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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1위' 윤석열 '변화 아이콘' 이준석… 주도권 싸고 물밑 탐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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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내 갈 길 가겠다”… 이준석 ‘입당 압박’에 시간벌기

국민의힘과 힘겨루기 계속

빅텐트 주도권 싸고 물밑 탐색전

尹측 “6월 말∼7월 초 정치 참여

입당시기 늦지 않게 말씀 드릴 것”

野는 경선 흥행 위해 尹 영입 주력

이준석 “주자와 이견 노출 피할 것”

김종인 “애매한 尹, 국민에게 빈축

민심 경청 투어도 구태정치” 비판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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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주자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변화·쇄신의 아이콘’이 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 전 총장 입당 시기를 둘러싼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양측 모두 보수·중도를 아우르는 ‘빅텐트’를 치겠다는 생각은 동일하지만 누가 핵심 주체를 맡을 것인지를 놓고 물밑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

당초 국민의힘 입당이 임박해 보였던 윤 전 총장 측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시작되는 8월까지는 입당을 유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예고한 대로 6월 말∼7월 초 대권도전 선언을 하되 ‘이준석 체제’의 기류 변화를 주시한 뒤 결정할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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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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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17일 이동훈 대변인을 통해 보낸 메시지에서 “국민을 통합해 국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큰 정치만 생각하겠다”며 “내 갈 길만 가고 내 할 일만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날 JTBC방송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은 6월 말∼7월 초에 정치참여 선언을 하고 대한민국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분명하게 밝힐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일부에서 국힘의힘에 빨리 가서 접수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하는데 국민은 이에 아무 관심이 없다”며 “충무공은 나라를 지켜내느냐 빼앗기느냐의 백척간두 싸움에서 ‘가볍게 움직이지 말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하라’고 말씀하셨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오는 27일을 출마선언일로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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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몸낮춘 송영길·이준석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17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를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30분간 이뤄진 예방에서 송 대표는 이 대표에게 “합리적 보수의 새 희망이 보인다는 느낌”이라며 극찬했고, 이 대표는 “저보다 연배도 위고 앞으로 배울 점도 많은 정치 선배”라며 “기회가 된다면 식사를 모시고, 값싸게 송 대표의 정치적 경륜과 경험을 배울 기회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남정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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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 측에선 8월에 출발하는 ‘경선 버스’에 합류해야 한다는 기류가 크다. 하지만 ‘이준석 체제’에 흡수되는 모양새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 체제는 윤 전 총장에게 유리하기만 한 판이 아니다. 윤 전 총장이 합류할 가능성이 큰 제1야당의 경쟁력이 커진 점에서는 호재지만, 자강론을 강조한 이 대표 체제에선 ‘꽃가마’가 마련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내부에선 전당대회 흥행을 통한 정권교체 시나리오를 지지하는 기류가 커지고 있다. 압도적 1위를 기록한 윤 전 총장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변화·쇄신·역동성으로 여론 주도권을 거머쥐면 경선 승리 후보에게 자연스럽게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당 일각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을 자주 거론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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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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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대구·경북)인 무소속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PK(부산·울산·경남)인 최 원장, 하태경 의원에 이어 원희룡 제주도지사, 호남 출신인 장성민 전 의원까지 링 위에 올리면 지역적인 확장이 이뤄져 경선은 흥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윤 전 총장으로선 불쏘시개로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국민의힘으로서도 경선 흥행의 첫 번째 조건은 무엇보다 윤 전 총장의 합류다. 그가 정계입문 이후 당 밖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 대표도 지금보다는 절박하게 입당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막판에 ‘뿅’ 하고 나타난다고 우리 당원들이 지지해줄 것도 아니다”라며 강경한 모습을 보였던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잠재적인 우리 당, 야권의 대선주자가 될 수 있는 분들과 이견이 자주 노출되는 건 피하려고 한다”며 한발 물러섰다.

한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 방송에서 “(윤 전 총장이) 5월 중순쯤 확실한 입장을 천명했으면 지금 본인의 입지가 훨씬 더 좋아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윤 전 총장이 민심 투어를 검토한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과거와 같은 정치 행태를 계속 보여주면 국민들을 짜증만 나게 한다”고 언급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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