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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석탄발전사 신용등급 전망 줄하락… 탈석탄·ESG에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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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민간 석탄발전사들의 신용등급 전망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석탄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영향이다. 다양한 탈(脫)석탄 정책이 민간석탄발전사들을 압박하는 가운데, 금융사들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를 위해 석탄사업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 신용등급 전망 하락을 시작으로 업황 침체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고성그린파워, 강릉에코파워, 삼척블루파워의 장기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등급 전망은 ‘스테이블(Stable·안정적)’에서 ‘네거티브(Negative·부정적)’로 하향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이들 3개사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고, 한국신용평가는 삼척블루파워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꿨다. 큰 변수가 없다면 보통 1년가량 뒤에 전망에 따라 등급이 조정된다.

국내 민간 석탄발전사는 이 3곳에 GS동해전력까지 더해 총 4곳이다. 이들은 지난 2013년 정부가 마련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출범했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려면 민간 투자를 받아 신규 발전 설비를 늘려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에 등급 전망이 내려간 3곳의 공통점은 아직 발전소가 건설 중이라는 점이다. 고성그린파워가 가장 진도가 빨라 지난 5월부터 부분 가동을 시작했고, 10월에 전체 가동을 앞두고 있다. 강릉에코파워와 삼척블루파워는 공정률이 아직 각각 70%(3월 기준), 40%(4월 기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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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전국 탈석탄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는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삼척블루파워 석탄발전소 건설과 금융투자 중단을 위한 시민사회 선언대회'를 열고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을 촉구했다./'석탄을 넘어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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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 가동 전부터 이들의 수익성은 위협받고 있다. 최근 몇년새 정부가 탈석탄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치명적이다. 정부는 오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연간 석탄발전량 비중을 2019년 40.4%에서 2030년 29.9%까지 낮출 계획이다. 지난 2019년엔 세제개편을 통해 유연탄(석탄)의 개별소비세를 1㎏당 36원에서 46원으로 올려 석탄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오는 2022년 도입 예정인 ‘석탄발전총량제’ 역시 민간 석탄발전사들의 재무안정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미희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민자발전사업은 착공에 들어가면 사업 진행과 운영 이후 성과에 대해 예측가능성이 높은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기후변화대응이라는 글로벌 이슈가 탈석탄이라는 정책 목표로 이어지면서 정책변경 가능성이 커졌다”며 “당초 기대했던 사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민간 석탄발전사들은 정부의 계획에 따라 출범했음에도 여러 측면에서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는 점이 불만이다. 전력거래소와 이견을 보이고 있는 표준투자비 인정 문제가 대표적이다. 발전사들은 발전소에 투입된 공사비가 표준투자비 대비 적정한지 전력거래소의 검토를 받아 전체 운영기간에 대한 수익 규모를 보장받는다. 실제 공사비 대비 표준투자비가 적게 산정되면 보장 수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발전소가 지어지는 강원도의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기존 발전소의 표준투자비를 기준으로 삼으려하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책이 우호적으로 전환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금융지원을 받기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도 민간 석탄발전사들이 우려하는 요인이다. 최근 ESG 경영이 가속화되자 금융사들은 잇따라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며 석탄사업에 더이상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미 민간 석탄발전사에 투자한 금융사들은 향후 리파이낸싱(재대출)이나 만기 연장 등을 거절해 투자한 돈을 회수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용등급 전망 줄하락을 민간 석탄발전업의 긴 침체기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개 민간 석탄발전사에 투입된 돈이 약 18조원에 달하는데, 이중 80%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라며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리파이낸싱이 어려워지고 회사채 발행도 힘들어진다. 자금 조달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건설 기간이 늘어나는 등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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