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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로스쿨' 이강지, 더 큰 미래를 그리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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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강지 / 사진=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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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18살의 한 소년은 배우를 꿈꿨다. 그는 단순히 꿈을 꾸는 것에서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미래를 그리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갔다. 그렇게 소년의 꿈은 현실이 됐다. 시간이 흘러 어엿한 성인이 된 배우 이강지의 이야기다.

이강지는 2017년 단편 영화 '쌍둥이'로 데뷔했다. 이후 데뷔 2년 만에 영화 '축복의 집' 주연 역을 꿰찼다.

그런 이강지가 '로스쿨'(극본 서인·연출 김석윤)을 통해 안방극장에 데뷔했다. '로스쿨'은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 로스쿨 교수 양종훈(김명민)과 학생들이 전대미문의 사건에 얽히게 되면서 펼쳐지는 캠퍼스 미스터리를 그린다. 이강지는 극 중 인권 변호사를 꿈꾸는 법대생 민복기 역을 맡아 활약했다.

이강지는 여전히 '로스쿨'의 여운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 않고 종영이 믿기지 않는다며 얼떨떨한 심경을 드러낸 그에게선 작품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났다. 그는 "마지막회를 보고 눈물도 글썽거렸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이 흑백 필름처럼 지나갔다"며 "오디션부터 첫 촬영, 첫 방영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을 거슬러 오디션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발췌된 대본으로 오디션을 봤다. 당시 민복기 역과 조예범(김민석) 역 대본이 있었는데 제가 민복기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민복기 위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강지는 상상 속 밝고 유쾌한 민복기의 모습을 그대로 구현해 오디션장에 들어섰다. 그는 "제가 파마를 하고 헤어밴드도 하고 들어갔다. 그걸 좋게 봐 주신 것 같다. 또 오디션 때 붕 떠 있는 듯한 호흡, '음슴체'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열정으로 가득 찬 이강지는 당당히 민복기 역을 꿰찼다. 그러나 촬영이 시작되자 데뷔 후 첫 드라마라는 부담감이 그를 엄습했다.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옭아매기도 했다.

"부담감이 절 집어삼키기 직전까지 갔어요. 멘탈도 무너졌죠. 제가 생각한 상황과 감독님이 원하는 상황이 다를 때가 있었는데 이러한 난관에 부딪히면 당황했어요.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너무 의식하다 보니 난관을 벗어나지 못했어요."

부담감에 파묻힌 그를 꺼내 준 건 '로스쿨' 동기들이었던 배우 김범, 류혜영, 이수경, 이다윗 등이었다. 그는 "형, 누나들이 남 시선을 의식하지 말라는 조언을 많이 해줬다. 그래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소속사가 없던 이강지를 세심하게 챙겨준 것 역시 동기들이었다. 특히 이수경은 이동 수단이 없는 이강지를 항상 태워다 줬고, 김민석은 그에게 자주 밥을 사줬다. 김민석은 "나도 혼자 있을 때 주변에 사람들이 도와줬다. 너도 나중에 이런 후배 있으면 챙겨줘라"고 말하며 그를 응원하기도. 류혜영은 사람으로서, 배우자로서의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중 이강지의 흔들린 내면을 붙잡아 준 건 이다윗이었다. 그는 "이다윗은 제가 멘탈적으로 흔들렸을 때 많이 의지하고 힘을 얻은 사람이다. 이다윗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이 물어보고 통화도 많이 했다. 어느 날은 세 시간을 통화하기도 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로스쿨'에서 얻은 건 소중한 인연뿐만이 아니다. 연기에 대해 배우고 마인드 컨트롤하는 법까지 배웠다. 그는 "현장을 통해 전후 상황을 생각하며 연기 밸런스를 유지하는 걸 배웠다. 또 다음을 연결시켜 연기하는 디테일 같은 것도 알게 됐다"며 "특히 멘탈 회복하는 걸 가장 크게 배웠다"고 털어놨다.

'로스쿨' 성적으로 행복함까지 만끽했다. 첫방 시청률 5.1%(이하 닐슨코리아 유료가구기준)를 기록했던 '로스쿨'은 상승세를 타다 최종회에서 6.1%를 기록했다. 또한 OTT서비스 넷플릭스에서 상위권에 랭크되기도 했다. 그는 "시청률이나 넷플릭스 인기 순위 같은 걸 보면서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제 친구들, 어머니 친구들도 연락을 많이 주셔서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얻은 것이 많기에 더욱 잊혀지지 않을 작품이 됐다. 이강지는 "'로스쿨'은 한없이 고마운 작품이다. 고마움의 최대치를 표현하고 싶은데 이를 표현할 단어가 제 머릿속엔 없다. 항상, 평생 계속 생각날 것 같은 현장이었고 배우들과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18살, 소년 이강지가 배우를 꿈꾸며 그리던 미래는 현실이 됐다. 그는 "고 2 때 친구를 따라 연기 학원에 놀러 갔다가 배우를 꿈꾸게 됐다"며 "고 3 때부터 스물두 살이 되기 전엔 단편 영화 조연 이상을, 스물네 살엔 장편 영화 조연 이상을 해 보자 하는 구체적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런데 운 좋게 계획이 모두 이뤄지더라. 터무니없던 계획이 이뤄지니 자신감도 생겼다. 그래서 목표를 더 크게 잡고 다가가려 한다"고 했다.

이어 "어릴 때 하루 일과를 써도 절대 지킨 적이 없는데 스스로 지켜나가고 있는 걸 보니 기분이 좋다. 쉼 없이 일하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덧붙였다.

배우라는 꿈을 거머쥐게 된 이강지는 더 큰 미래를 꿈꾼다. 이강지는 "계속 변화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발성에 변화를 준다든지 외형적으로도 변화를 주고 싶다.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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