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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슬기로운 의사생활2', 시즌제의 묘미는 '떡밥 회수' [첫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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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슬기로운 의사생활2'이 인물들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그리며 슬기롭게 시즌제의 첫 발을 뗐다.

17일 첫 방송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2'(이하 '슬의생2')는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트리를 담은 드라마다.

신원호 PD, 이우정 작가와 '99즈' 조정석, 전미도,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이 시즌1에 이어 시즌 2를 이끌어간다.

1회에서는 지난 시즌 1에서 던졌던 떡밥을 충실하게 회수했다. 때문에 인물들간의 관계성에 집중했다. 본래도 '의학' 드라마 보다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집중한 드라마였기에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집약되어 펼쳐졌다.

먼저 양석형(김대명 분)은 추민하(안은진)의 고백을 간접적으로 거절했다. 또 아버지가 쓰러졌다는 전 부인 윤신혜(박지연)의 연락을 받고 단숨에 달려갔다. 그러나 추민하는 멈추지 않고 계속 '직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석형은 "넌 내가 안 무섭지"라고 말했지만 추민하는 질문 하나만 더 하겠다며 엉뚱한 면모를 드러냈다.

택배 반송에 연락도 안 돼 불안해하던 김준완(정경호)와 이익순(곽선영)의 미스터리도 풀렸다. 시즌1에서는 이별을 암시하는 듯한 분위기로 시청자들의 수많은 예상이 이어졌던 바. 반지 반송의 이유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고, 연락이 늦어진 이유는 익순이 유학 생활에 집중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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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윈터가든'으로 기대감을 모았던 안정원(유연석)과 장겨울(신현빈)의 사이도 공개됐다. 두 사람은 비밀 연애를 시작했고, 안정원은 신부가 아닌 의사를 택했다. 두 사람은 데이트를 하자는 사적인 이야기부터 환자를 위하는 공적인 이야기까지 공유하며 깊은 관계를 시작했다.

병원은 여전히 분주하게 돌아갔다. 이익준(조정석)은 여전히 정보통이었고, 채송화(전미도)는 여전히 '야망 뱁새'였다. 양석형은 여전히 소심했고, 장겨울은 여전히 시크했다. 김준완과 안정원은 여전히 투닥거렸다.

'관계성'에 집중했으나 병원 속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추민하는 응급실에 실려온 19주 차 산모의 차트를 정리하며 깊은 고민에 빠졌고 양석형은 낮은 확률일지라도 환자의 입장에서 바라봤다. 장겨울은 어린 아들을 잃은 어머니를 그만의 방식으로 위로했고, 채송화는 강의를 위해 서울에 왔다가 수술실까지 들어가는 열정을 보였다. 이익준은 출근 전 운동을 하다가 길에서 쓰러진 응급 환자를 살리기도 했다.

특히 유쾌함도 잊지 않았다. '슬의생2' 속 유머는 익살스러움의 끝판왕 이익준을 통해 표현됐다. 시즌1이 끝나고 1년이란 시간이 흐른 상황, 실제로 훌쩍 커버린 우주(김준)을 보던 이익준은 "어이구 우리 아들이 언제 이렇게 많이 컸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왕이모(이수미)는 "그렇죠? 어젯밤만 해도 안 그랬는데 애가 하룻밤 사이 확 컸어요. 이상해요"라고 맞받아쳤다. 이익준은 뜬금없이 "새해잖아요. 해가 바뀌었으니까 한 살 더 먹고 쑥 큰 거죠"라며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한 후, 영화 '맨 인 블랙' 속 기억을 지우는 장면을 패러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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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제이기에 당연하지만 어색할 수 있는 시간의 흐름을 조정석이란 배우가 너무나도 조정석스럽게 표현했다. 또 하차한 김준한(안치홍 역)의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채송화는 종로 율제병원에 간 안치홍(김준한)의 안부를 물으며 시청자들의 서운함을 덜어냈다.

가장 궁금해했던 이익준과 채송화의 관계는 1회의 가장 마지막에 드러났다. 다시 속초로 내려가기 전 채송화는 큰 결심을 한 듯 이익준을 찾아갔다. 한껏 긴장한 익준 앞에서 송화는 "고백하지 마. 내가 너라면 나는 고백 안 해"라고 웃으며 친구를 택했다. 너무나 송화다운 대답 후 송화는 방을 나섰다. 익준의 얼굴에는 착잡함과 당황스러움이 드러났고, 이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옅은 웃음을 지었다.

"제가 많이 무뚝뚝해요"라면서도 "언제든 찾아오세요"라고 말한 장겨울을 볼 줄 누가 알았을까. 사람의 마음을 다룰 줄 아는 의사 선생님들의 모습이 답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또한 변화하고 확장될 인물들의 관계성을 기대케 했다.

또 다른 세계에서 방학을 맞이한 느낌, 이것이 시즌제의 묘미일까? 현실에는 없을 것 같은 '드라마'지만, 작년에 한 번 봤다고 아는 사람들 같은 친밀감이 있었다. 준완과 익순의 비밀 연애는 언제쯤 들통날지, 장윤복(조이현)과 장홍도(배현성)은 그래서 무슨 과를 선택할지, 시즌2에 첫 등장한 인턴 최성영(이찬형)은 무슨 깨달음을 얻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슬의생2' 첫 방송의 마지막을 장식한 미도와 파라솔의 곡은 '비와 당신'이었다. 밴드 음악을 넣은 이유와 가사가 전하는 여운은 매회 곱씹게 될 듯 하다.

"다신 안 올 텐데, 잊지 못한 내가 싫은데 언제까지 내 마음은 아플까."

jupiter@xportsnews.com / 사진=tvN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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