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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의 불' 된 EU 탄소국경세…韓정부 "무작정 따르진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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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편집자주] 대한민국이 '탄소중립'의 긴 항해를 시작했다. 기존의 화석 연료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강자인 대한민국에 탄소중립은 생존의 필수요건이자 새로운 기회의 장이다. 2050년 탄소 발생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우리 기업들의 준비 상황, 풀어야할 과제 등을 점검한다.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상)-⑥

머니투데이

(브뤼셀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코로나19 대응책 등을 논의하기 위한 대면 회의에 앞서 묵념을 하고 있다. (C)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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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다음달 중순 탄소국경세 도입안을 발표하기로 하면서 세계의 눈이 유럽으로 쏠리고 있다. 최근 유출된 초안에 따르면 EU는 철강과 시멘트, 전기산업에 대해 세금이 아닌 탄소배출권 형태로 탄소국경세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EU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국내 제도 개선사항과 양자협상 등을 준비하고 있다.

15일 정부와 유럽 현지언론 유로액티브 등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다음달 14일 탄소국경세 도입안을 발표한다. 유럽에 수출하는 철강·시멘트·전기 기업들이 탄소배출권 인증서를 의무 구매토록 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당초 2023년부터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3년 늦춰진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당초 논의되던 탄소세·관세 형태가 아니라 배출권거래제를 확대적용하는 형태로 (탄소국경세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행시기는 유동적인데, EU 철강업계의 강력한 요구로 2026년부터 본격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탄소국경세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파리협약 등 온실가스 배출관련 국제규범을 따르지 않는 나라로 기업이 이전하는 '탄소누출'을 막기 위해 해당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에 조세부담을 지우는 것을 말한다. 탄소국경조정과 유사한 개념이다. 외신에 의해 유출된 EU 탄소국경세 초안에 따르면 탄소배출권을 부담시키며 직접적인 관세 형태는 피했으나 취지와 효과는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EU가 탄소국경세를 본격 도입하려는 것은 국가별로 탄소관련 규제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례로 EU에서 탄소배출권 가격은 톤당 50유로(약 7만원) 안팎인데 한국은 지난 11일 기준으로 톤당 1만5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배출권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유럽기업 부담이 한국기업보다 4배가 넘는 것이다.

탄소세 도입 여부와 세율도 국가별로 큰 차이가 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탄소세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는 전세계에서 25개국 뿐이다. 2017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 상위 10개국 중에서는 일본과 캐나다를 제외하면 탄소세를 도입한 나라가 없다.

세율도 천차만별이다. 세율이 가장 높은 스웨덴은 이산화탄소 환산톤(tCO₂e) 당 119달러이나 세율이 가장 낮은 폴란드는 이산화탄소 환산톤 당 1달러 미만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세계 탄소세율 또는 배출권 거래가격 평균은 이산화탄소 환산톤 당 2달러 수준이다.

구체적인 안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이같은 상황에서 EU가 탄소국경세 수준을 자국(탄소배출권 톤당 약 7만원) 수준으로 강제한다면 단순계산으로 한국은 탄소배출에 따른 부담이 4배 증가하게 된다. 행정처리비용 증가와 이중과세 논란도 있다. 부담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긴 하지만 탄소배출에 대해 일정한 비용을 지불한 기업들이 어떤 형태로든 세부담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추가 세부담이 없어도, 수출을 위해 제출해야 할 서류가 늘어나는 것만으로 기업에는 부담이다.

정부는 우선 EU의 발표를 지켜본 후 국내제도와 국제협의 양 측면에서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와 환경부, 산업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연구용역도 시작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제도를 어느 정도 정비할지 검토해야 하지만, EU안을 무작정 따라가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내기업이 우려하는 이중과세 부분에 대해서도 정부 입장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EU와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EU 입장에서도 환경규제 제도를 갖고 있는 나라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의 반발에 부딪칠 것"이라며 "EU가 발표하고 나면 양자협의를 진행하면서 정보를 기업과 공유하고 공동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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