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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 중진 의원의 고백 "솔직히 1초는 머뭇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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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인터뷰] 포괄적 차별금지하는 '평등법', 8년 만에 민주당에서 발의한 이상민 의원

오마이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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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에서 차별금지법이 '평등법'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고 나왔다. 무려 8년 만이다.

애초에 민주당이 '원조'였던 법안이다. 차별금지법은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처음으로 정식 추진됐다. 당시 법무부는 초안을 준비해 국회에 제출했지만, 보수야당과 일부 기독교계 반발에 부딪혀 좌절을 겪었다. 이후에는 민주노동당 노회찬·권영길,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 등 진보정당에서 법안 발의를 주도했다. 민주당에선 2013년 최원식·김한길 의원이 각각 법안을 발의했다가 철회한 뒤,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지난해 7월경 동료 의원과 시민단체의 부탁을 받고 '총대'를 멘 이상민 의원은 "솔직히 1초는 머뭇거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법안 발의 기자회견 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일부 종교계가 엄청나게 반대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웬만한 각오가 아니면 쉽지 않다"면서도 "2초도 안 돼서 '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 논리나 근거가 너무나 터무니없는 데다, 성소수자들을 괴물화하고 있다"며 "이 자체가 혐오행위이고, 우리 사회에서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차별금지,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

- 한참 전부터 '이상민 의원이 평등법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렸는데 이제야 발의했다. 언제부터 준비했나.

"원래 제가 지난해 7월쯤 동료 의원들과 시민단체한테 대표발의를 부탁받았다. 이후 법안을 다듬고, 또 반대하는 분들을 일일이 만나면서 지금까지 왔다."

- 발의를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

"처음에는 '아휴 이거...' 하며 솔직히 1초는 머뭇거렸다. 지역의 일부 종교계가 엄청나게 반대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웬만한 각오가 아니면 쉽지 않다. 하지만 2초도 안 돼서 '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다선 의원이 이걸 회피하면 비겁하다 싶었다. 이후 법안을 준비하면서 '빨리 제정될 필요가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반대 논리나 근거가 너무 터무니없는 데다 성소수자들을 괴물화하고 있다. 이 자체가 아주 혐오행위이고, 우리 사회에서 있어선 안 되는데, (반대론자들이) 그것을 일삼고 있다."

- 법안 발의 기자회견에서 그런 반대행위가 "소용없는 짓"이라고 딱 잘랐는데. (관련 기사 : 8년만에 '차별금지법' 발의 여당 의원들 "문자·전화폭탄 소용없다" http://omn.kr/1tynw)

"아무리 (이 법을) 막으려고 해도 결국 막을 수 없다. 시대의 흐름이다."

처벌 조항 없애고, 디지털 영역에도 적용... "끝내 해낼 것"

- 장혜영 의원안과 비교해보면 처벌조항이나 이행강제금이 없다.

"법 규정이 굉장히 광범위하게 차별행위를 판단한다. 그걸 제재하다보면 자칫 죄형법정주의, 명확성의 원칙(법이 규정한 범위 내에서, 명확한 기준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는 법 원칙) 등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그러다 법 통과가 늦어질 수 있다. 우선 사회문화적 운동 차원에서, 이 법이 마련되면 한 번 성찰할 수 있다. 처벌이 필요한 측면도 있지만, 계도하고 합의를 이뤄가는 노력이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했다."

- 차별이 아닌 경우를 따지는 기준으로 '사회적 상규'를 넣기도 했는데, 포괄적 개념이라 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형법에 있는 개념이다. 이미 판례로 축적된 부분도 있고, 궁극적으로는 사법부의 판단에 의해서 축적될 수밖에 없다. 사회의 상식과 규범이니까. 추상적이라고는 하지만, 차별행위가 있으면 일단 사회 상규에 반하지 않은가. 또 그 책임을 면하려는 사람이 (차별이 아니라고) 입증하도록 했다. (법이 제정되면) 앞으로는 다른 사람과 관계를 설정할 때 한 번씩 성찰하게 될 거다. 이게 타인을 차별하는 행위인가 아닌가, 차별용어인가 아닌가. 그 자체가 사회의 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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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8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성소수자부모모임 회원들이 최근 성소수자들이 삶을 포기하는 사건이 이어지자 이를 애도하며 정치권을 향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성소수자 인권보호를 촉구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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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디지털 분야에까지 적용한 부분은 장혜영 의원안에 없던 내용이다.

"요즘엔 오프라인과 온라인, 현실과 가상현실이 연결돼있다. 그런데 디자인, 코딩, 데이터 입력 등도 다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이때 차별적 요소가 있는 기초자료를 입력하면 '이루다 논란' 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러면 더 큰 사회적 해악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법안에 추가했다. 제가 인공지능 관련 법안을 먼저 발의했는데 거기에도 넣었던 조항이다."

- 많은 의원들의 참여를 꾀했지만 최종적으로 본인을 제외하고 23명을 모았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10만 명이 채워진 것에 비하면, 국민 열망은 큰데 국회 논의는 더딘 것 같다.

"저희들이 하기 나름이고, 여론이 뒷받침해주면 그 에너지로 (제정) 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어려운 상황인 건 틀림없다. 하지만 모든 게 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넘어가서 끝내 해내는 거죠."

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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