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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투수 만큼 강한 내야수비, 윈나우 LG가 라인업 고정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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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류지현 감독이 지난 9일 잠실 NC전에서 홈런을 친 문보경과 주먹을 맞대고 있다. |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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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투수진에 의지하는 상황에서 다른 카드를 써서 팀에 혼란을 줄 수는 없다고 본다.”

언뜻 보면 이해하기 힘들다. 투수진이 막강한 만큼 타선이 보다 활발하게 터지면 보다 쉽게 승리를 쌓을 것 같다. 백업 혹은 2군 야수들을 투입해 라인업 변화를 고려할만 하다. 하지만 사령탑은 장점 극대화를 응시했다. 투수진과 내야진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최소실점 경기를 이어가는 흐름을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투수와 타자가 양극화를 이루면서도 선두 경쟁을 이어가는 LG 얘기다.

숫자를 보면 상황이 한눈에 들어온다. LG는 지난 19일 잠실 KIA전까지 경기당 평균 4.35점을 올리고 3.92점을 실점했다. 경기당 평균 득점에서 8위, 경기당 평균 실점에서 최소 1위다. 득실차 0.43점인데 이 차이가 LG의 동력이 된다. LG는 시즌 내내 선두권을 유지 중이다. 약 4주 동안 루징시리즈 없이 위닝시리즈를 이어간다. 매경기 상대를 압도하고 연승을 길게 이어가지는 못해도 꾸준히 승패마진을 벌고 있다. 지난 19일 잠실 KIA전 승리로 올시즌 처음으로 승패마진 +11을 찍었다.

마냥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고전하다가 부상으로 이탈한 로베르토 라모스, 주전 2루수 정주현과 3루수 김민성이 타격 부진이 투타 양극화를 일으켰다. 지난해 OPS(출루율+장타율) 0.959를 기록했던 라모스는 올해 OPS 0.739에 머무르다가 허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장점이 있는 정주현은 지난해 OPS 0.658에서 올해 OPS 0.635, 김민성은 지난해 OPS 0.709에서 올해 OPS 0.611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루와 3루에 변화를 생각할 수 있다. 라모스의 이탈을 OPS 0.846의 문보경이 기대 이상으로 메우는 것처럼 2루와 3루도 변화를 통한 반등을 기대할 만 하다. 오지환이 이탈한 사이 잠재력을 증명한 신인 내야수 이영빈(OPS 0.728)이 2루를 맡고, 3루는 현재 2군에 있는 손호영(퓨처스리그 OPS 0.848)이 맡을 수 있다. 문보경의 주포지션이 3루임을 고려해 문보경을 3루수, 김호은(퓨처스리그 OPS 0.925)을 1루수로 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손호영과 김호은 모두 짧게 나마 1군에서 타자로서 경쟁력을 보였다. 김호은은 대타 역할도 맡을 수 있다.

그러나 류 감독은 내야진 조화에 중점을 뒀다. 현재 주전 내야수들이 수비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을 포기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그는 “투수진과 내야 수비는 상당히 안정된 상태라고 생각한다. 팀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안정된 부분에 변화를 주기는 힘들다”며 “우리 팀은 투수진에 의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카드를 써서 투수들에게 혼란을 줄 수는 없다고 본다. 변화를 통해 공격을 향상시킬수도 있겠지만 팀 전체의 균형도 생각해야 한다. 결정적인 순간 김민성과 정주현의 수비로 실점을 막는 모습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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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민성이 득점하며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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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LG는 수비지표에서도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인플레이타구 범타 유도율(DER)에서 0.698로 2위, 야수진 에러 숫자는 33개로 이 부문 최소 2위다. 김민성은 마치 기계처럼 땅볼타구를 아웃으로 연결시키며 정주현은 번개같은 송구 연결동작으로 아웃카운트 2개를 만든다. 오지환이 대체불가 유격수인 것처럼 수비에서 김민성과 정주현을 대체할 3루수와 2루수를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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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주현이 지난 8일 잠실 NC전에서 땅볼을 잡아 송구하고 있다. 서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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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수비는 기술만큼이나 경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정확하고 안정된 수비를 펼치기 위해서는 타자마다 타구의 특성, 상대 주자의 주력 등을 머릿속에 넣어둬야 한다. 실패로 체득하는 부분인데 김민성과 정주현은 경험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물론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다. 저득점 경기가 반복되면서 루징시리즈, 혹은 패배가 반복된다면 충분히 다른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다만 지금은 변화를 꾀할 상황이 아니다. 정규시즌 우승이 목표인 것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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