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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SNS세상] "가위 없어서 가위를 못 꺼내요"…없어지지 않는 '악마의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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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명환 인턴기자 =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악마의 포장'.

아이디 '아****'를 사용하는 누리꾼이 가위 포장에 불만을 피력하며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게시한 글이다.

상품이 플라스틱으로 밀폐 포장돼 있지만 뜯는 곳이 없어 가위나 칼 같은 절단도구 없이 꺼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시글은 3천여회 조회되는 등 관심을 끌었다. "가위 필요해서 가위를 샀는데 가위가 없어서 가위를 못 꺼내" 등 수긍하는 댓글도 다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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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스터 포장.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환경부 제공]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일부 상품에 사용된 플라스틱 포장이 뜯기 불편하고 위험하다는 지적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 가위·칼 없으면 못 뜯는 블리스터 포장…부상 위험도

누리꾼들의 지적을 받는 포장 방식은 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상품 외형에 맞도록 성형한 뒤 밀봉 포장하는 '블리스터 포장'(종이·플라스틱 결합 포장)이다. 플라스틱 포장재에 제품 부분만 볼록 튀어나온 모습이 물집(Blister)처럼 보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블리스터 포장은 투명하고 단단한 플라스틱 포장재를 이용해 상품이 잘 보이는 데다 외부 충격으로부터 상품을 보호할 수 있다. 포장 비용 절감과 제품 노출을 통한 마케팅 효과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포장 방식이 개봉하기 불편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플라스틱이 압착돼 있어 포장을 뜯기 힘들뿐더러 개봉 과정에서 가위나 칼을 사용해야 해 다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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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스터 포장 방식을 지적하는 게시글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15일 동대문구 한 생활용품 판매점에서 만난 직장인 김민주(가명·24)씨는 "플라스틱 포장을 뜯을 때마다 잘 안 뜯겨 손이 아팠다"며 "포장재 절단면도 날카로워서 다칠까 무섭다"고 털어놨다.

대학생 박정원(가명·25)씨는 "생활용품 구매 후 플라스틱 포장을 뜯다 보면 쓰레기가 필요 이상으로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블리스터 포장에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PVC)과 복합재질 플라스틱은 대부분 재활용이 어려워 일반쓰레기로 취급돼 소각 또는 매립되는 실정이다.

◇ "블리스터 포장 줄이거나 개봉 방식 개선해야"

전문가들은 블리스터 포장을 줄이거나 블리스터 포장의 개봉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외국에서는 블리스터 포장을 쉽게 열 수 있도록 포장재에 개봉 손잡이를 만들어두기도 한다.

김재능 연세대 패키징학과 교수는 "제품 보호나 포장 비용, 홍보 효과를 고려하면 (업체들이) 블리스터 포장을 쉽게 포기할 순 없을 것"이라면서도 "손으로 뜯기 쉽게끔 패키징의 구조나 디자인을 변경하는 등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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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개봉할 수 있는 블리스터 포장
[위키피디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대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 안전을 위해 포장재 관련 개선할 방안이 있을지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hwanee102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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