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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고상한 인물 난다’던 칠곡 웃갓마을… 이준석 고향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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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김두규의 國運風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선대 고향에 가보니

조선일보

경북 칠곡군 청구공원묘지에 있는 이준석 대표의 선영. /김두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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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걸은 지령인가? 25년 전 경북 칠곡군 지천면 웃갓마을을 답사한 적이 있다. 그때 답사기를 필자는 전북일보에 기고하고 이후 출간한 책에 수록했다. 그곳을 찾은 건, 당시(1997년)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기에 그 잠재력을 엿보고자 하였다. 그의 고향인 웃갓마을은 인상적이었다. 충분히 ‘왕기가 서렸다!’고 생각했다. 그때 기록이다.

“마을 이름 ‘웃갓’은 매화나무의 윗가지[上枝]라는 뜻이다. 소학산 정상에서 이곳 지세를 살펴보면 칠곡 왜관읍 석전리가 매화나무 뿌리이고, 왜관읍 매원리는 줄기이며, 이곳이 그 윗가지에 해당하는 형국이다. 꽃은 가지 끝에서 핀다. 꽃이 피면 그윽한 향기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윗가지 땅은 고상한 인물을 배출한다.”(‘우리 땅, 우리 풍수’)

그러나 이수성 전 총리는 경선에서 탈락했다. 필자 역시 ‘웃갓마을’을 잊었다. 지난 6월 12일 토요일 ‘웃갓마을’을 다시 찾았다. 하루 전인 6월 11일,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서 당내 거물들을 제치고 당선되었는데 그도 이곳이 ‘고향’이기 때문이다.

서른여섯의 정치인이 제1 야당 대표가 된 것은 대한민국 사상 초유의 일이다. 해외에서까지 뉴스거리가 되었다. 세 번 국회의원에 출마해 세 번 다 낙선한 그가 제1 야당 당대표가 되었으니 ‘신선한 충격’이다. 조선일보 강천석 고문은 “40대 기수론(旗手論) 등장 이후 50년 만에 출현한 30대 주역(主役)의 정치 지진이다. 정치 구도가 좌우(左右)에서 신구(新舊) 대결로 바뀌었다”고 규정하였다<조선일보 6월 12일 자 A26면>.

변화의 조짐을 이미 감지하고 있던 정치인도 있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은 그 전날인 6월 10일 광주 MBC ‘황동현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내일 치러질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서 정당 사상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져 정치 변화에서 돌파구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그의 ‘예언’대로 ‘국민의힘’만이 아닌 전 국민을 놀라게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준석 대표의 능력일까? 그럼 왜 세 번씩이나 낙선을 했을까? 답답한 현실 정치에 짜증을 낸 국민의 여망이 이준석을 통해 폭발된 것일까? 이에 대한 답변은 정치평론가들의 몫이다.

이 글은 풍수적 관점에서의 해석이다. 흔히 한 인간의 흥망성쇠에 절대적 영향을 주는 것 3가지로 ‘一命·二運·三風水(일명·이운·삼풍수)’를 꼽는다. 금수저·흙수저·머리 좋은 것·타고난 성별 등 이 모든 것은 한 개인이 거부할 수 없는 타고난 것[命]이다.

둘째가 운인데, 운은 흔히 때[時]라고도 말하며 ‘타이밍’이란 말로도 통용된다. ‘천하 영웅도 때를 만나야 영웅이다’라는 속담과 상통한다. 타고난 명은 어찌할 수 없지만, 때[運]는 한 개인의 직관과 결단에 좌우된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유행시킨 “별의 순간(Sternstunden)”이 이것이다. 이준석 대표가 이번 경선에 출마한 것은 때, 즉 “별의 순간”을 잡은 것이다.

“별의 순간”을 잡아 당대표가 되었지만, 훗날 대권을 거머쥘 것인가? 풍수사들은 바쁘다. 지난 토요일 웃갓마을을 찾았을 때 마을 입구에 “이준석 당대표 당선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웃갓마을을 둘러본 풍수사들의 다음 행선지는 그의 선영들이다. 그곳에서 멀지 않은 ‘청구공원묘지’에 그의 조부모 묘가 있다. 당대표 경선 전부터 이미 많은 풍수사가 다녀간 듯하다. 선영의 특징을 여기서 논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풍수사·호사가·기자들의 발길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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