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미접종 20~40대 확산+델타변이 가속 우려…"7,8월 모임 자제 절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거리두기 완화로 20~40대 확산 속도 빨라질 수"

"델타변이 확산 우려…앞으로 두달은 모임 자제해야"

뉴스1

김부겸 국무총리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에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1.06.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정부가 7월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20일 발표했다. 자율과 책임에 방점을 둔 새 거리두기에는 사적모임을 6인까지 허용하고 수도권 식당·카페·노래방 영업시간을 밤 12시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방역 방향에는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활동량이 많은 젊은층 접종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은 만큼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공개한 개편안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거리두기 완화를 단계적으로 적용해 내달 1일부터 14일까지 6인 모임을 허용하고, 15일 이후에는 8인까지 모임을 허용하게 된다. 비수도권의 경우 새 지침이 적용되는 7월1일부터는 사적모임 금지가 전면 해제된다.

식당·카페·노래연습장 등 다중이용시설은 밤 12시까지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식당과 카페의 경우 오후 10시까지만 매장 내 취식이 허용됐고, 그 이후에는 포장·배달만 가능했다. 수개월째 폐쇄된 수도권의 유흥시설과 콜라텍도 다시 문을 열 수 있다.

뉴스1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2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 쇼핑몰 내 극장에 이용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1.6.2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20~40대 백신접종이 시작되고, 고령층의 2차 접종이 마무리되는 7~8월까지 거리두기 완화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한 달 정도만 늦췄으면 한다"며 "특히 예방접종이 아직 시작이 안 된 20~50대가 주로 이용하는 업장 영업시간이 연장되고 모임 가능 숫자도 늘어나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7~8월 안정된 상황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방역 완화는 백신접종율이 올라가면서 당연히 고려할 수 있지만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며 "고위험군 접종이 6월 말 마무리되더라도 항체 형성까지 2주 이상 소요되므로 7월 중후반까지 시행을 늦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거리두기 완화로 방역 고삐가 풀릴 경우 자칫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접종이 아직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워 우려가 크다"며 "특히 50대 미만은 거의 백신접종이 안돼 있어서 20~40대에서 전파가 크게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델타변이 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개편으로 8명까지 모일 수 있게 되면 단체 회식을 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면서 "60대 이상은 대부분 백신을 맞았지만 1차 접종까지만 됐기 때문에 여전히 감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이 자정까지 연장되는 데 대해서는 "술집 영업시간이 늘어나면 이제 실내에서 모임을 할텐데 실내는 (환기가 잘 안돼)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면서 "술자리 회식은 7~8월에는 가능한 피하고 필요하면 가족모임만 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방역당국이 거리두기를 대폭 완화했는데 코로나19 확산 상황도 안정적으로 가고 있고, 백신접종률도 올라가고 있으니 때는 됐다고 본다"면서도 "너무 해이해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현존하는 변이 중 가장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인도발 델타변이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정재훈 교수는 "방역의 가장 큰 적은 방심"이라며 "영국의 확산 추이를 보면 백신 미접종자 위주로 급격히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백신접종으로 이달 초 하루 3000명선까지 떨어졌던 영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델타변이 확산으로 17~19일(현지시간) 사흘 연속 1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입원율도 일주일 전보다 약 40% 증가했다.

천은미 교수는 "델타변이가 문제"라며 "영국 알파변이보단 적지만 국내에서도 전파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영국처럼 치명적인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 교수는 이어 "델타변이는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백신 회피가 많다"면서 "백신 1차 접종자들은 2차 접종 때까지 두 달 정도 모임을 자제하고,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델타변이 돌파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접종 속도를 높여야 할 필요성도 됐다. 엄중식 교수는 "델타변이 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방역 완화 메시지가 이미 실제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어서 현재로서는 빠르게 백신접종을 진행하는 게 유일한 (확산 방지) 방법이라고 본다"고 했다.

천은미 교수는 "7~8월 내 최대한 1개월 안에 일반 성인 접종을 마쳐야 한다"며 "그러려면 (접종 간격이 3개월인 아스트라제네카보다는 1, 2차 접종이 한 달이면 끝나는) 화이자나 모더나가 좋을 것이다. 백신 수급을 최대한 빨리 해 여름에 일반 성인들이 백신접종을 완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9월 개학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거리두기를 완화하되, 방역수칙을 위반한 업소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도입할 필요성도 거론됐다. 정기석 교수는 "광주광역시의 경우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3주까지 영업정지를 한다"며 지침을 잘 지키는 사람이 억울하지 않도록 현장의 감독이나 처벌도 실효성 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angela0204@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