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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5.18 왜곡 사무총장' 임명한 이준석…이게 혁신? 도로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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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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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2020.10.16/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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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의 살림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3성 장군 출신인 한기호 의원을 지난 17일 임명했다. '젊고 새로운 보수'를 앞세운 이준석 체제에 맞는 인사가 아니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한 의원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세월호 참사 등과 관련해 막말을 쏟아낸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광주 아프게 할 일 없을 것" 사흘만에 '5.18 부정' 사무총장 임명

국민의힘은 그동안 호남에서 민심을 얻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5.18 묘역에서 무릎을 꿇은 이후 이같은 경향은 가속화됐다. 이 대표는 이같은 방향성을 강화했다. 5.18과 같이 역사적 평가가 끝난 사안에 대해 딴지를 걸어온 '꼴보수'와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광주를 찾아 "광주 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언행에 국민의힘은 김종인 체제에서 많은 반성을 했고 그 기조는 새 지도부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며 "과거의 일로 다시는 광주 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같은 다짐의 진정성이 사흘만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기호 사무총장 임명 때문이다. 한 사무총장은 지난 2014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북한의 각종 매체에서 5.18을 영웅적 거사로 칭송한다. 북한은 매년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한다"고 밝혔던 바 있다.

'5.18'과 '북한'을 연결하는 수구적 시각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한 사무총장은 "북한이 왜 5.18을 기념하나"라며 "우리가 북한에서 일어난 일을 기념하는 날이 있는가"라고 언급했다.


세월호, 5.16도 막말...이게 보수의 품격?

한 사무총장의 '막말'은 '5.18 부정'에 그치지 않아왔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북측에서 우리정부를 비난하는 메시지를 내자 "드디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며 "이제부터는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단체와 사이버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와 '북한'도 연결한 것이다.

2012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육사사열 논란 당시에는 "5.16 쿠데타는 결론적으로 구국의 혁명일 수 있다"고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역사인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세작(간첩)"이라고 불러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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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전북 군산형 일자리 기업 현장 방문 및 간담회를 위해 군산시 명신공장을 찾은 가운데 강임준 군산시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1.6.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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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식에서만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다. 시대착오적 막말도 나왔다. 2013년 임신 중 과로로 숨진 중위에 대해 "본인에게 상당한 귀책사유가 있었다"고 말했고, 2020년에는 청년실업 해결방법으로 "군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늘리면 10만명을 취업시킬 수 있다"고 밝혀 비판을 들었다.

조롱에 가까운 비판 방식도 '보수의 품격'과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한 의원은 지난해 우리 공무원의 서해 피격 사건 당시 "북한은 언론 매체에 바다에 떠내려온 오물을 청소했다고 하는데 청와대는 아무런 대꾸가 없는가. 문재인 대통령도 그 오물 쓰레기 중 하나가 아닌가"라고 글을 썼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를 언급하며 "강 장관과 지금까지 살았다는 그 자체만으로 훌륭하다"고 말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적도 있다.


'한기호' 언급없는 이준석…도로 새누리당 신호탄?

그렇다고 한 사무총장이 임명 과정에서 과거 발언들에 대해 사과 의사를 밝힌 것도 아니다. 이준석 대표 역시 공식적인 반응이 전무하다.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나올 경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여온 이 대표 답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사무총장 임명에 대한 지지층의 반응도 우호적이지 않다. '펨코' 등 친야 성향 커뮤니티에서도 '한기호 카드'가 무리수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 대표가 내세워 온 '새로운 보수'와 맞지 않다는 것이다. '펨코'의 누리꾼 A씨는 "이준석 주 지지층 2030세대가 극도로 혐오하는 발언만 줄줄이 한 사람이다. 청년 지지율 빨아먹었으니 버리겠다는 건가"라고 분개했다.

여당 역시 한 사무총장을 두고 집중 포격을 날리고 있다. '이준석 체제'의 허상을 지적할 타겟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김진욱 대변인은 "이것이 이 대표가 말하는 혁신인가"라고, 김영배 최고위원은 "정말로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변화에 적합한 것인가. 젊은 꼰대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정의당도 "환골탈태하던 국민의힘이 도로 새누리당으로 돌아가는 신호탄이 바로 한기호 사무총장 임명이 될 것"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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