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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코로나 '안심' 객실부터 수소트램까지…철도산업 新기술 생생한 '물밑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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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부산 '국제철도기술산업전'.…코로나 99% 객실 살균기 '주목'

고속열차엔 현대로템, 경전철·전기버스엔 우진산전…소리없는 '각축전'

뉴스1

현대로템이 개발한 고속열차 전경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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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김희준 기자 =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공동연구 끝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살균 검증을 최초로 성공한 제품입니다. 30초에서 1분 만에 살균시간이 걸리는 타사제품보다 최대 30배 빠른 2초만에 99.9%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잡아냅니다."(애니텍 관계자)

"현대로템의 고속열차는 이미 국내의 까다로운 안전규정을 통과한 제품이라, 배전선 안전처리가 약한 중국, 일본 등 경쟁국가의 열차보다 높은 안전성을 유지한다는 게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현대로템 관계자)

지난 18일 부산 벡스코 전시장엔 '2021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RailLog Korea 2021)을 보기 위한 국내외 바이어와 참가업체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국내 유일·세계 4대 철도산업 전시회…현대로템 등 810개 부스 등록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은 세계 4대 철도산업 전시회이자 국내 유일의 철도 전문전시회다.

세계최대 철도 전시회라 불리는 독일 베를린의 이노트란스(InnoTrans) 행사를 벤치마킹해 2003년부터는 2년마다 1번씩 개최하고 있다. 벌써 10회째다. 올해엔 부산시와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코레일)가 공동주최한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95개사가 810개 부스를 신청했다. 방역절차를 완료하고 들어선 행사장은 생각보다 한산했다.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일반인 공개행사는 하루 뒤인 19일이다.

각 철도업체의 부스에서 관련 제품과 신기술을 열심히 경청하는 이들 모두 국내 철도 신제품을 구입하기 위한 국내외 바이어나 철도업계 관계자다. 코로나19에도 국내외 철도업계의 높은 관심도와 열의에 절로 어깨가 으쓱해진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현대로템 전시관이다. 현대로템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고속열차 생산업체다. 현장에선 친환경 운송수단인 수소전기트램과 시속 320㎞ 속도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KTX-이음)를 선보였다.

현대로탬 관계자는 "수소전기트램은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와 전기 배터리를 조합한 혼합 하이브리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전기트램은 이미 많은 지자체가 지하철을 대신할 교통수단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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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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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트램과 연계한 수소충전소 패키지 전략 짠 현대로탬


현대로템은 울산 등 수소도시를 선언한 지역에 수도전기트램과 패키지로 수도충전소를 함께 제공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기존 전기트램은 배터리 1회 충전시 최대 40~50㎞를 갈 수 있어 겨우 노선을 왕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하지만 수소트램은 1회 충전에 최고속도 시속 80㎞, 최대 주행거리 150㎞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에선 KTX-이음(EMU)의 실물도 전시했다. 시속 320㎞를 달릴 수 있는 이음의 KTX 운전석을 직접 살펴볼 수 있었다. 다소 좁은 듯한 공간이지만,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운전사가 챙겨야 할 각종 상황·계기판을 보니, 열차 운행 1번에도 쉽지 않은 숙련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로템이 열차제작업계의 터줏대감이라면 우신산전은 떠오르는 신예다. 우신산전 관계자는 "최초 현대로템에 부품을 공급하던 업체가, 직접 완제품을 생산한 것이 우진산전의 시초가 됐다"고 했다. 주로 경전철과 도시철도 차량에 강자인 우진산전은 별내선(서울 8호선) 연장을 위해 새로 개발한 도시철도 차량을 선보였다.

우진산전이 개발한 전기버스의 설명을 맡고 있던 현장 관계자는 "대부분의 철도, 교통차량 제작업체의 경향이 친환경 교통환경에 민감하다"며 "신기술의 주기가 15년쯤이라 보고, 우신산전도 수소전기 열차와 자율주행 등 친환경 신기술에 미래먹거리를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열차의 객실과 버스 승객을 위한 방역 제품도 눈에 띄었다. 현대로템과 우진산전 전시관 가운데에 이웃한 애니텍은 작지만 옹골찬 살균기를 소개했다.

애니텍 관계자는 "지난해 말 에어컨으로 여과된 공기 속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죽지 않고 공기 중에 비산해 전파하는 사례를 발견하고, 철도기술연구원과 함께 UV-C LED 광선을 활용한 살균기술을 개발해 이를 실내 살균장치 등에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미국 뉴욕 지하철에도 응용돼 안전성과 효율성이 검증됐다.

공기청정기와 코로나 바이러스 살균기능을 접합한 애니텍 살균기는 국내 최초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용해 직접 살균 실험을 단행해 최초로 공인 시험성적서를 확보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잡는 국내 살균기 시장을 선점한 애니텍은 이제 지하철과 버스, 승강기 등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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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텍 관계자가 휴대용 살균기의 시연회를 하고 있는 모습. 열차운행 종료시 수동 살균소독 일손을 크게 덜어줄 바이러스 살균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김희준 기자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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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초만에 코로나 99.9% 소멸…국내 최초 코로나 실험인증 '살균제품'도

현장 관계자는 "열차의 코로나 방역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휴대용 살균기도 개발했다"며 "이미 UV-C LED 광선을 활용한 비슷한 후발주자들이 많지만, 현재까지도 30초에서 1분 정도 걸리는 99.9% 바이러스 살균효과를 단 1~2초 만에 완료할 수 있는 것은 저희 제품뿐"이라고 자신했다.

이미 현대로템이 수주한 차량에 내부부품으로 채택돼, 애니텍의 매출규모는 2019년 27억원에서 2020년 67억원으로 급성장했으며 올해는 201억원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수도권고속철도(SRT) 운행사인 SR는 열차바퀴에 센서를 부착하는 자체 신기술을 선보였다. 센서는 이상 진동신호를 확인해 관제시스템에 경고신호를 보낸다. SR 관계자는 "육안이나 수동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차량의 이상, 또는 열차 선로의 이상을 뚜렷이 잡아내 궁극적으론 열차이용객의 안전과 편의를 높일 수 있었다"고 했다.

이밖에 국가철도공단은 스마트·디지털·친환경·저탄소를 주제로 한 그린철도 구축을 전시관의 주제로 내놨다. 여기엔 5대 철도 핵심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디지털 철도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자리에선 제로에너지 역사 등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철도와 공단의 그린뉴딜 추진사업도 들을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으로 해외 입출국이 제한돼 지난해와 달리 해외철도 기술을 쉽게 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쉽다"면서도 "올해 철도기술은 특히 밀폐된 공간인 객실열차의 방역 문제와 국정과제인 친환경 철도기술이 주를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19일 일반인 공개로 4일간의 대장정을 마친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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