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68879825 0032021061868879825 02 0201001 society 7.1.3-HOTFIX 3 연합뉴스 0 true true false false 1623998742000

"힘든일 앞장서던 진짜 구조대장" 무사귀환 바라는 소방 동료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쿠팡 화재현장서 실종…각종 수상에 다방면 자격증 27년 베테랑

"전날도 웃으며 인사했는데…" 구조작업 재개만 애타게 기다려

(이천=연합뉴스) 최종호 김솔 기자 = "바로 전날에도 소방서에서 마주쳐 서로 웃으며 인사했는데…."

연합뉴스

이동하는 소방관들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난 17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안전지대로 이동하고 있다. 2021.6.17 xanadu@yna.co.kr


경기 광주소방서 문흥식 예방대책팀장은 이천의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불이 나기 하루 전인 지난 16일 오후 소방서에서 훈련하던 같은 소방서 김동식(52) 구조대장(소방경)을 마주쳤을 때를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대장은 덕평물류센터에서 불이 난지 2시간 40여분 만인 17일 오전 8시 19분께 큰 불길이 잡히면서 화마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진 뒤인 오전 11시 20분께 동료 4명과 함께 인명 검색을 하려고 건물 지하 2층에 진입했다.

김 대장 등이 지하 2층에 들어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창고에 쌓인 가연물을 비롯한 각종 적재물이 무너져 내리며 불길이 세졌다.

김 대장과 동료들은 지하 2층에 진입할 때와 반대 순서로 탈출을 시도했고 선두로 진입했던 김 대장은 탈출 대열의 마지막에 있었다.

이들이 지하 2층 진입 20여 분만에 건물 밖으로 탈출했을 때 김 대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김 대장의 동료들은 건물 밖으로 나온 뒤에야 김 대장이 못 나왔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김 대장은 화재 현장에서 일반적으로 20분가량 버틸 수 있는 산소통을 메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장 구조작업은 불길이 거세지며 건물 전 층으로 확산한 전날 저녁께부터 중단된 상황이다.

김 대장의 동료들은 서둘러 구조작업이 재개돼 그가 무사 귀환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 대장과 20년가량 가까이 지낸 문 팀장은 김 대장에 대해 "현장에 가면 직원들이 다치지 않도록 주변을 한 바퀴 먼저 돌아봤다"며 "항상 힘든 일을 도맡아 하며 솔선수범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 진짜 대장"이라고 했다.

그는 "화재 전날 소방서에서 만났을 때도 김 대장이 훈련에 매진하고 있길래 '오늘도 열심이시네요'라고 하고 서로 웃어 보였는데 아직 다시 보지 못하고 있다"며 고개를 떨궜다.

연합뉴스

탈진 소방관 이송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탈진한 소방관을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2021.6.17 xanadu@yna.co.kr


현장에서 만난 한 소방관은 "김 대장이 구조대장으로서 선두에 서서 건물에 진입했다가 팀원들을 챙기기 위해 마지막으로 탈출하려다가 나오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무사히 가족과 동료 품으로 돌아가야 할 텐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대장은 1994년 4월 소방에 입문한 27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경기지역 소방서에서 구조대와 예방팀, 화재조사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소방행정유공상, 경기도지사 표창장 수상 등 각종 상을 받으며 성실함과 능력을 인정받았고 응급구조사 2급, 육상무전 통신사, 위험물 기능사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남다른 학구열을 보이기도 했다.

김 대장의 가족들은 현재 그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라고 있다. 김 대장이 건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 현장에 달려왔지만, 소방당국의 권유로 현재 자택에 머무르고 있다. 김 대장은 아내와 20대 남매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탈출 당시 김 대장 바로 앞에 있다가 건물 밖으로 나온 뒤 탈진해 병원으로 옮겨진 동료 소방관은 얼굴에 화상을 입고 팔 골절, 연기 흡입 등의 부상을 입었지만, 현재 건강 상태가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zorb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