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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9개 대회 출전해 5승 박민지 "시즌 최다승 도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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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한국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치켜든 박민지.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음성=연합뉴스) 권훈 기자 = "시즌 최다승에 도전하겠습니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대세'로 떠오른 박민지(23)가 처음으로 시즌 최다승이라는 큰 목표를 내걸었다.

박민지는 20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박현경(21)을 2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올해 9개 대회에 출전해 무려 5차례 우승한 박민지는 신지애(33)가 2007년 시즌에 세운 시즌 최다승 기록(9승) 경신 가능성을 높였다.

신지애도 당시 시즌 초반 9차례 대회에서 5승을 올렸다.

박민지는 "4승을 했을 때만 해도 멀었다 생각해 최다승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서 "이제 5승을 하고 나니 반 이상 왔으니 그런 목표를 세우면 비슷하게는 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폭포수처럼 우승이 쏟아졌으면 좋겠다'던 박민지는 "몇 승까지 할지는 나도 모르겠다. 선수는 대회 우승하려고 대회에 나오는 것 아니냐. 매 대회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우승은 박민지의 첫 메이저대회 정상이다.

"8승을 하면서도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었는데, 뜻깊고 기쁘다"는 박민지는 "뒷바라지해주신 어머니께 마음은 다이아몬드 반지라도 해드리고 싶은데 엄마가 극구 사양하신다. 부모님께서 노후에 돈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도록 열심히 모으고 있는데 아직 반도 못 채웠다. 더 열심히 골프를 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지를 골프 선수로 키워낸 모친 김옥화(63) 씨는 1984년 LA 올림픽에서 여자 핸드볼 대표 선수로 출전해 은메달을 딴 체육인이다.

이날 박민지와 우승 경쟁을 벌인 박현경은 박민지와 국가대표로 2016년 팀 세계 선수권대회 금메달을 합작한 동료였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면서 더없이 친한 선후배 사이지만 2주 연속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지는 뜨거운 라이벌이 됐다.

박민지는 "3라운드와 4라운드 36홀 동안 사실은 현경이만 신경 썼다"고 털어놨다.

"3라운드에서 현경만 따라갔다. 오늘도 현경이가 샷이 좋아서 타수를 줄일 것으로 생각했기에 현경이가 어드레스만 해도 긴장됐다"며 웃었다.

둘은 이날 17번 홀까지 네 번이나 선두 자리를 주고받는 접전을 펼쳤다.

"경기 초반에 속이 너무 좋지 않았다. 울렁거리고 먹은 걸 토할 것 같았다"는 박민지는 "3, 4번 홀 연속 보기로 2타차로 뒤졌을 때는 이대로 끝나나 싶었다. 하지만 첫날에도 초반엔 좋지 않았지만 좋은 스코어로 끝냈던 기억을 되살려 힘을 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15번 홀(파4) 버디로 1타차 선두로 나섰다가 가장 쉬운 16번 홀(파5)에서 보기를 적어내 공동선두를 허용했던 박민지는 "피칭 거리에서 그린에 볼을 올리지 못했다. 챔피언조에서 우승을 다투는 선수로서 속이 쓰렸다"면서 "(2m 거리) 파퍼트는 홀도 스치지 못했다. 참 가지가지 한다고 자책했다"고 자신을 꾸짖었다.

박민지는 승부를 가른 18번 홀(파4) 두 번째 샷은 "살짝 미스샷"이라면서도 "밋밋하게 파로 이기지 말고 버디로 승부를 내고 싶었다. 인생을 걸어보자며 친 샷이었다"고 밝혔다.

158야드를 남기고 7번 아이언으로 강하게 친 샷은 왼쪽으로 휘어져 떨어지면서 핀 1m 옆에 붙었다.

박민지는 "오늘 가장 잘 맞은 샷이었다. 핀보다 우측을 봤는데 살짝 왼쪽으로 휘어졌다"면서 "아마 처음부터 핀을 겨냥했다면 왼쪽 연못으로 빠졌을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민지는 5승을 하면서도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우승 인사를 다니는 등 연습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 거의 없었던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스폰서 분들이 배려해주신 것인지 불러주시지 않았다"는 박민지는 "우승 축하 전화도 많이 하지 않으시더라"며 활짝 웃었다.

24일 개막하는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는 불참하는 박민지는 "이미 3주 전에 정해놨던 일정이라서 특별히 달라질 건 없다. 푹 쉬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늘 하던 대로 체력 훈련과 연습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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