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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中 국가안전부 2인자 美 망명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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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언론 “딸과 美 도착 직후

코로나 초기연구 자료 등 제공”

사실 땐 시진핑 체제 타격 불가피

세계일보

중국 첩보기관 국가안전부(MSS) 고위 관료가 미국에 망명했다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7월1일)을 앞두고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는 경우 시진핑 체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당국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는 가운데 미·중 양국의 첩보전만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20일 대만 자유시보와 영국 텔레그래프 등은 지난 2월 중순 홍콩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간 뒤 미 국방정보국(DIA)에 망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고위 관료가 ‘중국의 CIA(중앙정보국)’로 불리는 국가안전부 둥징웨이(57·사진) 부부장(차관급)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사실이라면 미국에 망명한 중국인 중 최고위직에 해당한다.

둥 부부장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비서진을 많이 배출한 허베이성 국가안전부를 이끈 인물로, 시 주석 체제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2006년 2월∼2017년 3월 허베이성 국가안전부장을 지내고 2017년 4월 국가안전부 정치국장에 임명된 뒤 불과 1년 만인 2018년 4월 부부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둥 부부장은 지난 2월 중순 딸 둥양과 캘리포니아에 도착한 직후 DIA 측에 연락을 취해 망명 계획과 함께 그가 보유한 정보 등을 제공했다. 이 정보에는 중국의 코로나19 초기 병원성 연구에 대한 내용, 중국에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 시민, 미국에서 일하거나 미국 대학에 다니는 중국 스파이, 중국 정부 지원을 받는 미국 사업가와 공무원 명단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코로나19의 중국 기원 가능성을 강하게 주장하는 건 둥 부부장이 제공한 정보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란 분석도 곁들였다.

중국 당국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있다.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을 의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앙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 소셜미디어를 인용해 지난 18일 둥 부부장이 방첩활동 규정에 관한 세미나에서 중국 정보 관리들한테 “반중국 세력과 결탁하는 외국 요원과 내부자 색출에 박차를 가하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둥 부부장이 참석했다는 세미나가 어디서 열렸는지 공개되지 않았고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도 없어 서방 매체 등의 망명설 보도를 막으려는 일종의 ‘언론플레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현재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선 둥 부부장의 사진 등이 삭제된 상태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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