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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탄소중립 해결? 암모니아에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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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달 25일 HMM, 롯데정밀화학, 롯데글로벌로지스, 포스코, 한국선급, 한국조선해양 등 6개 회사 관계자들이 그린 암모니아 해상운송 및 벙커링 컨소시엄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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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배출한 만큼 여러 방식으로 다시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이른 바 '탄소중립'이 최근 산업계 최대 이슈 중 하나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른 산업군에 비해 많은 포스코 등 철강사들과 조선사 그리고 정유·화학사 등이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탄소배출을 줄일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런데 주요 굴뚝산업 기업들의 각종 '그린 계획'을 보다보면 자주 등장하는 물질이 있다. 암모니아다. 악취와 부식의 이미지만 갖고 있던 암모니아 연구를 위해 기업 간 동맹까지 체결됐을 정도다.

탄소중립과 관련해 암모니아 활용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에너지, 또 하나는 운송이다. 암모니아는 직접 연소시켜도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고, 저장·운반 등 취급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전자에 집중하는 게 조선사고, 철강사 등이 후자를 연구 중이다.

◆ 굴뚝산업 '탄소중립 해결사'로 주목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모든 조선사들이 암모니아 연료추진 선박 개발에 나선 상태다. 당장 암모니아만으로 움직이는 배를 만들기 보다는, 암모니아와 다른 연료를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선박 개념으로 먼저 접근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 이중연료 추진선이라 하면 액화천연가스(LNG)나 액화석유가스(LPG)를 기존 연료인 벙커C유 등과 와 함께 사용하는 선박을 의미한다. 여기에 '암모니아 레디(Ammonia Ready)'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암모니아 레디'란 최소 개조만으로 이중연료 추진선에 암모니아 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연료탱크를 만들어주는 일종의 서비스로 이해하면 된다.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0% 줄여야 하는 선주에게 조선사가 "관련 기술이 개발 되는대로 암모니아 사용으로 전환 가능한 연료탱크를 장착해주겠다"고 세일즈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암모니아 추진선 기본인증도 받아뒀다. 조선업계에서는 암모니아를 사용한 이중연료 추진선이 등장하는 시점을 2024년 말이나 2025년 초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암모니아 연료추진 선박을 개발하기 위해 선급, 선주사, 엔진 제조사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독자 암모니아 연료공급 시스템 개발, 상세 선박 설계 등을 거쳐 2024년 상용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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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사와 현대자동차그룹 등 자동차업계가 주목하는 건 수소를 옮길 수단으로서의 암모니아다. 해외에서 온실가스 배출 없이 생산된 '그린 수소'를 국내외로 잘 옮기는 게 중요한데, 이때 수소를 잠시 암모니아로 바꿔서 수송한다는 계획이다.

수소(H)에다 질소(N)를 합성하면 암모니아(NH3)가 된다. 그러면 기존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고 손실률도 적다. 기존 유통망을 활용한다는 건 전 세계 88개나 되는 암모니아 수출입 터미널 사용 가능성을 뜻한다. 국내에도 인천·여수·울산 등 3개의 수입 터미널이 있다.

또 암모니아는 수소 저장 능력이 좋다. 부피 대비 수소저장용량이 120kg-H₂/㎥이다. 동일무게 액화 수소의 수소저장밀도(60kg-H₂/㎥)보다 2배 높다. 또 암모니아는 끊는 점이 - 33 ℃로 필요한 에너지가 낮고 액화가 용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밖에 현대오일뱅크는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암모니아를 제공받아 2024년까지 설립 예정인 LNG보일러 연료로 일부 활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 암모니아를 발전소 연료로 활용하게 되면 이산화탄소가 확연히 줄어든 공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 기술한계 조기극복이 관건


그런데 암모니아를 선박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선 해결해야할 문제도 적지 않다. 한나래 대우조선해양 책임엔지니어는 "암모니아 이중연료의 경우 연료탱크가 기존의 3배, 암모니아만으로 추진하려면 4배 크기가 돼 선적량이 줄게 된다."며 "또 암모니아는 인체에 유해한 독성물질이고 부식을 시키는 특성도 갖고 있다. 이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암모니아만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 되더라도, 대형 선박에 사용 가능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시간문제 일순 있지만, 암모니아는 아직 국제해사기구(IMO)가 공식 지정한 대체연료가 아니기 때문에 국제규정이 없다보니, 현재로선 설계를 완성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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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의 모습. LNG선은 대표적인 이중연료 추진선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2024년이면 암모니아를 이중연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사진 제공 = 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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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용 활용에 있어서도 기술적 장애물이 존재한다. 지금까지는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빼낼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상용화 사례가 없다. 그러다보니 수소를 암모니아로 합성하는 기술은 이미 상용화 됐지만, 암모니아에서 다시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암모니아 수소추출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에너지 효율과 촉매의 경제성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이웃나라인 일본도 암모니아를 주목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주요국 탄소중립 정책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소개한 지난해 말 일본 정부가 발표한 '그린성장전략'을 보면 화력발전에 암모니아 연료 비중을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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