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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생명도 결국 우주에서 진화하는 물질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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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생명의 물리학

뉴스1

생명의 물리학©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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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우주생물학자 찰스 S. 코켈은 생명의 다채로운 모습을 소개하면서 질문을 던진다. 무당벌레는 왜 바퀴가 아니라 다리가 달렸을까. 생물마다 세포의 크기는 왜 비슷할까. 모든 생명은 왜 규소가 아니라 탄소를 기반으로 할까.

코켈은 이런 다양한 모습의 이면에는 놀랍도록 단순한 원리가 숨어 있다고 했다. 생물도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물리 법칙의 지배 아래 탄생하고 번성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물리학과 진화생물학을 연결하는 대전제를 알려준다. 바로 물리 법칙은 진화의 길을 안내하고 진화의 길은 다채롭게 뻗어나간다는 것.

그는 지구에서 진화해 온 생물을 개체군에서 아원자 규모까지 역추적하며 각 수준에서 물리 법칙과 물리적 제약 조건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힌다. 예를 들어 손등 위를 수직으로 기어오르는 무당벌레 다리의 점착력과 다리를 다시 떼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방정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 방정식은 모든 곤충에 적용된다.

두더지는 땅속에서 흙을 밀어내며 땅을 뚫는다. 두더지의 작달막한 앞발은 표면적이 작을수록 압력이 크게 작용한다는 법칙이 최적화된 형태다. 지렁이는 두더지와 다른 동물군에 속하며 모습도 다르다. 그러나 긴 원통형 몸에 끝이 뾰족한 모습은 두더지의 앞발과 마찬가지 원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리 법칙의 영향력은 작은 규모의 계층으로 내려갈수록 뚜렷하게 드러난다. 세포는 중력에 찌그러지지 않고 내용물을 잘 담기에 적합한 크기다. 세포가 유전 부호를 복제하고 전달 과정과 에너지를 얻는 화학 과정은 궁극적으로 원자의 힘에서 비롯된 것이다.

저자의 궁금증은 지구 너머의 생명체에 이른다. 척박한 우주 환경에 생물이 존재할까라는 질문에 저자는 지구의 척박한 환경에 사는 생물을 소개한다.

영국의 불비 광산 지하 깊은 곳 짜디짠 암염 환경에서 미생물이 발견됐다.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끓는 웅덩이에도 미생물이 살며, 해양의 열수구에 사는 미생물은 섭씨 122도에서도 번식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관점에서 출발해 생명도 우주에서 증식하고 진화하는 물질 중 한 가지에 불과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책은 생물을 우주의 한 부분으로서 넓은 시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는 점과 생물 진화가 우연의 산물인 동시에 예측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 생명의 물리학 진화를 빚어내는 물리 법칙을 찾아서/ 찰스 S. 코켈 지음/ 노승영 옮김/ 열린책들/ 2만5000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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