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日에 소송비용 강제집행 안돼"…위안부 피해자 항고 기각

일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소송 비용을 일본에 청구할 수 없다"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양호)는 고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낸 국고의 상대방에 대한 추심 결정에 대한 항고를 18일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사안을 심리하지 않고 마무리하는 결정을 말한다. 재판부는 "민사소송법 제133조와 제444조에 의한 즉시항고 기간이 지났음이 명백하므로 이를 각하한다"고 밝혔다.

이 사건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지난 1월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당시 부장판사 김정곤)는 "일본 정부가 원고 1인당 1억원씩 배상하고 소송 비용도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법원 정기인사로 재판장이 바뀌면서 "소송 비용을 일본으로부터 추심할 수 없다"는 결정이 나왔다.

재판부는 지난 3월 "대한민국과 일본국 사이에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 위안부 합의 등에 금반언 원칙을 더해보면 추심 결정이 국제법 위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소송 비용을 일본으로부터 강제 집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의 추심 불가 결정은 3월 29일 송달됐고 항고장은 지난 14일 법원에 접수됐다. 민사소송법 제444조에 따르면 즉시항고는 재판이 고지된 날부터 일주일 이내에 해야 한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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