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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공기업 기관장 4명 해임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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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한국보육진흥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우체국물류지원단 등 4곳의 기관장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공공기관장 해임 건의를 의결한 것은 6년 만이다.

18일 기획재정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고 공기업·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 131곳에 대한 2020년도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의결했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교수·회계사·변호사 등 민간 전문가 108명이 131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실적과 59개 기관의 감사에 대한 직무수행에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윤리 경영, 경영 관리, 주요 사업 등 영역별 등급을 토대로 종합 점수를 매기며 등급은 S(탁월), A(우수), B(양호), C(보통), D(미흡), E(아주 미흡) 등 6가지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해 경영실적에 대한 평가에서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부동산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23개 기관(17.6%)이 'A' 등급을 받았다. 작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공공성·효율성·사회적 가치에 더해 '윤리경영 평가'를 추가 강조했다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미흡 이하(D·E) 등급을 받은 기관은 21곳(16%)으로 전년보다 4곳 늘었다.

신도시 땅 투기로 공분을 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회장 갑질 파문으로 물의를 빚은 한국마사회 등이 낙제점을 받았다.

이날 정부는 'E' 등급을 받은 우체국물류지원단과 한국보육진흥원, 2년 연속 'D' 평가를 받은 4개 기관에 대해 재임 중인 기관장의 해임 건의안을 의결했다.

LH, 윤리경영 낙제점…성과급 지급도 보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회장 갑질 파문 한국마사회는
공기업중 유일한 '최저등급'

공항公, 자영업 임대료 상생
심평원, 마스크 안정화 기여
정부정책 부응해 좋은 점수

매일경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둘째)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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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에서 경영 부진, 회장의 갑질 파문을 일으킨 한국마사회가 공공기관 경영 실적 평가에서 최저 등급인 '아주 미흡(E)' 등급을 받았다. 평가 대상 36개 공기업 중 유일하다. 소속 직원의 3기 신도시 부동산 투기로 물의를 빚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미흡(D)' 등급을 받았다. 임원은 성과급을 전액 삭감당하고 직원들도 수사 결과 확정 전까지 성과급 지급이 전면 보류된다. 코로나19로 국민들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던 공공기관에 호된 채찍을 때린 것이다. 반면 실적은 다소 좋지 않았더라도 마스크 대책 수립, 임대료 인하 등 국민 안전과 상생에 나선 기업들에는 후한 점수를 줬다.

1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 결과'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경영실적에 대해 종합등급 '미흡(D)' 평가를 받았다. 지표별로 보면 윤리경영에서 최하 등급인 '아주 미흡(E0)'을 받았고, 리더십과 조직·인사, 재난·안전 등 주요 지표에서도 낮은 등급인 '미흡(D0)'을 받았다. 다만 '경영관리' 범주에서 '보통(C)' 등급을 받으며 성과급 전액 삭감은 피했다.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는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등 비위행위에 대한 관리 책무 소홀, 비위 행위의 중대성 및 영향 등을 감안해 LH 기관장과 임원에 대해 성과급을 전액 미지급하기로 의결했다. 종합등급 '미흡(D)' 이하인 LH는 종합 등급에 따른 성과급 지급 대상은 아니지만 경영 관리 부문에서 '보통(C)' 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이 부문 성과급은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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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는 LH 직원들에 대해서도 수사 결과 확정 전까지 성과급 지급을 전면 보류하고 추후 수사 결과를 토대로 지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LH가 올해 받아야 할 성과급은 전년 대비 8분의 1 수준인데, 임원과 기관장은 (비위에 대한)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며 "기관장과 임원은 성과급을 전액 삭감하고 직원들도 일단 지급을 보류한 채 추후 수사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2019년 당기순이익 1449억원을 올렸던 마사회는 지난해 경마 중단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으며 당기순손실 43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경마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해 마권 판매 수입이 급감한 결과다. 3월 취임한 민주당 3선 의원 출신인 김우남 마사회장은 특별감사를 받고 있는 처지다. 지난달 청와대는 "조사 결과 김 회장이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의 비서실장 채용 검토 지시를 한 사실과 특별채용 불가를 보고한 인사 담당과 다른 직원에게도 욕설과 폭언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소관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작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도 이번 실적 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작년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해 정량적 실적이 좋지 않았더라도 입점 업체 임대료 감면, 금융 지원, 기관 시설 제공, 선결제·선구매 등 '상생'과 '사회적 연대'를 실현한 기업들에 가점을 줬다.

그 결과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1000억원 넘는 적자를 봤는데도 예산 절감을 통해 중저가 항공사 사용료 감면과 자영업자 임대료 절감을 추진해 '양호(B)' 등급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지난해 코로나19 대확산 시기에 '코로나19 확진환자 정보통합관리 시스템'과 '마스크 중복 구매 확인 시스템'을 구축해 마스크 수급 문제를 조기에 신속하게 해결한 점에 '우수(A)'등급을 받았다. 이외에도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에 역대 최대 규모인 55조4000억원을 보증 공급하고 279개 피해 기업에 9625억원의 보험을 지원한 신용보증기금 역시 '우수(A)' 등급을 받았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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