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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모든게 기적" 조우진의 고백 #상반신원맨쇼 #내부자들 #딸바보 #혈압주의[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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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영화면 영화, 드라마면 드라마. '내부자들'의 조상구로 강렬하게 그 존재를 드러낸 이래 수많은 작품에서 활약해 왔던 배우 조우진이 드디어 첫 주연작을 내놨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발신제한'(감독 김창주, 제작 TPSCOMPANY, CJ ENM)이다.

스릴러부터 시대극, 코미디까지 다채로운 장르와 캐릭터 변주를 선보였던 그의 선택은 도심 추격 스릴러. '발신제한'은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위기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다. 심지어 그는 폭탄테러 용의자로 몰려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조우진은 위기에 빠진 금융맨이자 아버지가 되어 속도감 넘치는 도심 추격 스릴러를 전면에서 이끌었다. 조우진이 단독주연을 맡은 것은 1999년 연극으로 데뷔한 지 무려 22년만이다.

"이 모두가 기적이죠. 성규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스틸사진이 첫 티저포스터로 공개가 됐어요. 그냥 울었어요. 소리없이 울었죠. 지금부터 기적이 일어나는 구나."

조우진은 "그래서 팬카페 게시판에 들어가서 지금부터 일어나는 모든 일이 기적이라고 하는 글을 썼다"며 "당시 생각이나 말이 구체적으로 기억나지는 않지만 기적이라고 생각했다"고 감격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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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돌이켜보면 세상에 조우진을 알린 '내부자들' 캐스팅 당시가 더 감격스럽긴 했단다. 조우진은 "돈으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100원짜리 갖고 있던 거랑 1000원 받은 것과 한 푼도 없다가 100원 받은 것을 비교할 수 없지 않겠나"라며 "저는 100원이 더 감격스럽다. '내부자들'에 캐스팅된 당시 주머니에 아무 것도 없는데 100원짜리를 받은 느낌이었다. 100원을 받아서 '50원으로 오락실 가고 50원으로 사탕 사먹어야지' 하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조우진은 "그러나 조연이다 카메오다 특별출연다 해서 이 작품은 내 작품이 아니고 감독님이나 주연배우 작품이다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메인 타이틀롤을 맡다 보니까 주인의식 사명감 책임감으로 끝까지 버텨보자고 생각했다"는 그는 "저만 힘든 것이 아니고 저만 견뎌내는 것이 아니고 제가 견디는 만큼 스태프와 감독님도 견디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단체 모자를 만들었어요. 영화 '분노의 질주'에 등장했던 커트 러셀의 명대사 있잖아요. '유 고 위 고(You Go We Go)'. 그 정신으로 같이 나아가보자 했어요. 혼자만의 긴장, 부담, 보람이 아니라 함께하는 모두가 같이 나아가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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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서 확인한 '발신제한'의 조우진은 단순한 원톱 주인공 그 이상이다. 그가 자동차에 오른 뒤 협박범의 전화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속도감을 높인 영화는 이후 쉴 틈 없이 앞으로 내달린다. 자동차에서 내릴 수 없게 된 조우진의 모습이 영화의 팔할이다. '원맨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운전석에 앉은 채 '상반신 연기'만으로 그 모두를 이끌다시피 한다.

"이러다가 정신병 드는 건 아니겠지 싶을 정도로 어떻게 해야 하나 난관에 부딪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매일도 아니고 매 테이크마다 왔죠. '이걸 할 수 있을까' 질문을 달고서 촬영을 했습니다."

긴장과 스트레스가 가시지 않는 현장이다보니 촬영 후에는 혈압이 올라 있었을 정도라고. 혹여 사고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긴장과 공포에 시달리다보니 잠을 자도 제대로 잔 것 같지 않은 것은 물론, 악몽에 시달리다 벌떡 일어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조우진은 "멱살잡고 끌고가는 시나리오였는데, 그 뿐이 아니라 현장 자체, 자동차라는 공간 자체가 그랬던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말도 안되게 어려웠어요. 물론 새로운 작품과 인물은 늘 어렵지만 '내가 왜 이걸 하자고 했지'하는 생각이 몇 번 들더라고요. '어떻게 감당하려고 내가 이걸 하자고 했나…. 이땐 이렇게 해야지, 이런 것 하나 없이 집중력을 발휘해서 끝까지 밀어붙이자는 생각이었어요. 진정성밖에 없더라고요.'"

조우진은 "앵글마다 포인트가 있다. 그 '찰나'를 건지기 위해서 전 스태프가 작업을 한다"며 "이분들한테만큼은 누가 되지 말자는 생각으로 했다. 제가 잘하든 못하든, 화려한 액션과 카메라 워킹과 편집점 같은 것을 쫓고 있는 모든 분에게 누가 되지 말자. 이들이 원하는 대로 연기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고 나아가 관객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화려하지 않더라도 화끈하게." 조우진이 '발신제한'에 임한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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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발신제한'은 조우진의 맞춤 영화같은 느낌도 든다. 한 손엔 핸들을,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서 내내 연기를 펼친 조우진은 자동차를 좋아하고 운전 또한 능숙하다. '자동차 생활'이란 잡지를 늘상 끼고 살았는데, 차가 너무 좋아 배우 이전에 자동차 정비사를 꿈꿨을 정도다. 실제로 공고 자동차과에 진학하려 했는데, 반장이던 그를 선생님이 극구 말렸다 한다. 어디 그뿐이랴. '국가부도의 날'(2019) 등에서 봤듯 금융권 엘리트 연기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발신제한'은 사실 스페인의 액션 스릴러 영화 '레트리뷰션: 응징의 날'(2016)이 원작. 조우진은 "이거 하나만큼은 챙기자 했던 것이 부성애였다. 나라마다 다른 정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우리 영화에서 부녀지간의 케미는 뒤에 숨겨놨던 선물꾸러미 같은 것"이라고 배우 이재인과의 부녀 호흡을 언급했다. 스스로를 "딸바보 똥멍충이"라고 표현한 그는 "딸은 이율배반적으로 늘 고맙고 미안한 존재다. 딸이 늘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충만하다. 그래서 밖에 나가서 일을 한다. 딸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일해야지 하는 순간 같이 있는 순간이 줄어든다. 그것이 속상하고 미안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영화 속 재인씨가 대사를 하는 순간이 있어요. 재인 양 얼굴을 보고 그 대사를 들었을 때, 정으로 심장을 탕 때리는 말이구나 했어요. 딸이 없었다면 그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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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진심이 통했던 걸까. '발신제한' 공개 이후 "조우진이 조우진 했다"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속도감과 긴장감 역시 일품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허나 조우진은 "제 스스로 만족감은 없었다. 앞으로 견뎌야 할 것, 개선해야 할 것, 고민해야 할 것이 많구나 생각하며 영화를 봤다"고 스스로를 다잡으며 "좋은 반응에 감사하다. 감개무량하다. 다 기적인 것 같다"고 했다.

"솔직히 말씀드려도 될까요. 더한 반응이 오면 저는… 도망가고 싶을 것 같아요.(웃음) 아, 홍보는 다 하고 도망갈게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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