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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억만장자 향한 반감?… “베이조스 지구 귀환 반대”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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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억만장자 원치 않아” 황당한 이유

“지구 귀환은 특권” 상류층에 대한 분노도

세계일보

우주탐사 분야의 개척자이자 억만장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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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에 대한 시기심의 발로인가, 아니면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달에 대한 두려움인가.’

다음달 우주로 떠나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해 “지구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하자”는 청원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벌써 5만명이나 서명한 가운데 왜 베이조스의 지구 귀환을 반대하는 것인지에 눈길이 쏠린다. 베이조스가 세계 최대의 부자라는 점에서 억만장자를 향한 억하심정이 드러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세계 최대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르그’에 베이조스의 지구 귀환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청원 2건이 올라왔다. 여러 해 전부터 우주 탐사에 관심이 많았던 베이조스는 드디어 다음 달 우주여행에 돌입한다.

두 건의 청원 중 하나는 ‘제프 베이조스가 지구로 돌아오도록 허락하지 말라’는 제목이 달렸다. 지금까지 3만1000여명이 서명했다. 대체 왜 베이조스를 그토록 미워하는 걸까. 청원 내용을 보면 단순히 베이조스 한 사람만이 아니고 억만장자들 전체를 향한 적개심이 묻어난다. “억만장자는 지구에 또는 우주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며 “하지만 그들이 후자(우주에 존재하는 것)를 결정한다면 그들은 거기(우주에) 머물러야 한다”는 이유가 붙은 점이 이를 말해준다.

청원에 서명한 이들의 의견을 봐도 억만장자에 대한 질투와 시기심이 읽힌다. A씨는 “지구로 돌아오는 것은 특권이지, 권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부유층이 누리는 특권에 대한 반감을 느낄 수 있다. B씨는 “지구는 제프나 빌(게이츠), 일론(머스크), 그리고 다른 억만장자 같은 사람들을 원치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억만장자 그 자체가 싫다는 뜻으로 들린다.

세계일보

2015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민간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의 무인 우주선 ‘뉴 셰퍼드’가 시험 발사되는 모습. 블루오리진은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탐사 업체로 다음달 유인우주선 뉴 셰퍼드를 우주로 쏘아올릴 예정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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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건의 청원 중 다른 하나는 ‘제프 베이조스의 지구 재진입을 허용하지 않기 위한 청원’이라는 제목이 달렸다. 지금까지 1만9000여명이 서명했다. 이 서명의 제안자는 베이조스를 “전 세계를 지배하려고 작심한 사악한 지배자”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인류의 운명이 당신(서명자)의 손에 달렸다”고 호소했다.

이는 억만장자에 대한 적개심이 묻어나는 청원과는 결이 좀 다른 듯하다. 베이조스 같은 개척자들이 우주 개발에 앞장서고 그로 인해 눈부시게 발달한 과학기술이 종국에는 인류를 인공지능(AI)에 기반한 기계의 노예로 만들고 말 것이란 두려움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조스는 오는 7월 20일 자신이 설립한 우주탐사 업체 ‘블루오리진’의 첫 우주 관광 로켓 ‘뉴 셰퍼드’를 타고 오랫동안 고대해 온 우주 여행에 나선다. 이 회사의 첫 유인 우주비행에 남동생 마크와 나란히 직접 참여하는 것이다. 계획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우주탐사 캡슐을 타고 11분간 우주 여행을 할 예정이다. 지구 대기권과 우주를 가르는 경계선으로 여겨지는 고도 100㎞ 높이 ‘카르만 라인’까지 올라갔다가 지구로 되돌아올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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