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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5승 박민지 "현경이만 신경 쓰면서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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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 한국여자오픈 최종 17언더파 우승

박현경과 이어진 박빙 승부 끝에 2타 차 제쳐

"9승 멀게만 보였는데..목표 향해 최선 다할 것"

이데일리

박민지가 우승트로피를 건네 받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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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충북)=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어제와 오늘 36홀 경기하면서 오직 (박)현경이만 신경 썼다.”

박민지(23)가 내셔널 타이틀 한국여자오픈에서 시즌 5승째를 달성한 뒤 숨이 가빴던 우승 경쟁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박현경은 20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박현경(21·15언더파 273타)의 추격을 2타 차로 따돌렸다.

이날 우승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5승째를 달성한 박민지는 상금도 9억원을 돌파했다.

1타 차 박빙의 승부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승부로 이어졌다. 박민지와 박현경은 지난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도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쳐 박민지가 우승, 박현경이 준우승했다.

일주일 만에 다시 우승을 놓고 펼쳐지는 재대결이어서 승부에 관심이 더 쏠렸다. 3위 이정민(29)과는 7타 차여서 마지막 경기는 박민지와 박현경의 매치플레이 대결처럼 펼쳐졌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박현경 쪽으로 기울었다. 3번과 4번홀에서 박민지가 보기를 적어내며 흔들렸다.

박민지는 “아침을 많이 먹고 경기에 나와서 그런지 체한 것처럼 가슴이 답답했고 전반에 경기가 잘 안 풀리면서 공격적으로 치려니 오히려 더 안 좋은 상황이 계속 나왔다”며 “하지만 1라운드 때 1번과 2번홀에서 보기를 하고 난 뒤 4언더파를 쳤을 때처럼 오늘도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니 1라운드처럼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바꾼 이후 경기가 잘 풀려갔다”고 말했다.

연속 보기로 2타 차 2위로 밀려났던 박민지는 6번홀부터 8번홀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1타 차 선두로 앞서 갔다.

이후 경기는 더욱 박빙으로 이어져 17번홀까지 동타로 공동 선두를 이뤘다. 박현경이 역전하면 박민지가 따라갔고, 박민지가 앞서 가면 박현경이 추격해왔다.

연장으로 이어질 것 같았던 승부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나온 절묘한 아이언샷으로 갈렸다.

박민지는 홀까지 138m를 남기고 7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70cm에 붙여 완벽한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박현경은 티샷이 왼쪽으로 당겨져 공이 러프에 빠지면서 결국 3타 만에 그린에 올라왔다. 먼저 퍼트한 박현경이 파를 놓쳤고, 박민지는 버디 퍼트를 넣어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박민지는 “홀보다 오른쪽인 그린 가운데를 보고 치려고 했으나 어드레스하는 순간 그렇게 치기 싫어졌다”며 “‘이 샷에 인생을 걸어보자’는 마음으로 홀을 향해 쳤고, 공이 날아가는 순간에도 ‘가라’라고 속으로 외쳤다. 잠시 후 그린 쪽에서 함성이 나는 걸 듣고 홀에 가깝게 붙은 걸 알게 됐다. 버디로 승부를 내고 싶었다”고 마지막 순간을 돌아봤다.

지난주까지 4승을 달성하는 동안 뚜렷한 목표를 밝히지 않고 “매 대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온 박민지는 이날 우승 뒤 “폭포수처럼 우승하고 싶다”며 KLPGA 투어 한 시즌 최다승을 정조준했다.

KLPGA 투어 한 시즌 최다승은 2007년 신지애(33)가 세운 9승이다.

박민지는 “4승을 할 때만 해도 9승이 멀게 느껴졌었는데 아직 상반기가 끝나지 전에 9승의 절반을 넘겼으니 이제는 그 목표를 따라가고 싶다”면서 “목표를 향하다 보면 9승까지는 못하더라도 가깝게 갈 수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그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올해 벌써 5승을 챙기며 9억4804만75000원의 상금을 번 박민지는 더 많은 상금을 획득하고 싶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만 3억원을 받았다.

그는 “저 때문에 부모님께서 돈을 많이 쓰셨으니 노후에 편안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더 많은 상금을 벌고 싶다”며 “한번을 우승하고 나서 어머니께 선물을 사드렸는데 되레 ‘쓸데없는 데 돈을 쓴다’고 꾸중을 들었다. 다이아몬드 반지라도 사드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지금은 차곡차곡 모으고 싶다”고 말했다.

박민지의 어머니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때 은메달을 딴 원조 ‘우생순’ 여자 핸드볼 대표팀 주전 골게터 김옥화(63) 씨다. 아버지 박재기(62) 씨는 은행원 출신이다.

KLPGA 투어 시즌 10개 대회 만에 5개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박민지는 다음 주 휴식을 취한 뒤 7월 2일부터 강원도 용평에서 열리는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6승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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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가 20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DB그룹 한국여자오픈 마지막 4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버디 퍼트를 넣을 뒤 주먹을 쥐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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