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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조사’ 트집부터 잡는 국민의힘, 시험대 오른 이준석의 ‘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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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한겨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환담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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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국면 전 큰 암초를 만났다. 시한폭탄을 끌어안은 느낌이다.”

국민의힘 소속 영남권 한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투기 의혹 전수조사 개시를 앞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오는 21일 권익위는 국민의힘 등 야5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투기 의혹 전수조사에 본격 착수한다. 조사 대상은 의원과 배우자, 직계 존·비속이다. 권익위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7조의2, 제86조 규정에 따라 공소시효 기간 7년 내 거래 내역 중 새도시 관련과 언론에서 의혹이 제기된 사안, 권익위 공직자 투기행위 신고 접수 사안 등을 두루 조사하게 된다. 범위가 작지 않다. 이준석 새 대표 체제 전환 뒤 지지율 상승, 당원 증가로 고무적이던 분위기는 한순간에 위기감으로 뒤덮였다. 먼저 조사를 받은 더불어민주당이 의원들의 탈당·출당 요구로 배수진을 친 만큼 국민 눈높이는 한층 높아질 것이다.

새도시 개발 지역인 수도권에 의석이 전무하다시피 해 관련 의혹과 거리가 멀다던 당당함은 지난 7일 권익위가 발표한 민주당 내 위법 의혹 의원 12명, 위법 행위 16건 목록 앞에서 온데간데없다. 권익위가 민주당 의원들의 위법 의혹을 적발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하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에 송부한 16건의 내용을 보면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6건)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3건) △농지법 위반 의혹(6건) △건축법 위반 의혹(1건) 등이다. 특히 농지법 위반이나 명의신탁 의혹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수차례 문제가 불거졌던 사안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 5월 발표한 21대 국회의원 농지소유현황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의원 300명 중 농지 소유자는 81명(배우자 포함). 당별로는 민주당 39명, 국민의힘 37명 등이다. 소유 면적으로 비교하면 국민의힘 의원들의 농지가 민주당 의원들 것보다 많다.

그간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들의 투기 관련 의혹에도 일단 모르쇠로 일관했다. 강기윤 의원(재선·경남 창원성산)은 가족 명의 기업이 경남 진해항 인근 땅을 270억원에 매입한 뒤 1년 만에 팔아 30억원의 차익을 봤다는 의혹 등으로 압수수색을 받았고, 정찬민 의원(초선·경기 용인갑)은 용인시장 재직 시절이던 2014~2018년, 주택건설 인허가와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지만, 당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이 4월부터 두달간 소속 의원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을 때, 국민의힘은 권익위의 정치 성향을 문제 삼으며 정부와 월성원전 감사 등으로 대립했던 ‘최재형 감사원’의 조사가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조사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지난 9일에야 감사원에 조사 요구서를 제출했고, 이튿날 감사원이 권한 없음을 밝히자 등 떠밀려 부랴부랴 권익위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11일 제 발로 권익위를 찾아 조사 의뢰서를 제출한 뒤에도 “권익위 조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신뢰할 수 없다”(13일), “아직 정치적 편향성 논란은 남아 있다”(15일)는 논평은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지난 3월부터 소속 의원 전원(102명)의 전수조사 동의서를 받아놨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권익위가 요구한 개인정보활용 동의서를 제출하기까지는 일주일이 걸렸다. 가족들의 동의 서명도 필요하다는 이유로 17일이 돼서야 동의서 전부를 권익위에 제출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공정한 조사는 (민주당보다) 저희가 더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조사를 압박해온 민주당을 향해 “탈당을 거부하는 의원들에 대한 시선을 전환하려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공정성 담보를 위해 (민주당 재선 출신인) 전현희 권익위원장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인) 안성욱 권익위 부위원장도 직무회피를 하는 게 맞다”고 날을 세운다.

국민의힘은 안 부위원장의 직무회피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권익위를 향한 공세와 압박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런 대치 국면에서 조사 결과가 나온다 한들 “억울하다”, “조작됐다”며 반발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 당내에선 벌써 “권익위를 앞세운 야당 탄압”, “여당 계파 정리 차원에서 권익위 조사를 이용하고 실제론 야당에 칼을 겨누려 하는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이 돌아다닌다.

“적어도 민주당의 기준보다 엄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이준석 새 대표가 지난 11일 당선 뒤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결과가 나오면 어떤 조처를 할 것인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부동산 투기 의혹은 이 대표가 핵심 가치로 앞세운 공정이 훼손된 대표 사례다. ‘이준석 공정’이 시험대에 올랐다.

김미나 정치팀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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