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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황당무계 ‘상위 2% 종부세’ 강행, 어쩌다 이런 나라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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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18일 의원총회를 열어 ‘공시가격 상위 2% 종합부동산세 부과 방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압도적 국회 의석을 갖고 있어 이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4·7 보궐선거 참패 이후 송영길 민주당 대표 등 당 지도부는 부동산 세금 폭탄이 주 패인이라고 보고 “종부세 도입 취지대로 상위 1%만 부담시키자”면서 종부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친문 강경파가 “부자 감세는 안 된다”고 반발하자 우왕좌왕하다 결국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기형적 부동산 세제를 만드는 ‘출구 전략’을 선택했다.

‘상위 2% 종부세’같이 과세 대상을 비율로 정하는 사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집값은 해마다 바뀌는데 2% 기준을 적용하면 매년 과세 대상자가 달라진다. 납세자들은 고지서가 날아올 때까지 종부세 대상 여부조차 알 길이 없다. 세상에 국민이 세금을 낼지 안 낼지 막판까지 알 수 없는 그런 세금도 있나. 집값이 떨어져도 2%에 포함되면 종전보다 세금을 더 내는 황당한 사례도 생길 수 있다. 과세 요건과 징수 절차를 법률로 정해 납세의 예측 가능성을 도모하도록 한 ‘조세 법률주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한마디로 해외토픽감 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파행의 뿌리는 문 정부가 엉터리 정책으로 부동산 값을 폭등시켜 놓은 데 있다. 문 정부 출범 전엔 서울의 100가구 중 4가구만 종부세 과세 대상(9억원 초과)이었는데, 문 정부 4년 만에 서울 아파트 가격이 60%나 올라 평균 매매가격이 11억원을 넘고, 5~6가구 중 1가구가 종부세 대상이 됐다. 국민이 집값 올려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집을 팔아 차익을 챙긴 것도 아닌데도 주택 보유세 부담을 갑자기 2~3배씩 올리는 게 말이 되나. 소득 없는 고령 은퇴자 등은 보유세 외에 건강보험료 등 다른 준조세 부담도 커져 피해가 심각하다.

4·7 보선에서 민심의 역풍을 맞고 노선을 수정하는가 했지만, 결국 4년 내내 지속해 온 ‘부동산 정치’의 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상위 2% 종부세'는 국민을 다수 대 소수로 나눠 선거에서 이길 수만 있으면 무슨 일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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