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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종목속으로] 이베이 노리는 이마트, "시장지배력↑" VS "무리한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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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성공시 이커머스 '공룡' 등극

물리적 통합 과정 및 네이버와 역할 분담 변수

1兆가량 외부 수혈 필요해…네이버 협업 불발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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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상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시장 점유율이 급등하면서 향후 성장 동력을 키울 수 있지만 결합 자체의 시너지가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함께 인수에 참여하기로 했던 네이버(NAVER)가 불참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잡음이 커지는 모양새다.


18일 오후 2시40분 기준 이마트 주가는 전날 대비 2.71% 떨어진 16만1500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연고점 19만1500원(1월13일)을 기록한 이후 2월 중순께 한 차례 반등한 이후 대체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로 '보복소비'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가 상승했던 롯데푸드 등과 상반된 분위기다. 이마트는 지난 2월19일을 마지막으로 19만원대에서 미끄러지기 시작해 전날까지 11% 떨어진 반면 롯데푸드는 같은 기간 17.39% 올랐다.


보복소비 바람에도 빗겨간 배경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참여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에서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가 인수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롯데그룹과 이마트를 앞세운 신세계그룹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이베이코리아 몸값이 3조원 이상으로 점쳐지고 있어 시가총액이 각각 4조5000억원대, 2조7000억원대 수준인 이마트와 신세계의 실적에 큰 부담을 지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신세계 주가가 이달 들어서만 전날까지 9%가량 떨어진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인수 성공시 이커머스 '공룡'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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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이마트의 시장 지배력이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정상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이마트의 온라인 취급고는 지난해 기준 약 21조원에 이를 것이며 올해 예상 취급고는 23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지난해 온라인 시장규모 가 약 159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점유율은 약 2.5% 수준에서 13.2%로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약했던 오픈마켓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베이코리아의 20조 거래액이 대부분 오픈마켓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어, 해당 사업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이마트 입장에서는 고객과 벤더를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며 "특히 동사가 자체적으로 계획한 오픈마켓이 6월말 정식 출범할 예정이어서 이베이 인수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함께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네이버와의 협업도 기대되는 요소다. 비식품(공산품) 취급품목수(SKU) 부족, 제한적인 무료배송 서비스, 무료반품 서비스 부재 등 경쟁사 대비 SSG닷컴이 지닌 약점을 해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 연구원은 "이베이, 네이버, CJ대한통운 연합을 통해 소싱-물류-고객서비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강력하게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해당 건 뿐만 아니라 네이버와의 당초 협업 건에도 영향을 미침으로써 온·오프라인 유통업에서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빠른 그림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물리적 통합 과정 및 역할 분담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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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SSG닷컴 네오003 물류센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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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빛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우선 각 플랫폼의 물리적 통합 과정이 순탄할지 우려된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마트는 SSG닷컴, 더블유컨셉 등 2개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이베이코리아도 온라인플랫폼 3개를 운영하는 점을 고려하면 플랫폼만 총 6개다. 이마트만 놓고 봐도 5개가 되는 셈이다. 시스템 결합 및 IT인프라 공유가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히려 불협화음만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 후 추가 인프라 투자도 필수다. 장기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물류 인프라 투자가 동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남성현 연구원은 "물류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으면 셀러 마켓에 대한 경쟁력도, 라스트마일(고객에게 배송하는 최종 구간) 과정에서 안정적인 물동량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와의 역할 분담도 해결할 숙제로 꼽힌다. 온라인쇼핑 시장은 가격 경쟁이 심하고 물류비 투자가 높을 수 밖에 없어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풀필먼트(상품의 보관, 포장, 배송, 재고관리 등을 아우르는 통합 물류 서비스), 광고, 결제, 판매자 신용대출 등 추가적인 수익 구조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네이버와 손 잡은 이상 이 같은 역할을 분담해야 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현 연구원은 "온라인쇼핑 시장에서는 취급고 증가와 경쟁력 확대라는 장점을 가질 수 있지만, 추가적인 사업구조를 구축하는데 있어서는 다소 한계점을 가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적 부담도 커…네이버 협업 불발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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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이베이코리아 본사 내부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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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적 부담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날 홍콩계 증권사 CLSA는 이마트에 대해 투자의견 '매도'와 적정 주가 13만9000원을 제시했다. 전날 종가가 16만6000원인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16% 넘게 더 떨어져야 알맞은 가격이라는 지적이다. 브라이언 리 CLSA 연구원은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심화돼 서비스와 플랫폼의 차별화가 핵심이지만 오픈마켓 형식의 이베이코리아 플랫폼이 성장 잠재력과 경쟁력이 낮아 양사 간 시너지 효과가 적을 것"이라며 "이마트의 막대한 인수 비용에 따른 부담도 우려된다"고 했다.


실제로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20%를 인수하는 식으로 참여해도 이마트는 80%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 약 3조5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마트가 유형자산으로 처분한 1조5000억원과 보유 투자자산 1조원을 합쳐도 1조원가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와중에 네이버와의 협업이 결렬될 가능성도 불거졌다. 네이버는 지난 10년간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이베이코리아를 그대로 인수할 경우 대규모 추가 투자가 필요한 부분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네이버에 인수에 참여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당국이 나설 것으로 우려되는 점도 장애물로 꼽혔다. 가격비교 서비스를 운영하는 네이버가 직접 오픈마켓에 유의미한 지분을 확보하면 시장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인수합병(M&A)에서 했던대로 자사주 교환 방식을 활용하려 했으나 이베이 측이 난색을 표한 것도 네이버를 주저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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