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68876106 1182021061868876106 04 0401001 world 7.1.5-RELEASE 118 오마이뉴스 0 false true false true 1623990592000

'격차가 너무 크다'... 중국, 분배 실험 나섰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0일 '분배에 관한 의견' 발표... 저장성 시범지역 선정해 2025년까지 중산층 다수 사회로

오마이뉴스

▲ 고도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은 지금 성장과 분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하고 있다. 사진은 상하이. ⓒ 픽사베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약 40여 년 전 덩샤오핑은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선언하며 공동 생산과 공동 소비로 대변되는 기존의 계획경제 체제에 시장경제 체제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자원의 배분은 효율화되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할 동기가 생김에 따라 생산력이 증가해 중국은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뤘다.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체제적 전환이 미국식 시장경제 체제로 귀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이 예측은 빗나가고 있다. 중국이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간섭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부유해진 지역과 사람들이 나머지 지역과 사람들을 이끌어 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빈부 격차는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지난 10일 중국의 최고 권력기관인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중국의 행정부 격인 국무원은 분배에 관한 의견을 합동으로 발표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국무원 저장성 고도의 질량적 발전의 지지와 공동부유 시범지역의 건설에 관한 의견>(이하 <의견>)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 문건은 '공동부유는 사회주의의 본질적인 요구'라며 '현재 발전의 불균형과 불충분의 문제가 여전히 부각되고 있고 특히 도농 격차와 수입 격차의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해당 문건에서는 나아가 '공동부유는 장기적으로 이뤄내야 할 어려운 과제이기에 우선 특정 지역에 시범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동부유의 시범지역으로 중국 동남부 해안지역에 위치한 저장(浙江)성을 선정했다. 그 이유로 저장성은 이미 빈부 격차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성과를 거뒀고, 향후 더 큰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저장성 거주민의 1인당 가처분소득은 5만 2397위안(약 923만 원)으로 상하이와 베이징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는 23개 성(省) 중 1위이고 전국 평균 1인당 가처분소득의 1.63배에 달하는 수치다. 반면, 저장성 도농 거주민 간 수입 격차는 1.96배로 전국 평균 도농 거주민 간 수입 격차(2.56배)보다 현저히 낮았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도농 거주민 간 수입 격차(1.86배)보다 조금 높은 수치다.

저장성이 달성해야 할 목표로 <의견>에서는 2025년까지 중산층이 다수를 차지하는 사회구조를 완성하고 공동부유를 이루기 위한 시스템을 완성해 다른 성(省)들이 모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장성이 개발할 모델이 향후에 전국적으로 적용될 것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나아가 2035년까지 저장성이 고도의 질량적 발전에 더 큰 성취를 이뤄 공동부유를 완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총 8개 항목과 28개 세부항목으로 구성된 <의견>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고도의 질량적 발전과 공동부유가 그 핵심이다. 이 두 개념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공동부유를 이루는 방법이 곧 고도의 질량적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의견>의 초안을 작성하는데 참여한 중국 국무원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국토개발지역경제연구소 종합연구실 자뤄샹(賈若祥) 주임은 지난 12일 중국 관영 인터넷라디오방송 앙광망(央廣網)과의 인터뷰에서 공동부유의 뜻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부유는 생산력에 관한 것으로 나눌 수 있는 파이를 최대한 키워야 한다는 뜻이고, 공동은 생산관계에 관한 것으로 최대한 키운 파이를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공동부유는 생산력과 생산관계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성장의 과실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이다.

공동부유를 이루는 방법인 고도의 질량적 발전이란 시장경제 체제의 도입으로 양적인 성장은 이뤘으나 이에 따라 빈부 격차의 문제가 발생해 분배도 중요한 지상과제가 됐는데 여기서 성장과 분배의 대립을 하나로 통일시키겠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성장과 분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것이다.

<의견>에 의하면 저장성은 우선 성장의 측면에서는 생산요소 당 생산율을 증가시켜 생산력의 증가를 꾀할 예정이다. 생산율의 증가를 위해서 시장경제 체제와 계획경제 체제를 적절히 혼합하게 된다. 투자의 경우 생산율을 증가시키는데 기여하는 투자에만 집중하게 된다.

구체적인 정책으로 △민간자본의 무분별한 확장 제한 △국유기업 감독체계의 완성 △국유기업에 대한 민간자본의 참여 확대 △사유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장애물 제거 △중소기업의 성장과 관련된 법률과 정책의 완성 △반 독점법 및 반 부정경쟁법과 관련된 입법부와 사법부의 역량 강화 등이 있다.

또한 기술자가 평생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재정지원을 하고 기술자의 신분 상승 통로를 확대하는 등 기술자 우대정책이 있다.

저장성은 분배의 측면에서는 생산요소의 기여도에 따른 분배를 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노동에 따른 분배가 이뤄지도록 하고 불로소득을 제한하게 된다. <의견>은 나아가 생산요소의 기여도에 따른 분배를 위해서 '시장을 결정적인 작용으로 발휘하되 정부의 작용을 더욱 발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기본적으로 분배는 시장에 맡기되 정부가 전보다 더한 간섭을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정책으로 △최저임금의 합리적 조정 △유급휴가 제도의 시행 △사원의 자사주 매입 계획의 시행 △상장회사 배당제도의 완성 △중산층과 하류층의 재산(동산과 부동산)을 통한 수입 확대 △중산층과 하류층의 투자 가능한 금융상품 확대 △특산품 개발을 통한 농산업의 발전 등이 있다.

이것이 1차적 분배라면 2차적 분배로는 독점과 부정경쟁 및 불법으로 얻은 수입의 회수와 지나친 고수입에 대한 합리적 조정 등이 있다. 3차적 분배에는 고수입자에 대한 자선사업 유도와 공익적 기부에 대한 세제혜택 등이 있다.

<의견>은 주택문제와 관련해 '주택은 매매용이 아닌 주거용'이라고 못 박으며 정부의 토지공급이 민간임대주택에만 쏠리는 것을 제한하고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확대하고 공공서비스를 누리는데 있어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는 등 정책을 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분배실험 성공할까

시장이 활력을 잃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고 이제 더 이상 부동산이 아닌 주식에 투자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중국 인민들은 대체로 날로 심각해지는 빈부 격차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측면에서 중국 공산당의 체제적 전환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중국 공산당은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한 이래 시장의 장점을 십분 경험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중국 공산당은 시장을 적극 활용해야 생산력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분배의 여지가 많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이번 분배실험이 성공할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계획만 남아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기 전으로 돌아간다면 과거에도 그랬듯이 이번 분배실험도 여지없이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유가사상가 맹자는 선비와 달리 일반백성은 항산(恒産)이 없으면 항심(恒心)이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중국 인민들에게 안정적인 수입은 선한 마음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중국 공산당의 새로운 분배정책이 맹자가 말하는 안정적인 수입을 발생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민욱 기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마이뉴스에서는 누구나 기자 [시민기자 가입하기]
▶세상을 바꾸는 힘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