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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배진솔의 전자사전]삼성이 가장 먼저 받던 퀄컴칩, 中 스마트폰에 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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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부족에 전략 스마트폰 출시 연기…'선택과 집중'

퀄컴 '스냅드래곤 888' 수급 문제…중화권 스마트폰 시장 성장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애플·중화권에 밀려 삼성 '4위'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차량용 반도체에 이어 스마트폰용 반도체 부족으로 삼성전자가 당초 8월 선보일 예정이던 ‘갤럭시 S21팬에디션(FE)’ 공개가 한 달 이상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갤럭시 S21 FE에 탑재되는 퀄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 원인 중 하나는 커져가는 중화권 스마트폰 시장이라고 합니다. 퀄컴도 중화권 스마트폰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삼성에 가장 먼저 신제품을 공급하던 관례를 깨고 중국 업체에 공급했다고 하는데요. 오늘 ’배진솔의 전자사전‘에서 자세한 내막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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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스마트폰 반도체 ‘스냅드래곤 888’ (사진=퀄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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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퀄컴칩 수급 문제…中 스마트폰 업체 ‘큰 고객사’로 떠올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FE 출시를 9월 이후로 연기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당초 8월초 언팩행사를 통해 갤럭시 Z폴드3, Z플랩3와 함께 S21 FE를 공개한 후 8월 내 3개 제품을 모두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었는데요.

갤럭시 S21 FE는 특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중요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왔습니다. 올해는 노트 신제품이 없고 전작 갤럭시 S20FE가 200만대 이상 판매되는 등 예상 밖의 흥행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삼성이 퀄컴에서 공급받는 ‘스냅드래곤 888’ 반도체 수급 문제로 3개 제품을 모두 출시하기엔 반도체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것이죠.

업계에서는 현재 스마트폰 반도체 부족 문제는 삼성전자만의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반도체 부족의 큰 이유로 ‘중화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을 꼽습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화웨이의 공백을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이 채우며 신모델 출시 경쟁이 심화됐다는 것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원래 퀄컴은 중요한 고객사인 삼성전자에게 새로운 스마트폰 AP가 나오면 제일 먼저 공급했다”며 “그래서 연초에 갤럭시가 나오면 그 다음 중국의 오포, 비보 등이 스마트폰을 출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스냅드래곤 888’은 중국이 ‘8’이라는 숫자를 좋아해 이름부터 바꿔서 출시한 것”이라며 “퀄컴 입장에선 중화권 업체의 주문량이 대폭 많아지자 큰 고객사로 대우하고 있다.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삼성보단 중국 업체에 먼저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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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2018년 1분기부터 2021년 1분기) (자료=카운터포인트 리서치)


中 스마트폰 업체, 전기 대비 62% 성장…삼성, 전세계 4위 점유

실제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연간 출하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삼성전자는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인 애플과 중국 업체들에 밀린 상태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1분기 1억3570만대로 전기 대비 6% 늘어났습니다.

제조사별 1분기 5G 스마트폰 출하량을 보면 애플, 오포, 비보, 삼성, 샤오미 순입니다.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은 신형 스마트폰 출시 효과에 힘입어 전기 대비 62% 성장한 1900만대를 출하했습니다. SA는 “이는 중국 내 5G 스마트폰 수요 덕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의 1분기 출하량은 1700만대로 같은 시기 애플(4040만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우디 오 SA 디렉터는 “삼성전자가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중국에서 포트폴리오 격차가 크다”며 “최대 5G 시장인 중국에서 존재감이 매우 낮고, 이는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퀄컴의 반도체 수급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실적발표 이후 “반도체 품귀 사태가 스마트폰 업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 사태가 연말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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