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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마취환자 성추행에 '공분'…논란의 '수술실 CCTV' 설치, 실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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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신체 지속적으로 만진 의사 재판 넘겨져

"뭐 믿고 수술대 올라가나" 시민들 '분노'

전문가 "최소한 안전 위해 CCTV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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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병원에서 환자를 성추행한 의사에 대한 공분이 커지면서 수술실 내 폐쇄회로(CC)TV 설치 관련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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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서울의 한 병원에서 마취상태인 환자를 성추행한 의사에 대한 공분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술실 내 폐쇄회로(CC)TV 설치 관련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CCTV가 의료사고나 성폭력 등을 입증하고 예방할 수 있다는 긍정적 의견과 의료분쟁 급증, 사생활 침해 등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전문가는 최소한의 안전을 위한 수술실 내 CCTV 설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개인정보침해 방지를 위한 CCTV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17일 보도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산부인과 인턴이었던 A씨를 강제추행과 유사강간 혐의로 지난 2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달 7일 A씨를 기소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4월 이 병원 산부인과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마취된 상태에서 수술대기 중인 환자의 회음부 등 신체 부위를 지속적으로 만진 의혹을 받는다. A씨는 또 "(여성의 신체를) 좀 더 만지고 싶으니 수술실에 있겠다", "처녀막을 볼 수 있냐", "남자는 덩치가 크면 성기도 큰데 여자도 그러냐", "자궁을 먹나" 등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성추행 행각은 지난해 3월 병원 징계위원회 기록이 공개되며 알려졌다. 병원은 당초 A씨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내렸으나, 사건이 보도된 후 논란이 확산하자 A씨의 수련의 자격을 취소했다. 그러나 A씨의 의사 면허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가 산부인과뿐 아니라 소아과 등에서도 수련한 사실이 알려지며 의료인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불안감은 더욱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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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예방 등을 위한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렇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선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환자가 의료사고 등으로 생명·신체 및 재산상 피해를 입었을 경우, CCTV가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떳떳하다면 CCTV 설치를 꺼릴 이유가 없다고 본다"라며 "의사라는 사람이 환자를 상대로 파렴치한 성추행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가해 의사에 대한 면허조차 박탈하지 않는데, 어떤 국민이 안심하고 병원을 맘 놓고 찾을까. 수술대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환자는 알 길이 없다. 적어도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안전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의료계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반발하고 있다. CCTV로 인해 의료진의 심리가 위축되고, 의료진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는 등 환자-의료진 간 신뢰를 저해하는 악영향이 생길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7일 성명을 내고 "의료진을 상시 감시 상태에 둬 집중력 저하를 초래하고, 과도한 긴장을 유발해 의료 행위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라며 "우리나라의 의료사고 발생률이 세계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극히 일부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사건을 일반화해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게 된다면 이는 의료진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수술실을 잠재적 범죄 장소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치료에 대해서도 환자와 보호자들의 불만족이 발생할 때마다 의료인의 과실을 입증하려는 의도로 촬영 자료 열람을 요청하는 것은 빈번한 의료분쟁으로 확대시킬 수 있어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며 "이는 오히려 불필요한 논쟁이나 오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의협은 이어 개인의료정보 비밀보장 권리침해, 영상정보 유출로 인한 개인정보 침해, 외과계열전공 기피현상으로 인한 의사 부족 등을 CCTV 설치 반대 이유로 들었다. 아울러 의료계·정부·정치권·환자단체 등의 논의기구를 구성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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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 설치./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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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최소한의 안전을 위한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CCTV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CCTV 관련 국내 한 전문가는 "찬반을 따지기 전 이 논쟁이 왜 나왔는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라며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면 반대하는 것은 자신의 몸을 보여주는 환자 측이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거꾸로 되어있다. 대리수술, 성폭력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기 때문에 환자들은 자신의 개인 정보가 노출되는 걸 무릅쓰고서라도 CCTV 설치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의료진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CCTV는 지하철, 공공시설 등에도 이용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 모두를 잠재적 범죄자로 생각하나"라고 반문하며 "유치원, 요양원에서 CCTV 의무화하고 있다. 애초에 수술실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이런 논쟁이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CCTV 문제로 의료분쟁이 급증할 것이란 지적에 대해선 "모든 의료진이 범죄자가 아니듯, 모든 환자가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의료분쟁 급증을 걱정하는 것은 논리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CTV로 환자나 의료진의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는데, 만약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이는 병원에서 노출되는 것이고, 병원이 관리 주체"라며 "이는 병원이 CCTV를 일정 기간이 지나면 폐기하는 등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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