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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아내와 반려견 둔기 살해한 남편…현장엔 10대 자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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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 자냐" 말다툼 끝에 범행…112 신고해 자수

1심 징역 12년→2심 징역 15년…"피해자 측 합의 철회"

뉴스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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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지난 5월 아내와 반려견을 둔기로 무참히 때려 숨지게 한 40대 남성이 부산고등법원 항소심 재판장에 섰다.

2심 법원은 A씨(40대)에게 1심보다 형량이 3년 늘어난 징역 15년을 선고했고, 그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그 동안 A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해 11월2일 오전 6시20분께 부산 수영구 한 아파트에 살던 A씨는 이른 잠에서 깨자 물을 마시기 위해 거실로 나갔다.

이후 A씨는 작은 방에서 휴대전화를 하고 있던 아내 B씨(40대)를 발견했다.

A씨는 "이 시간까지 안 자고 뭐하냐, 오늘 같이 외출 하기로 했는데 왜 안 자냐?"라고 쏘아 붙였고 말다툼이 시작됐다.

B씨가 이전에 외도한 남성을 언급하자 A씨의 분노는 커졌고 잡동사니에 있던 길이 30cm짜리 둔기를 집어 들었다.

판결문을 보면 B씨는 자신의 언급대로 한 차례 외도를 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일로 A씨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을 앓아 왔던 것으로도 조사됐다.

반면 유족 측은 A씨가 평소 금전적인 문제를 일으켜왔고 사건 당일도 이 문제로 B씨와 다투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줄곧 말해왔다.

외도 문제 또한 수년 전 모두 해결됐으며 범행 명분을 만들기 위해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행 당시 격분한 A씨는 B씨의 얼굴 등을 향해 둔기를 20여 차례 휘둘러 숨지게 했고, 옆에 있던 반려동물도 둔기로 때려 죽였다.

A씨는 어머니인 C씨에게 전화를 걸어 범행 사실을 털어놨고, C씨의 권유로 112에 전화를 걸어 자수했다.

재판 과정에서 범행 장소에 10대 자녀가 함께 있었던 사실도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1심인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는 지난 2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살인죄는 인간의 생명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를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수사에 적극 협조했고 슬하에 부양할 자녀가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후 검찰은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항소장을 제출했고 부산고등법원에서 2심이 진행됐다.

2심인 부산고법 형사2부는 1심 판결(징역 12년)을 파기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1심 과정과 가장 큰 차이는 '합의' 유무였다. A씨는 7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1심에서는 A씨가 B씨의 가족들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고 합의를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B씨의 가족들 중 일부가 2심에서 합의를 철회하면서 처벌 의사를 재판부에 보였다.

아울러 재판부는 사건 현장에 어린 자녀가 있음에도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데 대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어린 자녀가 함께 있는 주거 공간에서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는데 어린 자녀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큰 고통과 상처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며 "나아가 어린 자녀로 하여금 사실상 가족공동체가 해체되는 아픔까지 감당하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꾸짖었다.

이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해 보면 1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s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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