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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우수축제 예산삭감으로 존폐위기... 연극계 집단행동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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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번에 국고를 배정받지 못해 존폐위기에 놓인 축제들. /한국연극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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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청소년연극제, 아시테지 아동극축제, 젊은연극제를 비롯한 우수 축제들이 국고 지원을 받지 못해 존폐위기에 놓였다. 연극계는 한국연극협회 등 전국 35개 단체가 포함된 예술창작정책살리기비상회의(이하 비상회의)를 발족하고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비상회의는 20일 ‘예술창작 지원정책 이대로 좋은가?’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비상회의는 이 성명서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 민간단체공모사업인 대한민국공연예술제(총 사업비 54억1000만원) 예산이 8억1600만원 삭감돼 연속성을 가져야 할 축제들이 무더기 탈락했다”며 “공연예술계가 분노한다. 총 예산을 원점 회복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대한민국공연예술제에는 연극·뮤지컬, 무용, 음악, 전통, 다원 등 5개 분야 108 건이 신청하였으나 사전에 결정된 장르대표 3건을 제외하고 총 41건이 선정되었다. 연극 31건 중 9건, 무용 19건 중 14건, 음악 27건 중 8건, 전통 26건 중 9건, 다원 7건 중 4건 등이다. 이 과정에서 15년 이상 된 중견축제, 장르를 대표하던 축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축제 등이 대거 탈락하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한국연극협회 김관 사무총장(비상회의 간사)은 20일 전화통화에서 “(오는 8월 충남 공주에서 대회가 열리는) 전국청소년연극제의 경우 각 지역 예선이 끝난 상황에서 예산 전액 삭감을 통보받았다”며 “지역에서 준비를 하면서 활성화되는 공연축제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 특히 아동청소년 관련 축제들을 다 팽개쳐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설득을 해야 할 문체부는 예술위로, 예술위는 다시 기재부로 이 문제를 떠넘기고 있다”며 “대한민국 기초예술정책의 방향을 기재부가 정하느냐?”고 반문했다.

기재부는 예술위에 “3년 이상 된 축제의 지원은 불필요하다. 앞으로도 매년 10%씩 예산을 지속 삭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비상회의는 전했다. 축제예산을 삭감한 배경에는 공연축제를 선심성, 소비성 행사로 인식하는 기재부 시각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비상회의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코로나 사태로 대규모 집회는 불가능해, 국회와 청와대를 상대로 공연축제에 대한 몰이해를 지적하고 해결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김관 사무총장은 또 “예술인 고용보험 시행은 환영하지만 이렇게 지역 대표축제들을 버리고 예술인의 활동범위를 좁히면 고용상태를 무엇으로 증명하란 말이냐”며 “총 예산의 원점 회복은 물론 이미 진행 중인 불합리한 창작지원예산 및 운영체계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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