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와 윤호중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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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비(非)이재명계와 이를 수용하지 않으려는 이재명계 간 당내 갈등이 계파 전면전으로 접어들었다. 양측이 ‘양보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일촉즉발 상황이 벌어지자 송영길 대표는 “주말 동안 방법과 방향을 정하겠다”(고용진 수석대변인)며 경선 일정 정리를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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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솟음친 ‘의총→당무위 연기론’
이날 민주당 최고위는 당초 예고했던 대선기획단 출범 선언·경선 일정 확정을 하지 못했다. 전날 이낙연계·정세균계 등으로 분류되는 의원 66명이 경선 일정을 다시 논의하자며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한 게 돌발 변수였다. 이날 최고위 안팎에서는 회의 직전까지 “당무위에 안건을 부의한 뒤 의결하면 경선 연기도 당헌·당규에 문제될 것이 없다”(친문 최고위원)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날 “당헌·당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며 경선 연기 반대 입장을 내비친 송 대표를 향한 압박 메시지였다.
고용진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송영길 대표가 오늘 결론을 내고자 했지만, 당내 의원 66명의 연서때문에 결론을 내지 않았다”며 “각 후보, 여러 의원의 이야기를 당 대표와 지도부가 좀 더 수렴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저녁 비 이재명계 합동 전선을 구축한 당내 중진들이 잇따라 송 대표를 면담해 경선 연기 필요성을 설파했다고 한다. 이낙연계 좌장인 설훈·박광온 의원, 정세균계 핵심인 김영주 의원 등이 전면에 나섰다.
17일 정세균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에서 (왼쪽 앞부터) 이광재 의원, 이낙연 전 대표, 정 전 총리, 김두관 의원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날 당내에선 ‘반(反)이재명 연대’ 구축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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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캠프 대변인을 맡은 조승래 의원은 이날 “민주당 당헌 제88조는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경선 시기를 당무위원회에서 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의총에서 논의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6월 중에 당무위원회를 여는 것이 정도(正道)”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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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계 “의총 불가” 거센 반발
하지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 측에서는“오히려 수적으로 반대가 더 많다”(수도권 초선)며 9월 경선 유지 주장을 고수했다. 이 지사 지지 의원모임인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 포럼’(성공포럼) 소속 20여명이 이날 오전에 모여 “경선은 예정대로 해야 하고 의총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재명계가 일부 포진한 최고위에서도 이날 “선거 관련 사항은 의총 결정권이 없고 소집 사유도 아니다”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한다. 성공포럼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의총 사안이 아닌 걸 의총에서 논의하는 순간 세 대결, 전면전 양상으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경수 경남지사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1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에서 열린 '경상남도-경기도, 경남연구원-경기연구원 공동협력을 위한 정책 협약식'에 앞서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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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의 감정싸움은 격화일로다. 정세균 전 총리는 이날 라디오에 나와 “정치인의 말의 품격이 중요하다. 그것은 과거에도 중요하고 지금도 중요하고 앞으로도 중요할 것”이라며 이 지사의 ‘경선 연기 주장=가짜 약 팔이’ 언급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세균계에선 “‘탐욕’,‘이기심’ 같은 막말로 몰아세우면 비민주적 자세”(조승래)라며 이재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 발언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전날 이재명계 의원들의 단톡방에 "집권 여당에서 오직 특정인 특정계파의 이익만을 위해 경선연기 하자며 의총 소집 연판장이나 돌리는 행태를 보면서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 대선에 실패해도 나만 살면 된다는 탐욕적 이기심의 끝이 어딘지 걱정"이란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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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깊어지는 宋…분열주의보
당내 중론은 “지도부가 책임 있게 결정해야 한다”(박용진 의원)는 쪽으로 모이고 있다. 하지만 17일엔 “이번 주 내로 경선 연기론에 대해 결론을 내겠다”던 송영길 지도부의 마지노선은 하루만에 “아무리 늦어도 다음주 초를 넘진 않을 것”(고용진)이라는 쪽으로 미뤄졌다. 최고위는 일단 20일 비공개 회의를 열어 결론 도출을 재시도할 방침이다.
송 대표는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대선 주자들도 한 번 만나 볼 필요가 있어서 미루게 됐다"며 "당헌당규대로 9월에 결정하는 게 맞느냐, 11월이 맞느냐는 논란인데 어느 한쪽이 맞고 틀리다 하기 어려운 사안이라 얘기를 듣고 결단을 내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변경 않는 쪽에 방점이 찍혔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엔 "100%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원칙을 변경하려면 전 후보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내가 일관되게 주장한 건 특정 후보를 배제하거나 특정 후보에 유리하게 룰을 고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경남지사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늘 앞서 나가는 1위와 도전하는 다른 후보 간 경쟁이 있는데 그것을 친문과 반문으로 구분하는 것은 현실과 전혀 맞지 않다. 민주당원 전체가 친문”이라며 당내 분열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냈다.
심새롬·김준영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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