개인화에 유리하다. 쉽게 말해 펀드의 안정성와 PB의 맞춤형 관리라는 장점만을 모은 것이 로보어드바이저로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은행, 증권사 같은 제도권 금융회사들이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해 로보어드바이저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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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로보어드바이저 대표 업체 현황. /사진=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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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자산관리를 저렴하게 이용하고 싶은 고객의 요구와 맞물려 로보어드바이저 규모도 매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전세계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자금 규모는 2019년 9805억달러(약 1100조원)에서 2023년 2조5523억달러(2900조원)로 연평균 27%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도 급성장세다.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로보어드바이저 가입자(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참여 회사만 집계)는 총 37만2648명으로 올들어 34% 증가했고 전년 동월대비로는 85% 급증했다. 운용 규모도 지난해 말 1조4552억원에서 현재 1조7242억원으로 18.5% 늘었다.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제도권이 아닌 로보어드바이저를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들도 급격히 세를 불리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주요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의 자문 규모는 △파운트투자자문(파운트) 8692억원 △에임 3050억원 △두물머리투자자문(불릴레오) 1523억원 △콴텍 1107억원 등이다. 파운트의 자문 규모는 2019년 말 대비 6배 늘었고 에임도 같은 기간 3배 이상 증가했다.


오해1. 로보어드바이저는 AI다?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AI가 내 자산을 알아서 굴려준다는 것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우선 모든 로보어드바이저가 AI가 아니다. 로봇이라고 하니 AI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로봇의 범주는 단순 자동화 알고리즘부터 딥러닝까지 다양하다. 로보어드바이저도 머신러닝이나 딥러닝 같은 AI 기술을 이용해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동매매 프로그램이나 엑셀 몇 줄로 표현할 수 있는 단순한 자산배분 로직도 로보어드바이저의 범주로 포함하기도 한다.

AI를 이용한 로보어드바이저라고 해도 투자 전 과정을 AI가 알아서 하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은 AI가 투자 전략을 제시하면 실제 투자 결정은 고객이나 자문역이 하는 경우가 많다.

AI가 제시한 투자 전략이 적절한 과정을 거쳐서 산출된 것인지, 지금 시장 상황에 맞는 전략인지 등을 검증하는 역할도 사람이 한다. 자율주행으로 치면 중간중간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2~3단계 수준인 셈이다.

이상근 콴텍 대표는 "모든 로보어드바이저가 인공지능인 것은 아니다"라며 "로보어드바이저의 시작은 퀀트라고 하는 통계 분석이 베이스고 AI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오해2. 로보어드바이저는 수익률이 높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보다 혹은 시장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것도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대결 등 최근 연이은 사람과 AI와의 대결에서 AI가 좋은 성과를 내자 투자에서도 당연히 AI가 좋은 성과를 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이게 첫번째 오해와 결합되면 로보어드바이저는 AI다→AI는 사람보다 뛰어나다→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보다 뛰어난 수익률을 거둔다는 기적의 3단 논법이 완성된다.

하지만 이는 정말로 '오해'에 불과하다. 물론 시장 수익률을 뛰어넘거나 사람보다 성과가 좋은 로보어드바이저도 있지만 로보어드바이저의 기본적인 운용 원리가 초과 수익률보다 리스크 분산임을 감안한다면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란 쉽지 않다.

현재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자산배분형 로보어드바이저의 이론적 배경은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이다. 해리 마코위츠가 1950년대 제시한 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까지 받았다.

이 이론의 핵심은 상관관계가 적은 둘 이상의 자산을 섞으면 수익률은 평균이 되지만 위험은 이 보다 훨씬 낮아진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증권가의 격언을 이론으로 증명한 셈이다.

예를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 SK하이닉스 주가도 비슷하게 오르지만 그렇다고 신풍제약도 따라 오르진 않는다. 삼성전자와 신풍제약 간의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삼성전자나 신풍제약에만 투자하는 것보다 두 종목을 적절하게 섞으면 수익률은 그 중간쯤이 되지만 변동성은 크게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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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수익률 현황. /사진=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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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을 보면 대부분 시장 수익률을 한참 밑돈다. 코스콤의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현황에 따르면 최근 1년 간 로보어드바이저들의 평균 수익률은 △안정추구형 9.42% △위험중립형 18.96% △적극투자형 37.40%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57.86%보다 못하다.

김영빈 파운트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 평균 수익률이 10% 안팎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겨우 그정도?'라고 실망하는데 미국 같은 경우 지금까지 로보어드바이저가 지수를 이겼던 적이 딱 한 해 밖에 없다"며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의 요체는 내일 시장을 예측해서 급등주에 투자하는게 아니라, 일정한 손실 범위 내에서 고객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적금 이자는 아쉽고 그렇다고 주식 투자는 불안한 사람들에게 적합한 것이 로보어드바이저라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매년 7~8%의 수익률이라도 10년, 20년 꾸준히 하다보면 '마법의 복리효과'로 목돈을 만들 수 있다.


오해3. 로보어드바이저는 사기?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혹시 사기가 아닐까'하는 걱정이다. 최근 AI가 투자해준다며 투자자들을 모은 사기 리딩방 사건이나 라임·옵티머스 같은 금융 사기 사건들을 보면서 이름도 생소한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에 내 돈을 맡겨도 되는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과도하게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거나 급등주를 찾아준다는 업체는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제도권 은행이나 증권사의 자기 계좌가 아닌 특정 계좌로 돈을 입금하면 돈을 불려주겠다고 하는 경우는 십중팔구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예를들어 파운트나, 에임, 불릴레오 등 잘 알려진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은 증권사 계좌를 이용한다. 내 돈은 증권사의 자기 계좌에 있고 로보어드바이저는 자문만 하는 형태다. 극단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망한다고 해도 증권사 계좌에 보관된 내 돈은 안전하다는 의미다.

천영록 두물머리투자자문 대표는 "알파고 같은 수익률을 올려주겠다거나 연 몇십% 고수익을 보장하는 업체는 기본적으로 사기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의 자산이 어느 계좌에 보관돼 있는지, 배임이나 횡령 우려는 없는지 등을 잘 살피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방진주 PD wlswn64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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