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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日 스가의 장기집권 베팅…"도쿄올림픽 메달 휩쓸면 여론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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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지지율이 낮아 어려움을 겪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 강행 의지를 밝힌 것이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회 개최를 밀어붙이는 가운데 현지 여론도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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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사진=AFP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가 총리의 올림픽 강행은 가을 총선을 앞두고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일종의 모험이자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둔 중국에 밀릴 수 없다는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게 정치 관측통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정치 매체인 도쿄인사이드라인의 도시카와 다카오 에디터는 스가 총리와 측근들은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가 가을 총선을 앞두고 추락하는 지지율을 반전시키기 위한 최고의 베팅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가 총리는 막상 도쿄올림픽이 시작되면 올림픽 열기가 달아오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여기에 일본에 올림픽 메달까지 쏟아지면 그는 가능한 빨리 총선을 치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에 외국인 관중을 받지 않기로 했고 내국인 관중은 1만명을 상한으로 정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내국인들의 응원에 힘입어 일본 선수들이 메달을 휩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스가 총리는 축제 분위기를 타고 9월 초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종료 이후 조기총선(원래 임기는 10월 21일까지)을 소집해 4년 추가 집권을 노릴 수 있게 된다. 스가의 현 총리직 임기는 9월까지이다.

만약 도쿄올림픽 개최 후 코로나19가 재유행한다면 스가 총리는 후폭풍에 시달리겠지만 이미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상황에서 사실상 도쿄올림픽 개최밖에 지지율 반전 카드가 없다는 게 관측통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중국 견제 역시 도쿄올림픽 강행의 배경이라는 시각도 있다. 도쿄올림픽이 실패한 다음 내년 초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는 건 일본 정가에서 가장 원하지 않는 그림이라는 것이다. 도쿄올림픽이 취소될 경우 공적자금 수조엔을 들인 수년 간의 올림픽 개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 장본인이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스가 총리의 이런 판단은 일단 통하는 모습이다. 지난주 NHK 여론조사에서 도쿄올림픽 개최 취소를 원하는 비율은 한달 새 49%에서 31%로 줄었다. 19일 공개된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도 대회 취소(30%) 및 재연기(12%) 의견은 한 달 전보다 합계 21%포인트 감소했다. 최근 G7 정상회의에서 다른 나라 정상들로부터 올림픽 지지를 받은 것도 힘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이니치 조사에서 응답자 3분의 2는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은 "가능하지 않다"고 했고, 응답자 85%는 스가 총리의 재임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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