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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엔진 없는 전기차’ 시대, 자동차 그릴도 생존위해 변신 중[주말車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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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라이팅 그릴 기술. 차량 그릴 전체를 조명으로 활용해 자율주행 모드(사진 왼쪽 위부터), 전기차 충전 모드, 웰컴(환영) 라이트 기능 등을 구현할 수 있다.[사진 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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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은 자동차 디자인에도 일대 변화를 불러왔다. 자동차의 첫 인상을 좌우하는 라디에이터 그릴(통풍구)의 쓰임새가 불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사람의 폐와 신장을 형상화한 BMW의 ‘키드니 그릴’, 범퍼까지 그릴 크기를 키운 아우디 ‘싱글프레임 그릴’은 자동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지만,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그릴을 아예 디자인하지 않는다. 모터를 쓰는 전기차에선 엔진을 식혀주기 위한 그릴이 굳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외부와 교감하는 LED 그릴 공개한 현대모비스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최근 그릴에 엔진 통풍 말고 새로운 역할을 부여했다. 지난 17일 공개한 ‘라이팅 그릴(lighting grill)’이 대표적이다.(사진 위) 라이팅 그릴은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해 조명 색깔로 자율주행 상태, 전기차 충전, 비상 경고등 표시 등 주행 시 다양한 상황을 나타낸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마음이 급하다” “밥 먹어서(충전해서) 기분 좋다” 같은 각각의 상황을 청색·녹색·적색 등의 LED로 알려준다.





현대모비스는 라이팅 그릴뿐 아니라 ‘그릴 일체식 액티브 에어 플랩’ 기술도 공개했다.(영상 참조) 마치 에어컨 송풍구가 위아래로 움직이듯 냉각수 온도에 따라서 그릴이 상하로 이동하며 엔진과 모터의 열을 식혀준다. 그릴을 아예 닫을 수도 있다. 겨울철에는 차량 난방 효율을 높이고, 공기 저항을 줄여 연료 효율을 높이기도 한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는 히터를 사용하면 배터리 충전량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우일 현대모비스 모듈랩장(상무)은 “미래차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기술 완성도와 감성 품질을 결합한 혁신적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차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현대차는 최근 디자인 측면에서 큰 변화를 주고 있다. 201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쏘나타·그랜저에 적용한 ‘헥사고날(육각형) 그릴’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삼았다. 그런데 최신 전기차 아이오닉5에선 그릴을 생략했다. 그 대신 범퍼 하단 쪽에 지능형 공기유동 제어기(에어벤트)를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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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컬 키드니 그릴이 들어가 있는 BMW의 전기차 i4. [사진 BMW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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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역시 기존 키드니 그릴에 변화를 주고 있다. 올해 출시한 BMW 4시리즈를 보면 3·5시리즈에 비해 그릴 형상이 세로로 길어지고, 가로는 줄어든 형태다. 마치 사람 콧평수가 수직으로 길어진 형태로 BMW에선 이를 ‘버티컬 키드니 그릴’로 부르고 있다. BMW는 i4·iX 같은 전기차 모델에도 4시리즈와 같은 버티칼 키드니 그릴을 택했다.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해 그릴 외곽선에는 푸른색을 칠했다. BMW는 기존 대비 더 커진 그릴에 센서·레이더·카메라 등 미래차에 필요한 부품을 탑재하고 있다.



독일 3사는 브랜드 정체성 위해 유지



아우디와 메르세데스-벤츠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형태의 ‘가짜 그릴’을 전기차에 적용하고 있다. A4·A6 등에 적용된 아우디의 ‘싱글 프레임 그릴’은 전기차 e트론에도 그대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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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릴 위치에 검은색 패널을 넣은 다음 삼각별 패턴을 삽입한 벤츠 EQS. [사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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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역시 브랜드를 상징하는 ‘삼각별’을 전기차에 그려넣었다. 벤츠 전기차 EQS는 옛 그릴 위치에 검은색 패널을 탑재했고, 패널 가운데에는 삼각별을 넣었다. 선택 사양에 따라 검은색 패널에 있는 삼각별 주변으로 수많은 작은 별을 추가할 수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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