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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잠행’ 尹이 엉거주춤하는 사이…‘꿩 잡는 매’라던 秋는 대선출마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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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동훈 대변인 사퇴 / 같은 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3일 대선출마선언 예고

세계일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사진 왼쪽)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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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유력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참여 선언을 앞두고 그의 대변인이 ‘일신상 사유’로 자리에서 물러난 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예고가 맞물리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추 전 장관은 최근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꿩 잡는 매’라며 자기만큼 윤 전 총장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으며, 출마가 윤 전 총장을 키운다는 관측을 ‘우스꽝스러운 프레임’이라고 물리친 뒤, 이를 ‘꿩 잡는 매를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임명 열흘 만인 20일 오전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일신상의 이유로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논설위원 출신인 그는 지난 10일 윤 전 총장의 첫 대변인이 됐다. 하지만 그가 물러나면서 윤 전 총장의 공보 업무는 함께 대변인으로 선임된 이상록 대변인이 수행한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18일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두고 일었던 메시지 혼란이 이 대변인의 사퇴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이 대변인은 라디오 방송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한 바 있으나, 같은날 윤 전 총장은 민생 탐방 후 진로를 결정하겠다면서, 입당 문제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신중하게 결론을 낼 것이라는 메시지를 냈다.

그가 2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과 안 맞는 부분이 있었나’라는 물음에 “그건 해석하시기 바란다”고 대답한 것도 여러 해석을 낳는다. 대변인직 사퇴가 소위 ‘윤석열 X파일’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거와는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추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오랜 고심 끝에 결심했다. ‘사람이 높은 세상’을 향한 깃발을 높게 들기로 했다”며, 오는 23일 오후 2시에 유튜브 채널 ‘추미애TV’를 통한 대선 출마 선언을 예고했다.

그는 “사람보다 높은 것은 없다. 사람은 돈보다 높고, 땅보다 높으며, 권력보다 높다”며 “‘사람을 높이는 나라’는 주권재민의 헌법정신을 구현하며, 선진강국의 진입로에서 국민의 품격을 높이는 나라”라고 자신의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사람’ 키워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 먼저다’를 떠올리게 한다.

법무부 장관 시절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의 당사자이기도 한 그는 지난 17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는 “나만큼 윤석열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제가 꿩 잡는 매다”라며, 검찰총장 사퇴 후 야권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한 윤 전 총장의 저격수를 자임했다.

한편,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을 둘러싼 비판과 함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는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대권 행보가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윤 전 총장 입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권 도전 여부에 ‘생각을 조만간 정리해 밝히겠다’는 게 최 원장 입장이지만, 출마 가능성을 일축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야권의 기대감은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에 최 원장을 윤 전 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과 함께 ‘당의 대선주자’로 규정했으며,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원전 경제성 조작을 밝혀낸 최 원장에게 (검찰이) 보복 수사를 하고 있다”는 말로 최 원장을 엄호했다.

윤 전 총장은 서울 광화문 인근에 사무실을 열고 오는 27일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힐 예정이지만,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는 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의 최 원장 응원도 비슷한 맥락이라는 게 일각의 분석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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