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K뮤지컬, 중국 일본 시장 사로잡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우주대스타 공연 모습 [사진 = CJ문화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상하이 황푸구 주장로 663번 빌딩 2층엔 한국 뮤지컬 전용 극장이 있다. 대학로에서 인기리에 공연됐던 창작 뮤지컬 '우주대스타'를 오픈런으로 장기 공연하는 곳이다.

이 공연을 수입한 중국 기획사 포커스테이지 관계자는 "펍, 우주 공간, 은하 등 공간 설정을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 전용 극장을 만들었다"며 "지난해 한국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공연 성공으로 중국에서 한국 공연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일본 도쿄 극장에서 재연되고 있는 한국 창작 뮤지컬 `마타하리`. [사진 제공 = 우메다예술극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EMK뮤지컬컴퍼니가 2016년 선보인 첫 창작 뮤지컬 '마타하리'는 현재 일본 도쿄 다테모노 브릴리아홀에서 재연을 하고 있다. 역시 라이선스 수출이다. 도쿄 공연이 끝나면 다음달 아이치와 오사카 극장에서 관람객과 만난다. EMK의 김지원 부대표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일본 관객들이 한국 뮤지컬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중국 상하이 우주대스타 전용극장 [사진 = 별들의고향, 포커스테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K뮤지컬이 중국과 일본 공연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현지 투어 공연은 어렵지만 한국 창작진들이 만든 뮤지컬이 로열티를 받고 속속 팔려나가고 있다.

중국이 가장 큰 수출지다. 중국은 2013년부터 '김종욱 찾기' '빨래' '총각네 야채가게'를 수입한 데 이어 최근엔 대학로 마니아 뮤지컬인 '미아 파밀리아' '미오 프라텔로' '더 픽션' '루드윅:베토벤 더 피아노' 라이선스를 구매해 현지 배우 캐스팅으로 공연을 올렸다. 중국 공연계는 자체 창작 콘텐츠가 미약한 데다 영미권 뮤지컬과는 거리를 두고 있어 한국의 공연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적극적이라는 관측이다.

일본 역시 한국 뮤지컬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일본의 뮤지컬 시장은 우리보다 2배 이상 규모가 크지만 90%가 라이선스 수입 공연이다. EMK는 '마타하리'와 '웃는 남자' 판권을 일본에 수출했다. 지난 2월엔 일본 아사쿠사 규게키 극장에서 한국 시인 백석의 시를 모티브로 한 창작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한 달간 공연됐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역시 2017년 일본의 대형 제작사 도호프로덕션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도쿄 닛세이극장의 1000석 이상 대극장에서 공연됐다. K뮤지컬은 이미 창작 작품 수가 영국과 미국을 넘어 세계 1위로 추산된다. 특히 2030 여성 팬덤이 받치고 있는 독특한 대학로 문화를 배경으로 창작 뮤지컬이 전체 뮤지컬에서 매출 규모로는 30%에 이른다.

이유리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2010년 김준수가 '모차르트!'에 출연하며 아시아 팬덤을 한국으로 집결시킨 것이 창작 뮤지컬 수출의 신호탄이었다"고 분석했다.

일찌감치 아시아 시장을 무대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강병원 라이브㈜ 대표는 "아시아 각국에서 한국 창작 뮤지컬의 드라마와 감수성, 무대 기술,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이어서 중국과 공동 제작 제안을 여기저기서 받고 있다"며 "한국이 아시아 시장에서 뮤지컬 허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를 중국 23곳에 라이선스 수출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일본에 이어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도 K뮤지컬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제작자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CJ ENM의 행보 역시 한국이 뮤지컬 큰손으로 발돋움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CJ는 뮤지컬 '킹키부츠' '빅피쉬' '물랑루즈' '백투더퓨처' 에 공동제작자로 참여해 글로벌 공연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CJ 같은 한국 기업이 영미권에 자본 투자하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인지도가 높은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를 공연에 접목하면 앞으로 엄청난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향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