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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상가만 늘리는 정부의 대출·세금 정책 [안명숙의 차이나는 부동산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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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6월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세는 기본세율 6~45%에서 2주택자는 10%포인트, 3주택자 이상자는 20%포인트를 가산, 중과세율이 각각 20%포인트, 30%포인트로 상향된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의 양도세 최고세율이 65~75%로 높아져 세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

또한 종합부동산세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다주택자의 경우 3택자 이상(조정대상지역은 2주택자 이상)의 종부세가 기존 0.6~3.2%에서 1.2~6.0%로 상향 조정된다. 물론 현재 여당을 중심으로 종부세 완화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변수가 될 수 있으나 다주택자의 경우 이미 과세 기준이 되는 기준시가도 크게 올라 보유세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서울에 2채를 소유한 경우에는 과표가 6억~12억원, 12억~50억원 구간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지난해보다 세율이 각각 1.3%→2.2%, 1.8%→3.6%로 늘어나고 기준시가도 크게 상승함에 따라 최소 2배 이상 보유세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압박 카드로 처분을 유도했으나 증여나 용도변경 등으로 주택 숫자를 줄이는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매물 증가로 인한 가격 인하 전략이 먹히지 않았다. 최근 한국부동산원 월별 거래 원인별 주택 거래 현황(신고 일자 기준)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에서 주택(단독·다가구·연립·다세대·아파트) 증여 건수는 3039건으로 올해 월간 최다를 기록했다. 정부가 다주택자 옥죄기에 나선 2020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국 주택 증여 건수는 14만5982건으로 직전 10개월(2019년 9월~2020년 6월) 9만8211건 대비 48.6% 늘었다. 특히 서울은 3만2230가구가 증여돼 직전 10개월 대비 60% 증가했다.

또한 다가구나 상가주택의 경우는 주택을 근린생활시설 등의 용도로 전환, 다주택 꼬리표 떼기에 나서고 있다. 20~30대가 선호하는 홍대, 성수동, 신림동 등 서울 주요 상권에 인접한 지역의 다가구 및 상가주택은 세입자를 내보내고 상가나 사무실로 용도를 전환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직격탄을 맞은 상가 시설의 경우 임차인을 찾기 어려운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비워두는 한이 있더라도 주택수가 늘어나면 보유세 및 향후 양도소득세 등의 세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주택이 아닌 용도로 바꾸려는 계산이다.

주택 용도 변경이 가속화하는 데는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내 구입 용도의 다가구나 상가주택의 대출은 정부의 규제 및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영향으로 1금융권에서는 사실상 대출이 불가하다. 따라서 대출을 활용해 매입하고자 할 때도 주택이 아닌 타용도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현장의 전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주거지역 내 골목 상권이 주택에서 상가로 용도전환되는 이유가 임대료 상승을 위한 젠트리피케이션이었다면, 지금은 세금과 대출 등 정부 규제의 사각지대로 도피하기 위한 용도전환이 늘고 있는 셈이다.

서울 등 도심지역 내 저렴한 주택 공급이 부족해서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단기 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도심 내 저렴한 주거를 공급했던 다가구나 상가주택의 임대인은 세금과 대출 압박을 피해 주택을 줄여 빈 상가가 양산되고 있다.

지난해 5월 국토부는 주택공급 기반 강화방안에서 도심의 빈 상가나 오피스 등을 임대주택으로 리모델링하고 청년 등 1인 가구 등에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주차장 등의 건설기준을 장기공공임대주택에도 완화하고 호텔을 주거로 리모델링하여 공급을 확대하는 아이디어까지 내놓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시장과 참여자들은 정작 정부의 정책 방향과 다른 쪽으로 가고 있는 셈이다. 주택가격 안정 역시 디테일한 정책적 배려를 통해 더욱 완성도를 높이게 되지 않을까.

안명숙 | 루센트블록 부동산 총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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