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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3억 뛰었다" 서초·노량진 정비사업에 동작구 전셋값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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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반포주공 이주가 시작되면서 전셋값 호가가 3억 가까이 올랐어요. 연락은 계속 오지만 최근에는 단기간에 너무 올라서 그런지 계약을 주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흑석동 H 공인중개사무소장)

"노량진 일대가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해서 인근 지역에서 이주민들 대부분 인근에서 집을 구할 것 같아요. 매물은 거의 없는데 수요가 늘게되니 내년에는 전셋값이 더 오를 것 같아요" (노량진동 N 공인중개사무소장)

정비사업 추진에 따른 이주수요 증가가 사업 지역뿐 아니라 인근 지역 전셋값에도 영향을 미치며 서울 전셋값 상승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포동 일대 4000가구 가까운 재건축 이주수요가 발생하며 서초구의 전셋값이 치솟기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동작구도 반포동 이주수요 유입과 노량진 재개발 지역에서 이주수요가 발생하며 전셋값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물량은 부족한 상황에서 이주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서초·동작구뿐 아니라 인근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해 전셋값 상승을 이끌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 반포發 재건축 이주수요 동작구로 이동...4개월만에 최대폭 상승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반포동 재건축에 따른 이주수요가 인근 동작구로 확대되며 전셋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반포동에서 재건축 사업에 따른 이주수요가 발생하는 단지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2120가구)와 3주구(1490가구)와 신반포18·21차 등 서초구에서만 5000가구에 이른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지난 1일부터 이주가 시작됐다.

이주수요 영향으로 서초구 전셋값은 상승폭을 키워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6월 2주차 서초구 전셋값 상승률은 0.56%를 기록해 2015년 3월 3주차(0.66%)이후 6년 3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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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주공1단지 이주수요는 서초구뿐 아니라 동작구로 이동하면서 전셋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는 지하철 4·9호선이 지나는 동작역 인근에 있는데 길을 건너면 동작구 사당동이고 흑석동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서 동작구 전셋값 역시 0.20% 상승하며 지난주(0.13%)보다 상승폭이 크게 늘며 지난 2월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면적 84.92㎡ 전셋값은 지난 2일 신규계약으로 13억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달 25일에 10억5000만원에 신규계약을 맺었는데 1주일 만에 2억5000만원이 뛰었다.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2차 전용면적 119.73㎡ 전셋값은 지난달 5일 12억원의 신규계약이 체결돼 신고가를 나타냈다. 지난 2월에 신규계약으로 9억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었다.

동작구 사당동 사당자이 전용면적 84.49㎡ 전셋값은 지난달 25일 6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달 4일 계약된 5억5000만원보다 1억원 올랐다.

이주수요는 꾸준하게 있는 편이지만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사례는 많지 않는 모습이다. 매물 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단기간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크게 오르며 부담이 늘어났기에 그렇다. 일부 신규단지에서는 입주 마감을 앞두고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동작구 사당동 I 공인중개사무소장은 "신규 단지 입주가 시작된 뒤 갑자기 반포주공 이주수요가 생겨나면서 호가가 2억~3억원씩 뛰었다"며 "가격이 너무 오른 탓에 신반포나 방배동으로 넘어가는 수요도 있고 입주 마감 시점이 다가오고 있어 일부 가격 조정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작구 흑석동 H 공인중개사무소장은 "문의 전화는 꾸준히 오고 있지만 매물 자체가 많지 않아 거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5000가구 이주 시작된다" 노량진 이주 본격화...전세 수요 더 늘어난다

반포주공1단지 이주수요 외에도 동작구 내에서도 노량진뉴타운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추가적인 이주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량진뉴타운은 8개 구역에서 사업이 진행되며 소규모 신도시급인 9000가구 이상의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들 구역에서 4000~5000가구 이주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노량진 6구역은 지난 1일부터 이주가 시작됐다. 1499가구 규모의 단지가 조성될 6구역에서는 현재 880~1000가구 규모의 이주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6구역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2구역과 8구역에서도 이주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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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원주민 이주가 시작된 노량진6구역 2021.06.18 krawj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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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수요가 생겨나면서 노량진동과 인근 상도동에서는 전셋값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동작구 노량진동 신동아리버파크 전용면적 114.75㎡ 전셋값은 지난달 27일 8억원을 기록해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4월 7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 인상됐다.

동작구 상도동 e편한세상상도노빌리티 전용면적 84.97㎡ 전셋값은 지난 8일 10억5000만원에 신규계약이 맺어져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18일 9억5000만원이었는데 한 달 사이 1억원이 뛰었다.

노량진뉴타운은 인근 지역에 비해 전셋값이 저렴한 편이어서 전셋값이 비싸거나 크게 오른 지역으로 이주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매물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이주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 전셋값도 자연스럽게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월세를 선택하는 수요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동작구 노량진동 S 공인중개사무소장은 "전세를 찾는 분은 많지만 매물은 거의 없다보니 가격이 10% 가량 올랐다"면서 "노량진동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은 쉽지 않아 상도동으로 가거나 월세를 찾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 "노량진뉴타운 전셋값 상승 영향 더 클 것...금리·청약대기수요가 변수"

전문가들은 반포주공1단지와 노량진뉴타운 이주수요 영향으로 동작구 전셋값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반포주공1단지보다 노량진뉴타운이 동작구뿐 아니라 인근 지역 전셋값에 미치는 파장이 더 클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상대적으로 중저가 단지와 다세대·다가구·빌라 등이 많은 지역이어서 수요자들이 가격대에 맞춰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주수요로 인해 전셋값 상승폭이 커지면 인근 지역에서 전세 구하기가 어려워진 수요자들이 수도권까지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노량진 뉴타운 지역은 상대적으로 중저가인 단지들이 많고 규모도 크다보니 이주수요가 더 많은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서 "영등포·관악 등 인근 지역뿐 아니라 가격 상승이 가팔라지면 수도권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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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주공1단지 이주수요는 강남 지역에 적지 않은 입주물량이 나오는 탓에 동작구 전셋값에 미치는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집계한 올해 서울 강남3구 입주물량은 8622가구로 지난해(6123가구)보다 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구 별로는 강남구(2395→3238가구)·서초(2529→3214가구)·송파(1199→2170가구) 순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올해 강남지역에는 꾸준하게 입주물량이 나오므로 이주수요를 일부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금리인상이나 청약대기 수요로 인해 전세시장에 수요가 머물 가능성도 있는만큼 시장 상황을 신중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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