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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글래머 대신 성소수자 '엔젤' 발탁…빅토리아 시크릿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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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빅토리아 시크릿이 최근 세계 여자 축구계를 대표하는 스타이자 동성애로 주목받았던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 주장 메건 러피노(오른쪽 흰색 유니폼)를 모델로 기용했다. 배경은 2018년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의 한 장면. 중앙포토·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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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쩍 마르거나 글래머러스한 몸매의 인기 슈퍼모델들을 대거 등장시켜 화제를 낳았던 미국 여성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이 시대 변화에 맞춰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빅토리아 시크릿이 동성애자 축구선수와 브라질 출신 성전환 모델 등 성 소수자와 함께 아프리카 난민 출신 모델과 여성 사진작가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여성들을 모델로 기용했다고 보도했다.

‘엔젤’로 불리는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로 이들을 발탁한 것이다. 2019년 모델이 아닌 일반여성의 몸매에 가까운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기용하기도 했지만 성 소수자까지 포함한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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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0일 상하이에서 열린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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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매력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판촉 전략도 바꿨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2000년대 초반 미국 속옷 시장 점유율 1위였다.

1995년부터 시작된 빅토리아 시크릿의 패션쇼에는 하이디 클룸이나 타이라 뱅크스 같은 최정상급 슈퍼모델이 출연했고, 전 세계 TV에 방영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엔 남성이 원하는 여성의 매력을 속옷에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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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6일 영국 런던의 한 빅토리아 시크릿 매장 앞에서 한 단체가 빅토리아 시크릿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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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수년간 매출이 계속 곤두박질쳤다. 비쩍 마르거나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부각시켜 여성성을 왜곡시켰다는 비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했다는 대중의 평가가 매출액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시장에서 빅토리아 시크릿의 점유율은 2015년에는 32%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21%까지 하락했다.

지난 2월 최고경영자(CEO)로 승진한 마틴 워터스는 “빅토리아 시크릿은 세상의 변화에 너무 늦게 반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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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 주장 메건 러피노가 지난 3월 24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여성 인권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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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이 된 미국 여자축구팀 주장 메건 러피노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변화를 반겼다. 러피노는 “동성애 여성으로서 여성의 매력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하곤 한다”며 “전통적인 의미에서 섹시하다는 속옷을 입어야 섹시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빅토리아 시크릿 임원 출신인 신시아 피두스필즈는 “지금까지 빅토리아 시크릿 매출의 대부분은 여성의 성적 매력을 앞세워 올린 것”이라며 “변신 시도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들은 빅토리아 시크릿의 변화의 흐름이 매출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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